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인 역의 박민영과 서인철 역의 박성웅
지난해 우리나라 축구계에서 "양박쌍용"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2010남아공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박지성·박주영과 이청용·기성용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KBS> 수목드라마 <영광의 재인>에서도 양박이 등장합니다. 바로 윤재인 역의 박민영과 서인철 역의 박성웅입니다. 윤재인은 거대상사 초대 회장인 윤일구의 딸로 서재명(손창민 분)이 빼앗아 간 거대상사를 되찾아 부모의 복수를 하는 게 목표입니다. 서재명의 조카인 서인철은 서재명의 개 노릇을 하면서 언젠가는 서재명-서인우 부자를 거꾸러뜨리고 거대상사를 차지하려는 야심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처럼 윤재인과 서인철은 서재명을 회장자리에서 끌어내려는 목표는 같지만 윤재인은 회사를 아버지가 원했던 본래의 위치로 되돌리는 것인 반면, 서인철은 거대상사를 가로채려는 게 다른 점입니다. 그런데 제22회에서 이런 서인철이 윤재인의 편에 서서 서재명 회장의 비리를 폭로하며 그의 목을 바짝 조인 흥미진진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는 한마디로 적과의 동침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듯한 모험입니다. 과연 남은 마지막 2회에서 윤재인-서인철의 관계가 어찌 정리될지 매우 궁금한 대목입니다.
윤재인이 허영도(이문식 분) 영업1팀장과 상의해 사내방송실에서 자신을 윤일구 회장의 딸이라고 소개한 후 자신이 가진 주식지분 50%를 전직원들에게 나누어주겠다는 중대발표를 하자 직원들은 이외의 사태에 환호성을 지른 반면, 서재명은 이를 갈며 영업1팀을 해체하라고 악을 씁니다. 서인철은 회사매출의 30%를 담당하는 영어1팀을 해체해서는 안 된다고 건의하지만 서재명은 지금 이 순간 눈에 보이는 게 없습니다. 서인철은 윤재인을 불러 "중대 발표내용을 철회하라"교 요구하지만 재인은 "서재명과 거대상사에 대한 선택은 직원들이 하도록 맡겨야 하므로 멈출 수가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예상한 대로 서재명은 영업1팀을 해체시킵니다. 주대성(김성오 분) 대리는 창고정리로, 차홍주(이진 분)_는 고객센터로 임시 이동된 것입니다. 그리고 공채시험도 중단됩니다. 허영도 팀장은 각자 갈 길을 가라고 지시합니다. 윤재인은 서재명의 집무실을 찾아가 "허영도팀을 해체하고 공채시험을 중단하다니 앞으로 또 뭐가 남았느냐"고 따지는데요. 서재명은 윤재인을 빤히 쳐다보며 "네가 남았다"고 협박합니다. 서재명은 "네 아버지처럼 불행한 사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방송을 철회하고 직원들에게 무상양도할 주식을 나에게 넘겨라"고 회유합니다. 이런 협박에 넘어갈 윤재인이 아니지요. 재인은 "그러려니 차라리 지나가는 개에게 먹으라고 던져 주겠다. 아저씨를 반드시 끌어내리겠다"고 당차게 말합니다. 화가 난 서재명은 "네가 가진 전부를 다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데 그의 아들 서인우(이장우 분)가 들어옵니다. 서인우는 "그러면 아버지는 나를 잃게 될 것이다. 이제 그만 멈추고 아버지가 내려놓아라"고 애원합니다.
서인우는 얼굴에 흉터를 가진 의문의 사나이가 지난번 창고에서 자신을 폭행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가 누구 편인지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 흉터의 사나이는 어렸을 적 자신을 납치하여 감금한 바로 그놈입니다. 서인우는 인철에게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자가 "형인지 아버지인지"물었지만 그는 의미심장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서인우는 진범인 흉터 사나이를 찾기 위해 김영광(천정명 분)과 모의했습니다. 서인우는 사촌형인 서인철이 창고에서 인우를 폭행한 자는 김영광이라며 CCTV를 제시했는데, 폭행장면을 감추고 있음을 알고는 이번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것입니다.
경찰이 들이닥쳐 김영광을 폭행범으로 체포하자 놀란 윤재인은 서인철에게 왜 그랬느냐고 항의하지만 서인철도 이런 일은 전혀 모릅니다. 서인우는 오정혜(노경주 분) 검사를 찾아가 유괴사건의 공소시효를 물었는데요. 오 검사는 일반적으로 7년이지만 납치와 폭행이 수반된 겨우 15년이라고 합니다. 서인우로서는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아직까지 공소시효가 조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인우는 오 검사에게 "얼마 전 나를 유괴했던 자가 나타났는데 그 배후가 누군지 밝히는데 도와달라"고 간청합니다. 이렇게 하여 김영광은 경찰서 유치장에 갇혔는데, 이제는 해체된 영업1팀 직원들이 면회를 오니 정작 김영광은 팔자도 늘어지게 자장면을 먹고 있습니다. 김영광으로서는 서인우를 믿고 들어왔으니 하룻밤만 지나면 풀려날 것이기에 이토록 천하태평인 것이지요.
