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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니 박 역의 문희경


드라마를 시청하다보면 제작진의 낚시라는 게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제작진이 어떤 사실에 대해 A라는 방향으로 몰고 가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B쪽으로 방향을 돌려 시청자들을 어이없게 만드는 속임수입니다. 그런데 이런 속임수도 그 정도가 지나치면 속은 시청자로서는 솔직히 사기를 당한 느낌으로 인해 기분이 정말 더러워질 때도 있습니다. 바로 MBC 주말드라마 <애정만만세>의 "출생의 비밀"이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동안 "변동우 출생비밀" 또는 "김수미 업둥이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어에 올랐던 말은 전부 해프닝으로 끝났고 이에 대해 글쓴이가 예측한 글도 모두 허접한 쓰레기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변동우(이태성 분)의 어머니 크리스탈 박(김수미 분)은 금이야 옥이야 하는 아들 동우가 이혼녀인 강재미(이보영 분)와 깊이 사랑하는 사이가 되자 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찰에서 각각 강재미와 변동우를 만나 변동우의 출생의 비밀에 관한 사항을 털어놓았습니다. 크리스탈은 "변동우 위로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 애 이름은 개똥이었다. 그런데 시장에서 먹고살기 위해 장사하느라 폐렴에 걸린 아이를 방치했다가 태어난 지 10개월만에 죽고 말았다. 그런데 이 아이가 죽어 슬픔에 잠겼을 때 다른 아이를 입양했는데 그 아이가 바로 동우"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크리스탈은 강재미에게는 입양한 업둥이가 변동우라고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누가 들어도 그 아이가 변동우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크리스탈은 여러 차례 장롱 속에 깊이 감추어둔 배냇저고리를 꺼내 옷에 새겨진 "불아불아"라는 글자를 들여다보며 상념에 젓곤 했습니다. 따라서 써니가 버린 아이는 당연히 변동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 저녁 귀가한 크리스탈이 남편 변춘남(박인환 분)에게 "동우에게 업둥이라고 말해 강재미와 헤어지게 했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하자 남편이 "왜 그런 엄청난 거짓말을 해 뒷감당을 어찌하려느냐"고 되물었을 때 크리스탈이 동우를 속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변동우가 써니에게 "기억나는 내 어렸을 적 모습을 말해달라"고 했을 때 써니는 "네 체중이4.2kg으로 워낙 많이 나가 제왕절개수술을 하며 출산하느라고 네 엄마가 무척 고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써니 자신은 누나인 변주리(변정수 분)와 동우가 태어날 때 현장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 말과 이모의 말에 아귀가 맞지 않음을 알게된 동우는 써니로부터 태어난 산부인과를 알아냅니다. 연희사랑산부인과에서 분만대장으로 자신의 출생사실을 확인한 변동우는 귀가하여 부모에게 항의하였고 아버지로부터 어머니가 일부로 거짓말을 했음을 알고는 불같이 화를 내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지난 몇 개월 간 변동우의 업둥이 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제작진으로부터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꼴이지요.

그렇다면 써니가 버린 아이는 과연 누구일까요? 처음 써니가 호주에서 귀국한 것은 아들 상민의 헤어진 애인 채희수(한여름 분)를 찾을 목적이라고 했다가 얼마 전부터 자신이 버린 얼굴도 모르는 아이를 찾아 먼발치에서라도 한번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크리스탈은 펄쩍 뛰면서 "그 아이는 잘 살고 있으니 절대로 찾을 생각을 하지말고 즉시 남편이 기다리는 호주로 돌아가라"고 닦달했습니다. 크리스탈 부부가 써니의 자식 찾기에 놀라는 것은 분명히 변동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이제 변동우는 크리스탈의 친자로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써니가 버린 아이는 변주리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언젠가 강형도(천호진 분)와 이혼한 변주리가 괴로워하자 써니는 "주리도 나를 닮아 유부남을 좋아해 인생을 망쳤다"고 한 마디 했는데, 지나가듯이 던진 이 말이 모녀관계임을 시사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써니는 크리스탈 부부에게 겉으로는 아이 찾기를 포기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리석게도 크리스탈의 심복인 운전기사에게 동대문 모자의원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가 이 운전사가 크리스탈에게 고자질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모자의원을 찾아가 얻은 수확이라고는 그 당시 한(韓) 간호사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모자의원에서 수소문을 해 보니 한 간호사는 현재 안산에서 조산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써니가 조산원을 방문해 사정을 설명하자 한 씨는 대뜸 "당신이 그 미혼모?"라고 하는군요. 써니는 유부남과 바람을 피워 아이를 낳은 미혼모라서 아이를 키우지 못해 부득이 입양시켰던 것입니다.


써니의 질문에 한 씨는 아이를 삼청동 한식집 부부에게 입양보냈지만 입양 후 음식점에 큰  불이 나서 망하자 파양했다고 말합니다. 써니는 큰 도서관을 찾아가서 1977년도 신문을 보겠다고 했습니다. 써니가 한식집에 불이 난 신문기사를 찾아 아이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지 두고 보렵니다. 변동우가 1983년 생이므로 1977년 생인 아이를 찾는다면 이는 변동우의 누나인 변주리일 가능성이 더욱 크지요.

다만 한 가지 걸리는 문제는 써니가 변동우에게 "나는 너와 변주리가 태어날 때 현장에 있었다"라고 한 말과 상충됩니다. 변주리가 업둥이라면 써니가 이렇게 말했을 리가 없거든요. 크리스탈 부부는 또 아무도 모르는 깜짝 쇼를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요? 변춘남이 아들 동우에게 "업둥이 이야기는 모두 지어낸 말"이라고 한 것도 찜찜합니다. 물론 이 말은 변동우와 관련된 말에 한정한다면 그만이지만. 아무튼 출생의 비밀은 50부작 중 42회가 끝나도록 계속되고 있어 제작진의 속임수기술에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을 근거로 출생의 비밀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크리스탈과 써니는 40년 전 시장통에서 장사를 하며 만나 서로 언니-동생이라고 부르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미혼인 써니가 1977년 유부남과 바람을 피워 아이를 낳자 보호자가 없는 써니를 대신해 크리스탈이 아이를 큰 음식점 주인에게 입양보냈다. 그 후 음식점에 큰불이 나서 망하게 되자 입양한 아이가 불행을 가져온 것으로 판단한 주인은 아이를 크리스탈에게 되돌려 보냈다. 크리스탈은 이런 사실을 써니에게는 비밀로 하고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올려 키웠는데, 이 아이가 바로 변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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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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