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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연성 없는 하차의 주인공인 왕여옥 역의 임예진(좌), 사임당 역의 서우림(우)

 

▲ 배우들 중도하차로 인한 엉성한 전개

<오로라공주>에 출연했다가 무더기로 중도에 하차한 것을 두고 참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극의 흐름상 꼭 필요한 하차일 경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맨 처음 오로라의 아버지 오대산(변희봉 분)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었습니다. 오금성(손창민 분)과 불륜을 저지른 박주리(신주아 분)가 프랑스로 떠나며 하차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대산의 사망과 천왕식품 부도로 빚더미에 오르자 오로라의 세 올케들이 서류상으로만 이혼한 채 미국에 유학중인 아이들을 뒷바라지한다는 명분으로 함께 도미했을 때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로라의 세 오빠들이 아내들의 교통사고와 병간호를 이유로 연이어 출국하자 사람들은 작가의 횡포에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박사공(김정도 분)과 동성연애 중이던 나타샤(송원근 분)가 하차했을 때는 명연기를 펼쳤던 배우 송원근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를 비난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양성애자인 박사공에게 애인 노다지(백옥담 분)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사공의 어머니 왕여옥(임예진 분)이 유체이탈을 경험한 후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사람들은 작가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습니다. 사실 왕여옥이라는 캐릭터는 초반부터 그리 호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오대산의 불륜녀였고, 노다지가 미혼모임을 알고는 개 패듯 행패를 부려 쫓아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왕여옥은 노다지를 며느리도 받아들이는 등 점차 사람이 변해 갔고, 윤해기(김세민 분) 감독과 러브라인을 구성할 찰나에 사망하고 말아 사람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이번에는 뜬금없이 오로라의 유일한 혈육인 사임당(서우림 분)이 미국에 체류중인 아들과 며느리를 만나고 귀국해 딸인 오로라(전소민 분)의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는 도중 잠자듯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사실 로라에게 사임당은 삶의 버팀목입니다. 로라가 황마마(오창석 분)와 결혼한 것도 그가 사임당에게 입 속의 혀처럼 애교를 부리며 잘 해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솔직히 왕여옥은 몰라도 사임당은 하차해서는 안 되는 인물입니다. 제작진도 이를 고려했음인지 사임당의 하차를 예정된 수순이며 배우 본인도 동의한 사안이라고 미리 고지하였더군요. 그렇지만 이건 구차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왕여옥과 사임당의 하차는 당초 120회에서 150회로 1차 연장을 하였기 때문에 배우들의 스케줄로 인해 부득이했음을 알 사람은 다 아니까요. 반면 황시몽(김보연 분)이 어지럼증으로 또 마마가 뺨 맞은 충격으로 입원해 실어증(실제 함묵증)에 걸렸을 때 사람들은 시몽이 큰 병에 걸리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시몽은 멀쩡하게 퇴원해 새로운 촬영감독(설운도 분)에게 눈독을 들이며 윤해기 감독의 드라마에 출연하려고 합니다. 배우들의 하차가 식은 죽 먹기인 상황에서 고래심줄처럼 질긴 목숨의 시몽은 언제까지 버티는지 두고 보렵니다. 시청자들의 바램과는 거꾸로 가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극의 진행인데요. 미국에 체류중인 아들과 며느리들은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어머니(또는 시어머니)가 별세했으면 당연히 귀국하는 것이 정도(正道)입니다. 그런데 오빠들의 귀국은 로라가 지영에게 저녁에 온다는 말로 대신했고, 귀국한 오빠들의 출국은 황시몽의 입을 빌려 "오늘 밤 출국한다"는 한마디로 끝내고 말았습니다. 마치 코미디 같군요. 이처럼 개연성 없는 엉성한 전개가 이어지다 보니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욕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보다는 차라리 세 오빠 부부가 출국한 후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설정을 했더라면 오히려 정직했을 것입니다. 사임당을 문상하기 위해 하차한 배우들을 다시 부르기는 어려웠을 테니까요.