서인우는 아버지에게 창고에서 나를 폭행한 진범이 누구냐고 묻지만 그는 모르는 일입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인철 형을 어디까지 믿느냐고 반문합니다. 이 시각 검찰에서는 거대상사 상황실 압수수색을 하러 왔습니다. 소식은 들은 서인철은 수하에게 문제의 장면이 담긴 테이프를 지우라고 했지만 이 수하는 차마 진실을 은폐하기 싫었나 봅니다. 이런 때 상황실에 들어온 서재명이 문제의 장면을 보고는 서인철이 꾸민 농간임을 알아차렸습니다. 아들을 폭행한 법인은 바로 그전 이사회 당시 윤재인의 어머니 여은주의 휠체어를 밀고 온 그놈이기 때문입니다. 서재명은 자신을 배신한 쥐새끼가 바로 서인철이었음을 알고는 이를 바드득 갑니다. 이 모두가 서인우와 김영광이 꾸민 것으로 생각한 서인철은 수하에게 김영광부터 손보라고 지시하는군요.
윤재인은 다시 의기투합한 영업1팀의 도움으로 직원들에게 신주청약을 독려했지만 청약률은 42%에 그치고 맙니다. 이를 알게 된 서재명은 아들 인우에게 경영권방어에 성공했다면서 다음 주부터 기획실로 출근해 일을 배우라고 지시합니다. 이렇게 되자 영업1팀에서는 이젠 싸움이 끝났다며 허탈해 하고 있는데 정말 이외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서인철이 나타나 서재명의 비자금과 탈세관련자료를 허영도에게 넘겨주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한 때문입니다. 서인철로서는 자신의 정체가 서재명 회장에게 노출되었기에 이제 그를 제거하려면 허영도팀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머리 좋은 허영도는 차기 이사회에서 서인철이 히든카드가 되어 준다면 역전의 기회가 있다고 장담합니다.
서인철은 윤재인과 함께 여은주가 입원한 병원으로 갔습니다. 윤재인이 병실로 들어간 사이에 그녀의 핸드백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김영광에게 지금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오라고 거짓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이건 서인철의 함정입니다. 그는 이미 수하들에게 김영광을 처리하라고 지시해 두었거든요. 김영광이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몇 대의 차량이 앞을 가로막더니 드디어 흉터의 사내가 나타납니다. 자동차 한대가 김영광을 쳤지만 영광은 다시 일어나 도주합니다.
한편 종합상황실에서는 서재명 회장의 재신임을 묻는 이사회가 열렸습니다. 서재명은 거들먹거리며 재신임투표를 하자고 제의합니다. 이미 윤재인이 과반수 주식지분 확보에 실패한 것을 알고는 개선장군처럼 행동하는군요. 이 때 윤재인이 등장하여 재신임반대를 외칩니다. 놀란 서재명이 무슨 소리냐고 다그치자 윤재인은 자신은 직원주식42%와 이사진으로부터 9%의 지분을 확보해 51%의 지분을 위임받은 대주주라며 재신임을 반대할 뿐 아니라 탈세와 비자금조성혐의로 고발한다고 선언합니다. 졸지에 한방 먹은 서재명이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고 악을 쓰는 순간 히든카드인 서인철이 등장합니다. 윤재인은 서재명에게 "그 자리에서 내려 오라"고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이렇게 하여 서재명의 시대는 그의 아들 서인우와 조카 서인철 그리고 허영도 팀의 지원을 받은 윤재인에 의해 막을 내리는 모습입니다. 마지막 남은 2회에서 서재명은 어떤 발악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서인철도 마지막 순간 양심선언으로 서재명을 무너뜨리는데는 공을 세웠지만 서인우에 대한 납치 및 폭행교사 그리고 김영광의 폭행교사, 김영광의 아버지에 대한 살인교사 혐의로 콩밥을 먹을 듯 합니다.
이제 다음주면 종영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사건들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김영광의 할머니 오순녀가 뜬금없이 치매 진단을 받고 가족들에게 말도 없이 집을 나가 소동을 벌인 일은 좀 엉뚱했습니다. 사실 오순녀는 지금도 윤재인을 손녀라고 생각하며 그녀가 귀가하기만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캐릭터이지만 이런 치매증상은 이미 SBS <천일의 약속>에서 주인공 이서연(수애 분)이 30세의 나이로 알츠하이머에 걸려 구구절절한 삶을 마감한 것을 보여주었기에 별로 감동적인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또 괴짜 사채업자 황 노인(변희봉 분)도 거창한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서재명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은 것말고는 김영광-윤재인에게 별로 도움을 준 것 같지 않아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윤재인이 어머니 여은주를 문병하고 나올 때 여은주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의식을 회복할 듯 한데 이의 귀추도 주목됩니다. 다음주 수요일은 23-24회가 연속 방영된다고 하므로 반드시 본방사수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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