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퀸, 악마에서 천사로 변한 금보라의 선행

 

 

                                                                  조달순 역의 금보라

조달순(금보라)이 천해주(한지혜)에게 털어놓은 출생의 비밀

<메이퀸>이 시작되었을 때 등장인물들의 선악은 분명했습니다. 석유학자 윤학수(선우재덕 분)를 죽이고 그의 아내 이금희(양미경 분)를 후처로 맞이한 장도현(이덕화 분)은 악인의 중심에 섰고, 윤학수-이금희 사이에서 태어난 천해주(한지혜 분)를 죽이려는 장도현의 지시에 집사 박기출(김규철 분)은 군대선배 천홍철(안내상 분)을 찾아가 아이를 맡길 때만해도 기출은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자기의 눈앞에서 장도현이 윤학수를 죽이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이를 관계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나쁘지만 이는 장도현이 국정원 동경지부장이라는 정보기관의 책임자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친딸도 아니면서 아내 조달순(금보라 분)에게 밖에서 낳은 딸이라며 애지중지 길렀던 천홍철은 정의의 사도 같았지만 끼니도 어려운 형편에 외도까지 하여 데리고 온 해주를 보는 조달순의 마음은 썩어 들어가 어린 해주를 구박하기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조달순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시청자로서는 조달순의 행패가 도를 지나쳤다고 혀를 찼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선악의 구분이 뒤바뀌게 되었는데요. 해주의 목숨을 살린 박기출은 자신에게 돌아올 질책이 무서워 교통사고로 위장해 천홍철을 죽인 후 가증스럽게도 그의 장례를 봐주는 이중인격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사채업자에게 돈을 주어 해주를 섬으로 팔아 넘기려 하기도 했습니다.

천홍철이 죽자 천해주가 성인이 되었을 때 조달순은 오히려 남편보다도 더욱 해주를 끔찍이 사랑하게 되었는데요. 어렸을 적부터 자신의 모진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집안의 가장이 되어 생활비를 벌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해주에게 감동을 받은 때문입니다. 조달순은 최근까지만 해도 해주가 죽은 남편이 낳은 자식으로 알았지만 이금희로부터 애 아버지가 석유연구학자임을 알았고, 조달순은 친딸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애지중지했느냐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친딸을 찾으려는 이금희의 폭풍눈물을 보며 가슴이 짠했던 조달순은 점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요즈음 해주는 박창희(재희 분)로 인해 심신이 매우 피로한 상태입니다. 지난 15년 동안 사귀었던 창희로부터 결별통보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창희는 어떤 사람(장도현)이 보내온 양아버지 사망사고관련 자동차번호판이 찍힌 사진을 보자 해주의 휴대폰을 단박에 내동댕이쳐 박살내었으며, 윤정우(이훈 분)로부터 아버지교통사고 당사의 모든 서류를 창희가 더 조사한다며 가져갔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또 박기출이 사채업자에게 돈을 주고 해주를 섬에 팔아 넘기려 한 사실을 알고도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느냐는 해주의 추궁에 창희는 "지난 15년 너와 함께 한 세월을 찢어 버리고 싶으며, 네 얼굴을 보는 것만도 괴롭다"고 했습니다.

 

해주는 자신을 납치하도록 지시한 아저씨 박기출을 찾아가 그 이유를 따졌는데요. 박기출의 대답은 아주 명확했습니다. "창희 주변을 얼쩡거리는 네가 싫어서 그랬다. 넌 그 때 팔려 갔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창희와 장인화(손은서 분)가 결혼했을 것이다. 쓰레기 같은 인간 천홍철 때문에 우리 인생이 다 꼬였다. 이미 내 죄는 공소시효가 지났다. 난 창희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 양심이 없는 인간이라며 돌아서는 해주에게 박기출은 미안하다며 죄에 대한 벌은 지옥에 가서 받겠다고 합니다. 박기출이 이처럼 악인이 된 것은 장도현의 집사로서 그와 가족으로부터 받은 수모에 원한을 품고 아들을 출세시켜 장도현에게 복수하기 위함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복수를 위해 철저하게 불쌍한 천해주를 밟고 가는 모습은 정말 인간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악행입니다.

조달순은 이봉희(김지영 분)를 따라 윤정우의 방으로 들어갔다가 문제의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그 사진은 육학수와 윤정우 그리고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이금희의 가족사진입니다. 나중에 윤정우가 귀가하자 사진에 대해 물었는데요. 윤정우는 형인 윤학수와 형수 그리고 지금 세상에 없는 조카 유진(해주의 본명)이라고 대답합니다. 이제 조달순은 해주의 부모와 출생의 비밀을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해주가 삼촌이라고 부르던 윤정우가 실제 삼촌임을 알고는 매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런데 조달순에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해주의 막내 동생 천진주(윤저은 분)가 언니 천영주(정혜원 분)의 방에서 발견했다며 고가의 시계와 핸드백을 가지고 나온 것입니다. 해주는 영주에게 이 물건의 출처를 심하게 추궁합니다. 천영주는 전에도 장도현의 아들 장일문(윤종화 분)의 수표를 훔쳐 경찰서에 끌려간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귀중품은 흑심을 품은 장일문이 영주의 환심을 사려고 억지로 준 선물입니다. 해주가 영주를 심하게 질책하자 오빠 천상태(문지윤 분)가 나섰습니다. 이 집의 가장은 자신인데 왜 큰소리 치느냐며 밥상을 뒤엎고는 "너 내 동생도 아니면서 왜 큰소리치나? 어머니와 네가 친 엄마에 대해 하는 말 다 들었다. 빨리 나가!"고 소리친 것입니다.

해주는 마침 나타난 강산(김재원 분)과 함께 바닷가로 나와 강산에게 복잡한 심경을 털어  놓습니다. 15년 동안 사귀었던 창희가 결별을 선언했을 때도 돌아갈 가족이 있어 참을 수가 있었지만 이제 그 가족이 나를 부정하니 난 갈곳도 없고 슬픔을 참을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강산도 자신은 어머니가 누군지 얼굴도 모른다며 해주를 위로하는군요.

 

해주가 뛰쳐나가자 조달순은 남편 천홍철이 해주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독백합니다. "여보, 내가 너무 이기주의적이지? 이제 그만 해주를 놓아주어야 하겠다"고. 조달순은 이금희의 집 앞까지 와서 서성이다가 귀가한 다음 집으로 돌아온 해주에게 "너, 이 집 나가라. 너 우리 가족 아니야! 그 아버지도 네 아버지 아니야. 네 아버지는 윤학수라는 사람이고, 네 친 엄마는 이금희-천지조선 사모님 그 여자!""라며 모든 진실을 밝히고 말았습니다.

해주는 지금까지 아버지 천홍철이 데리고 와서 달순이 친모가 아닌 줄은 이미 어렸을 적부터 알고 있었지만 천홍철이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즈음에서 달순이 해주에게 출생의 비밀을 알려 준 것은 참 잘한 일입니다. 달순은 해주의 어린 시절에는 그녀를 못살게 구는 지독한 악마형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딸의 행복을 위해 출생의 비밀을 밝힌 천사가 되었습니다. 한편, 이금희는 해주의 혈액형과 목에 난 흉터를 보면서 자꾸만 남과 같지 않다며 몇 차례나 조달순에게 해주가 친딸이 맞느냐고 물었고 그럴 때마다 달순은 딸을 잃지 않기 위해 오리발을 내밀었던 것입니다. 결국 금희는 해주의 머리카락과 타액을 가지고 유전자검사를 의뢰한 상태인데, 해주가 자신의 친부모를 먼저 알았으니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