 

 


▲ 오로라와 황마마의 협의이혼 절차돌입

로라의 어머니 사임당이 돌연사했지만 마마의 누나들은 장례식장에서 로라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습니다. 황시몽-자몽(김혜은 분) 자매는 올케인 로라를 비인간적으로 대했고 이혼을 종용했기 때문입니다. 모친의 장례를 치르고 사임당이 살던 집으로 들어간 로라는 정신줄을 놓은 모습입니다. 이 때 마마가 들어와서는 "당분간 나도 여기 와 있겠다. 아파트 수리해서 들어가 살자. 아이 낳을 때까지 누나들은 오지 않기로 했다.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로라는 "지난번 말 한 대로하자"고 합니다. 즉 이혼하겠다는 말입니다. 진심으로 끝내기를 바라느냐는 마마의 질문에 로라는 "후회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결국 마마도 알았다며 서류준비를 하겠다고 하는군요.

귀가한 마마는 스스로 "이젠 미련이 없다(로라에게)"고 다짐하는군요. 사임당까지 사망해 슬픔에 잠겨 있을 로라의 마음을 보듬는다면 이토록 로라가 이혼하자고 주장해도 마마는 좀 뜸을 들이는 게 아내에 대한 배려였을 것입니다. 로라로서는 지긋지긋한 시집살이를 얼른 끝내고 싶었을 테지요. 특히 위에 지적한 대로 사위를 좋아했던 사임당이 없는 상황에서 로라가 마마에게 미련을 가질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법원에 협의이혼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남남은 아닙니다. 이혼숙려기간이라는 제도가 있거든요. 이 제도는 협의이혼 당사자의 경우는 일정기간 양육해야 할 자녀가 있는 경우 3개월, 양육해야 할 자녀가 없는 경우 1개월경과 후 가정법원으로부터 이혼의사 확인을 받아야만 이혼이 가능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는 홧김에 이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로라-마마 부부는 앞으로 1개월 이내에 언제든지 이혼의사를 철회할 수 있기에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마마가 이혼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는데도 이를 모르는 몽-몽 자매는 마마가 로라의 품에 놀아나고 있다며 비난을 멈추지 않는 모습입니다.   

 


▲ 박지영의 진심을 몰라주는 설설희 부모

설설희(서하준 분)가 시한부 인생을 고백하자 곁에서 더 이상 아픈 사람을 지켜볼 자신이 없다며 매정하게 설희 곁을 떠났던 박지영(정주연 분)은 로라의 모친 사임당 사망소식을 듣고는 빈소로 달려가 로라를 위로했습니다. 자신이 이미 어머니 왕여옥의 사망으로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고 하겠지요.

귀가한 지영은 엄마를 부르며 통곡해 주변을 안타깝게 만듭니다. 그녀는 술을 마신 다음 자정이 지난 시각에 설희의 모친 안나(김영옥 분)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영은 안나에게 "말씀드릴 게 있다. 그러나 말이 안 나온다. 설희씨 자나? 정말 말이 안나온다. 저 불쌍하고 가엽지? 잘 못하면, 아니 약속했다"고 횡설수설(橫說竪說)합니다. 여기서 약속했다는 말은 설희가 부모님에게 병에 걸림 사실을 알려주지 말라고 부탁한 말을 뜻합니다. 혀 꼬부라진 소리에 안나는 술 마셨냐고 묻는데 지영은 "로라도 가엽고, 어머니도 마찬가지고, 설희 씨도 참 안됐다. 부탁인데 건강 돌보라고 해라. 꼭이요, 어머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라고 합니다.

전화를 끊은 안나는 남편 설국(임혁 분)에게 지영이 횡설수설한다고 합니다. 솔직히 설국으로서는 지영이 설희와 헤어진 마당에 밤 12가 넘은 시각 술을 마시고 안나에게 전화하는 지영을 곱게 볼 리가 없습니다. 설국은 안나에게 또 다시 전화가 올지 모르니 전원을 꺼버리라고 하는군요. 지영은 호의를 베풀려다가 오히려 버릇없는 처녀가 되고 말았네요. 어찌되었든 설희 부모도 설희의 병을 빨라 알아 치료하도록 해야 하는데, 정말 앞으로 설희의 운명이 걱정입니다. 사임당이 죽자 설희는 "나까지 죽고 없으면 로라는 어떡하나?"면서 로라에 대한 걱정뿐인데, 제작진은 이 청년을 꼭 살려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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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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