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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데산으로 오르는 길목인 대서천에서 바라본 팔각산의 모습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과 영덕군 남정면의 경계에 솟은 바데산(646m)은 산 이름부터가 순수한 우리말처럼 보이기도 하면서도 매우 생소해 보입니다. 바데산은 동대산(791m)을 사이에 두고 포항의 명산인 내연산(775m)과 남북으로 일직선상에 놓여있습니다. 바데산이라는 산 이름과 관련, 부산일보 산행취재팀에 의하면 바데산의 원래 이름은 해월봉(자료/영덕군지)인데, 해월(海月)은 동학의 2대 교주였던 최시형의 호로 1871년 최시형이 이곳에 잠시 머문 이래 해월봉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명(설)을 하고 있습니다. 해월은 바다와 달이므로 바다와 달의 연음인 바데산, 바달기산, 또는 바들기산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바데산 산행 들머리는 영덕소재 옥계유원지입니다. 옥계계곡을 품고 있는 옥계유원지는 아름다운 계곡과 청정한 물이 흘러 여름피서지로 인기가 높은 곳입니다. 옥계계곡 유원지관리사무소에서 참수교처럼 보이는 대서천에 놓인 다리를 건넙니다. 기암절벽 아래로 흐르는 하천 변에는 텐트를 친 피서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기암절벽을 연출한 멋진 풍경을 담으려는 화가들의 손길도 매우 바쁘게 움직입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좁은 도로변 한쪽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나중에 차량들이 뒤엉키지 않을지 걱정이네요.

 산행들머리인  옥계계곡 유원지관리소

 

 들어가는 입구의 대서천 잠수교

 

 대서천의 기암괴석과 피서객들

 

 운집한 화가들

 

 

 

 

 


 

고가도로가 보이는 곳에서 뒤돌아보니 영덕의 명산인 팔각산(633m)이 톱니바퀴 같은 능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교각과 마주치는 옥녀교(벌통이 있는 곳)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직진하면 동대산으로 직접 가는 길이므로 우리는 바데산으로 가기 위해 좌측 숲 속으로 진입합니다. 입구는 잡목이 무성했지만 금새 반듯한 길로 변합니다.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음에도 통나무계단을 만들어 두었네요. 첫 번째 능선 안부에 도착해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경사면에는 거의 바람 한 점 없어 땀이 비 오듯 흐릅니다.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틈을 타서 한낮의 최고기온이 섭씨 30도가 넘는 날씨로 변한 때문입니다.

 뒤돌아본 영덕의 명산 팔각산

 

 

 바데산 이정표

 

 통나무 계단길

 

 

 

 

세 번째 능선안부(550봉)에서 오늘 처음으로 산 속에서 이정표를 만납니다. 바데산 입구 1.3km, 바데산 1.2km, 동대산 6.4km입니다. 능선을 가다가 좌측으로 터지는 조망을 보았는데 북쪽으로 이어진 도로를 위주로 장엄하게 펼쳐진 산세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이후 정상까지는 몇 번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립니다. 바데산의 해발고도는 600m 급이지만 산행을 해발 100m에서 시작하므로 실제로 고도 약 550m를 높여야 하는데 무더위에는 이 작업이 장난이 아닙니다. 내리막은 룰루랄라이지만 오르막을 만나면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니까요. 계속되는 오르막과 씨름한 후 드디어 바데산 정상(646m)에 올랐습니다.

 산에서 처음 만난 이정표

좌측으로 터진 조망

 

 

 

 

 

 

정상에서는 검은 오석으로 만든 자그만 표석이 세워져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정상의 이정목을 산림청에서 세웠다는 사실입니다. 이곳이 영덕의 국유림인 듯 합니다. 이정목은 나무에 검은 글씨를 썼는데 낡아서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낡은 이정표

 

 

                                                        바데산 정상 표석(사진제공/낙화유수) 


 

 

 

 

