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산 능선에서 바라본 가창저수지
대구 달성군 소재 가창저수지 남쪽에 위치한 최정산(905m)과 주암산(847m)은 영남의 진달래 명산인 비슬산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산입니다. 비슬산과 가창저수지 인근 앞산(660m)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부산일보 산행팀의 답사이후 전문산꾼들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가창저수지 도로변의 광덕사입니다. 광덕사는 수십 기의 석조불상이 조성되어 있어 사찰의 재정기반이 매우 탄탄한 듯 보여집니다. 최정산 5.3km 이정표를 따라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초입부처 가파른 오르막입니다. 그러나 활짝 핀 진달래를 보며 오늘 산행 중 멋진 진달래를 마음껏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고도를 높일수록 진달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산 속은 황량함만이 감돕니다.
광덕사
이정표
진달래
간간이 보이는 가창저수지의 조망을 즐기면서 비교적 평탄한 등산로를 따라 남하합니다. 스파밸리 갈림길을 지나 암봉에 오르니 바로 오늘 산행 중 가장 조망이 좋은 배바위입니다. 그런데 바위 꼭대기에는 비닐을 몸에 두르고 모자를 눌러쓴 채 얼굴을 가린 여성 2명이 열심히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중 한 명은 마치 찬송가처럼 들리는 노래녹음기를 틀고 있어 자연을 즐기려 산에 오른 등산객에게는 소음공해일 따름입니다. 이곳의 기도빨이 좋은지 군데군데 움막이 보이고 기도의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배바위의 기도하는 사람
바로 이웃한 큰 바위에는 누군가 주암산이라는 글을 써 두었는데, 근처에는 삼각점만 있을 뿐 정상표석이나 안내문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현지 관할관청이나 지역산악회에서 정상표석이라도 하나 세워두는 친절을 베풀어주기 바랍니다.
주암산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최정산까지의 등산로도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다만 최정산 정상에는 군사시설물이 있어 일반인들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KT의 통신시설 옆 헬기장 인근에 정성표석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최정산과 주암산은 산경표는 물론 대구시 관광안내지도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산인데 현지에서 이토록 홀대하는 것은 예상 밖입니다.
헬기장 우측 끝으로 들어섭니다. 조금 가노라니 지뢰위험지대 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빠지면 길이 안전하고 분명한 용계천으로 연결되지만 지뢰철조망 옆으로 들어가면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고 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일단 지뢰밭 쪽으로 진행합니다. 다시 나타난 위험지역 경고문을 뒤로하고 직진하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분명한 길을 따라 갑니다. 그런데 뚜렷하던 길이 경사로에서 그만 사라지고 맙니다. 앞서 간 사람들의 흔적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하는 수 없이 길 없는 길을 헤매며 계곡 쪽으로 내려갑니다. 다행히도 계곡과 연결되는 곳이 절벽이 아니어서 고생은 했지만 무사히 안전한 계곡의 하산로를 만났습니다.
앞으로 이곳을 찾는 산꾼들은 절대로 지뢰위험지대로 들어가지 말고 바로 안전한 계곡 하산길을 이용하기 바랍니다. 계곡을 따라 고도를 점점 낮추자 진달래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고 보면 꽃들은 봄의 기온에 정말 민감한 듯 합니다. 생강나무에도 꽃이 피기 시작하더군요. 운흥사와 대원사를 뒤로하고 군 유격훈련장을 지나 발걸음을 옮기니 가창저수지 옆 대동가든입니다. 이곳의 마을 이름이 "음지머구"인 듯 하군요.
진달래봉오리
운흥사
문제는 산행들머리 진출입 교통난입니다. 오전 진입 시에는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를 빠져나와 대구시내를 거쳐 가창저수지로 왔습니다. 들어올 때도 도로가 많이 정체되었지만 산행을 마치고 다시 북대구 IC로 진입할 때까지 무려 1시간이 걸렸습니다. 토요일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도 심한 교통정체에 사람들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앞으로 가창저수지에서 북대구 IC까지 가기 위해서는 다른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 없는지 잘 따져 보아야 하겠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3월 30일 (토)
▲ 등산 코스 : 광덕사-전망대-배바위-주암산-KT통신타워-헬기장(최정산)-지뢰밭-용계천-운흥사-대동가든
▲ 등산 거리 : 약 10km
▲ 소요 시간 : 4시간 10분
▲ 산행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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