영혼이 맑은 사나이 변동우 역의 이태성 찌질남의 종결자인 한정수 역의 진이한
지난 <애정만만세> 제41∼42회에서는 정말 기쁘고 행복한 일, 통쾌했지만 가증스러운 일 그리고 억장이 무너진 일이 연속 발생했습니다. 기쁜 일이란 그동안 어린 남다름(김유빈 분)을 매개로 상호 티격태격하면서도 드디어 결혼에 합의한 남대문(안상태 분)과 오정심(윤현숙 분)이 결혼식을 올리고 노모와 다름이를 데리고 신혼여행을 떠난 것을 말합니다. 물론 호텔의 방이 없어 4명이 한 방을 사용하는 바람에 부부가 초야도 치르지 못하고 애를 태웠고, 마음이 급한 남대문은 이런 얄궂은 운명을 한탄하며 풀장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는데, 마지막 날 빈방을 차지해 밤새 깨소금을 쏟아 소원을 풀었습니다. 결혼까지 한 부부가 앞으로는 무슨 문제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할지 모를 일입니다.
통쾌했지만 가증스런 일이란 베스트 창투(창업투자)에서 주관하난 프랜차이즈 2∼3차 경합에서 강재미(이보영 분)가 전 남편 한정수(징이한 분)를 누르고 이긴데 대해 한정수가 강재미에게 "내가 뭘 잘못했기에 내 인생을 시궁창으로 쳐 박았느냐"고 발악을 한 사건을 말합니다. 그리고 억장이 무너진 일이란 변동우(이태성 분)가 강재미와의 교제를 하지 못하도록 어머니 크리스탈 박(김수미 분)이 친자인 자신을 입양한 업둥이라고 거짓말한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 어머니의 거짓말을 알게된 변동우의 폭풍분노
무려 30년간 자신을 키워준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며 자신이 업둥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변동우는 겉으로는 쿨(cool)한 척 했지만 솔직히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동우는 이모 써니 박(문희경 분)에게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을 기억하는지 물었습니다. 크리스탈이 동우에게 거짓말 한 줄을 꿈에도 모르는 써니는 "너 낳을 때 난 호주에서 귀국해 축하해 주었다. 넌 몸무게가 4.2kg이나 되는 건장한 체격이어서 제왕절개로 낳았는데 네 엄마가 무척 고생했다. 너와 변주리(변정수 분)를 낳을 때 내가 곁에 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크리스탈은 아들 변동우가 강재미와 결별을 선언하자 싱글벙글하는데, 변동우는 어머니에게 "어렸을 때 죽었다던 그 애가 약골이었나"라고 묻습니다. 크리스탈은 다 끝난 이야기를 왜 디시 하여 마음을 아프게 하느냐고 역정을 내는데, 동우는 이모가 내가 태어날 때 함께 있었다고 했다며 어머니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가슴이 덜컥한 크리스탈은 써니 방으로 가서 "빨리 남편이 기다리는 호주로 떠나라"고 소리칩니다.
변동우는 써니로부터 자신이 태어난 산부인과 이름을 물어 "연희사랑 산부인과"를 찾아갑니다. 동우가 28년 전 출생기록을 볼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근무자는 "진료기록은 10년이 지나면 파기한다"고 하여 낙담하는데 마침 노(老) 의사가 동우의 사정을 듣고는 방으로 데리고 가서는 자신이 기록해둔 분만대장을 찾습니다. 동우가 생년월일(1983. 12. 18)을 알려주자 의사는 금새 기록을 찾아냅니다. 그는 같은 날 14시 25분 박말년(크리스탈 박의 본명)이 낳은 4.2kg의 건강한 남아였던 것입니다. 이는 써니가 한 말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귀가한 변동우는 안방으로 들어가 자신의 출산기록 사본을 내 놓으며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따집니다. 놀란 크리스탈이 왜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고 호통을 치지만 동우는 이번만은 엄마에게 그냥 물러 설 수 없는 일입니다. 그는 "엄마와 이모의 말에 아귀가 맞지 않다. 30년을 키워준 사람이 엄마가 아니라는데 가만히 있을 바보가 어디에 있나? 크리스탈 감독 각본에 강재미와 변동우는 관객이었다. 엄마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재미가 죄책감이 들게 속여 날 포기하게 만들고, 내가 엄마 말을 안 들으니까 결국 친아들인 나도 속여 내가 재미와 헤어지게 만들었다"고 소리쳤습니다.
