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립공원은 8개 지구로 나뉘어지는데, 이 중 경주시를 중심으로 동쪽은 소금강지구, 남쪽은 남산지구, 서북쪽은 화랑지구, 서남쪽은 서악지구, 경부고속도로를 건너 서남쪽은 단석산지구입니다. 경주시 건천읍과 내남면의 경계에 위치한 단석산(斷石山, 827m)은 단석산지구의 진달래 명산이면서 김유신 장군의 설화가 전해 내려오기도 합니다. 먼저 이 설화를 살펴볼까요?
『단석산은 신라의 삼국통일에 큰공을 세운 김유신 장군이 무예를 연마하던 곳이다. 김유신은 "난승"이라는 도인을 만나 무술과 도술을 배우던 중 자신의 무예를 시험하고자 산 정상에 올라 큰 바위를 장검으로 내리쳤다. 그러자 큰 바위는 거짓말처럼 두 동강이 나버렸는데 이를 기념하며 김유신은 산 이름을 단석산이라 불렀다. 후일 신라의 화랑들은 김유신을 흠모하여 이곳을 수련장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산행들머리는 건천IC인근 건천IC주유소(GS 칼텍스)입니다. 주유소 맞은편에는 강산식당이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이쪽으로 들어가면 건천입니다. 이름이 건천이라 그런지 상당히 폭이 넓은 강이지만 바닥이 말라 있습니다. 들머리를 찾아가기가 매우 까다로워 보이지만 경부고속도로 밑을 지나 위로 올라선 다음 우측의 산 속으로 오르면 됩니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매우 가파르군요. 한참을 오른 후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경부고속도로와 건천IC 그리고 이름 모를 저수지가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경부고속도로 아래
건천톨게이트와 저수지
이제부터 등산로는 서서히 고도를 높입니다. 능선으로 이어지던 등산로는 봉우리의 꼭대기로 이어지는 대신 우회하도록 되어 있어 사람들은 쾌재를 부릅니다. 지도에 표시된 장군봉(457m)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친 다음 전망대를 지나 능선을 따라가는데 큰 바위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좋은 길은 바위 좌측인데 앞서간 산악회 대장이 바위 우측으로 내려서도록 이정표를 걸어 두었더군요. 쉬운 길을 버리고 왜 잘 다니지 않는 희미하고 힘든 길을 선택했는지 의아했는데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서자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대형암봉에 새겨진 마애불이 나타난 것입니다. 아무런 안내문이 없어 이 마애불이 언제 새겨졌는지 모르겠지만 거대한 암벽에 이를 새긴 사람들의 그 정성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것입니다.
마애불
다시 등산로를 계속 따라가면 공동묘지인데 이곳을 지나 오르막 능선에서부터 소위 진달래군락지로 봄철에 방문하면 참 좋을 듯 합니다. 기역자로 꺾어지는 길목의 좌측에 큰 암봉이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건천읍을 비롯한 주변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암봉 위에 자라는 소나무는 마치 분재 같군요.
전망바위로부터 정상까지는 등산로에 잔설이 남아있어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꽤 넓은 정상에는 공원지킴터 초소가 있는데, 경주일요산악회에서 세운 기세 등등한 단석산 표지석이 방문객을 맞아합니다. 대형표석 옆에는 작은 표석이 있지만 대형표석은 인기만점입니다. 소형표석 옆에 위치한 갈라진 바위가 바로 김유신이 칼로 내리쳤다는 단석(斷石)입니다. 단석산에서는 경주 토함산과 금오산도 보인다고 하지만 분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상의 단석
정상에서 시원한 조망을 즐기다가 신선사방면으로 하산합니다. 눈길을 내려가다가 점점 고도를 낮추면 국보 제199호인 마애불상군입니다. 신라최초의 석굴사원에 조각된 마애불상은 신라불교미술과 신앙연구에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김유신이 기도를 올렸답니다.
국보인 마애불상군
인근에는 대한불교 법화종인 신선사가 있는데, 마애불상의 명성에 비해 사찰규모는 초라해 보입니다. 이곳 신선사에서 주차장까지는 매우 지루한 길입니다. 오덕선원을 뒤로하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아담한 전원주택과 민가가 드문드문 보이는 우중골의 단석산공영주차장입니다. 이번 단석산 답사는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에 내려와 김유신의 발자취를 더듬어본 매우 뜻 깊은 산행이었습니다.
신선사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 등산 코스 : 건천IC주유소(강산식당간판)-전망바위-마애불-공동묘지-전망바위-단석산-신선사-오덕선원
-우중골 공영주차장
▲ 산행 거리 : 약 10.5km
▲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 산행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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