이렇게 조목조목 따지자 옆에 있던 아버지 변춘남이 "그래, 네 말이 맞다. 엄마가 널 위해 거짓말을 했다. 업둥이와 죽은 자식은 모두 꾸며낸 것"이라고 실토했습니다. 동우는 "내가 그 말 듣고 마음이 얼마나 괴롭고 혼란스러웠는지 알아? 사랑하는 여자를 그것 때문에 포기했는데 어떻게 자식 가슴에 대못을 박느냐? 앞으로 재미와 결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혼녀라고 구박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정말 엄마에게 실망했다. 앞으로 엄마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방을 나갑니다. 그는 미국 시애틀에 살고 있는 선배에게 연락해 다음달 가겠다고 하고는 이를 어머니에게 알립니다. 지금까지 어머니의 말에 고분고분하던 변동우가 불같이 화를 내자 크리스탈도 결국 말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변동우가 미국행을 선택한 것은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변주리가 써니 박의 딸인 업둥이라면 주리를 파양해 써니에게 돌려주면 주리와 동우는 친인척이 아닌 남남입니다. 왜냐하면 써니는 변동우의 친이모가 아니라 40년전 동우 어머니 박말년이 시장바닥에서 힘들게 살던 당시 만나 언니동생하기로 한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 때 매부(자형)였던 강형도의 딸 강재미는 변동우의 핏줄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이가 됩니다. 이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려면 강형도-오정희의 재결합과 변동우-강재미 커플이 탄생해야 하거든요.
▲ 찌질남의 종결자로 등극한 한정수의 발악
베스트 창투가 주관하는 죽집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1차경합을 통과한 3개업체가 2차경합을 실시했습니다. 동안죽을 출품한 강재미는 최고점수를, 미나리 죽의 한정수는 차점으로 마지막 3차경합에 진출합니다. 3차경합은 앞으로의 사업구상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입니다. 강재미는 죽사업의 비전을 제시한 반면, 한정수는 이익률이 높음을 강조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한정수의 말이 더욱 솔깃한 듯 했습니다. 이때 경합실무책임자인 문 이사(권민중 분)가 한정수가 정리해준 강재미의 동안죽에 대한 문제점을 질문합니다. 지금까지 문 이사는 한정수로부터 여러 번 만나 향응을 제공받을 때마다 걱정하지 말라고 그를 안심시켰습니다. 이는 문 이사가 결정적인 순간 한정수가 자신을 매수하려 했음을 밝힐 줄 알았는데, 글쓴이의 예상과는 달리 한정수와 한통속이 되어 오히려 강재미를 탈락시키려하고 있군요.
분위기가 한정수 쪽으로 기울자 드디어 강재미가 나섭니다. 그녀는 "양측의 레시피(요리재료 및 조리방법)가 유사한 것에 대해 왜 의문을 가지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베스트 창투의 본부장이 관심을 표시하자 강재미는 지금까지 한정수의 비리를 폭로합니다. 한약죽도 자신의 것을 베꼈고, 레시피 노트를 훔쳐 총명죽을 총기죽으로 이름만 바꾸는 등 메뉴를 상습적으로 훔쳤다고 했습니다. 또한 닭고기와 미나리가 포함된 미나리 죽은 허약한 사람에게는 복통과 설사 그리고 식중독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 개발했다가 전문 한의사의 자문을 받고 폐기한 제품이었다고 폭로합니다.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심사위원들의 요청에 멍청하게 앉아있던 한정수는 "안 하면 되잖아!"라고 소리치고는 회의장을 빠져나가서는 벽을 치며 분노합니다. 당연히 강재미가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따냈지요.
그런데 여기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있습니다. 회의실을 나가기 전 베스트 창투의 본부장이 문 이사에게 사진을 내밀며 사직을 종용한 것입니다. 문 이사가 한정수와 만날 때마다 몰래 사진을 찍는 인물이 있어 글쓴이는 만약 문 이사가 한정수를 봐주지 않을 경우 그녀를 협박하기 위해 한정수 측이 증거자료를 남긴 것으로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 사진은 사내 감사팀에서 찍었다고 하는군요. 문 이사의 몰락도 사필귀정입니다.
한정수가 패배를 인정하고 조용히 물러났으면 이 글을 작성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지하주차장에서 강재미에게 다가서 사과하기는커녕 다음과 같은 말로 발악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을 요지만 한번 들어 볼까요? "너 나에게 왜 이러나! 내가 뭘 잘못했기에 내 인생을 망치게 하나? 사기이혼 한 것은 네가 싫었기 때문이고, 왕죽을 빼앗은 것은 내 권리를 되찾은 것이며, 변동우와 헤어진 것은 네 팔자이고, 레시피를 훔친 것은 생존본능이었다. 네가 내 인생을 시궁창으로 쳐 박았다. 그래도 3년 동안 한 이불 덮고 잔 부부사이인데!"
시청자 입장에서도 한정수의 말은 궤변으로서 자기모순인데 당사자인 강재미는 정말 어찌 이런 남자와 3년을 살았는지 지난 세월이 무척 원망스러울 것입니다. 강재미는 "오늘을 계기로 반성하기를 바랬다. 그런데 앞으로 더 부러지고 비참해져야 비로소 너 자신을 알게 될 것"이라며 쏘아붙이고는 사라집니다. 주차장에 홀로 남은 한정수가 통곡하지만 그 울음마저 가증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글쓴이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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