이제 옥계계곡의 비경인 비룡폭포를 보기 위해 남동쪽으로 갑니다. 능선에 작은 바위들이 삐죽삐죽 솟아있는 구간을 지나 급경사의 내리막을 한참 지나갑니다. 좌측으로 살짝 터지는 조망을 보며 사진 한 장을 찍은 후 곧이어 우측의 바위조망대에 서서 동대산을 바라보며 몇 장의 사진을 찍고 보니 함께 동행하던 일행 2명은 시야에서 그만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빨리 길을 가는 데만 정신이 팔려 이런 산세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포기한 것이지요. 앞에 오르막이 보여 이 봉우리를 넘어가야 하는 줄 알고는 한숨을 쉬었지만 다행스럽게도 하산로는 우측의 산허리로 이어져 가볍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바위지대

 

 좌측의 조망

 

 우측 바위전망대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동대산 

 

 

 
그런데 삼거리 갈림길(곰바위)에서 앞서가던 2명을 다시 만났습니다. 우측으로 빠지면 비룡폭포0.7km, 직진하면 동대산 4.4km, 지나온 바데산 0.9km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산악회에서는 동대산 답사팀(A조)이나 비룡폭포로 하산할 팀(B조) 모두 동대산 방향의 안부사거리까지 가라는 메시지를 남겨 놓았습니다. 여기서 바로 비룡폭포로 가면 거리가 0.7km에 불과하지만 안부사거리를 거쳐가면 2.4km로 무려 1.7km를 더 걸어야 합니다. 망설이는 동행자에게 필자는 주저 없이 비룡폭포로 바로 내려갈 것을 주장합니다. 체력이 거의 고갈되어 더 이상 걷기 싫었던 것입니다. 동행자들은 등산개념도에 기록된 길목에 "급경사"라고 표현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모습이지만 지금까지의 등산로 상태를 봐서 급경사에는 분명히 안전시설이 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비룡폭포 삼거리 이정표

 

 

 

 

이곳에서 비룡폭포로 하산하면서 아까 올랐던 바데산의 능선을 바라봅니다. 여기서 바라보니 능선이 매우 완만한 것 같은데 실제로 오름길은 왜 그리도 힘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덥기는 하지만 체력이 많이 저하된 듯 합니다. 내리막길의 경사는 매우 급하지만 오금이 저릴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겨울철 이런 코스의 산행은 자제해야 하겠습니다. 가파른 바위지대를 지나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장쾌한 물소리가 귓전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비룡폭포에 도착한 것입니다.

 지나온 바데산 능선

 

 바위 구간

 

 비룡폭포로 착각한 무명폭포

 

 

 

 

비룡폭포는 병풍처럼 둘러싼 바위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의 위용이 마치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듯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폭포는 비룡폭포가 아니라고 하는군요. 이는 위쪽의 비룡폭포 밑에 있는 이름 없는 무명폭포라고 합니다. 산행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비룡폭포라고 알고 있었는데, 산행후기를 작성하면서 무명폭포임을 알고는  무척 허탈해 집니다. 비룡폭포의 안내문에 나온 사진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비록 무명폭포일 지라도 실제 주상절리의 바위가 있는 곳에 쌍폭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위용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소위 알탕(옷을 입은 해 풍덩 뛰어 드는 일)을 즐깁니다. 필자도 더위에 지친 몸을 씻으니 누적된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기분입니다.

 

 

 폭포 앞 주상절리

 

 폭포 위의 하늘

 

                                                                    비룡폭포 안내문의 사진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립니다. 정자를 지나니 동대산에서 하산하는 길과 만납니다. 너덜지대를 지나면 호박소인데, 이는 쟁반같이 널찍하고 맑은 물이 넘칠 듯 담겨 있어 호박소로 불립니다. 큰 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곳을 지나

뒤돌아보면 경방골이라는 이 계곡의 아름다움을 피부로 느낍니다. 반듯한 기암봉과 계곡 양옆으로 펼쳐진 암석, 그리고 반석 위를 흐르는 옥같이 맑은 물은 피로에 지친 길손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정자를 지나 몇 차례 징검다리를 이용해 계곡 건너기를 반복하자 드디어 계곡 맞은 편에 민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길이 없을 것 같은 기암절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다가 위로 올라가니 신교로 연결된 도로입니다.

 

 호박소

 

 뒤돌아본 멋진 경방골 풍경

 

 

 징검다리

 

 신교

 

 

 

 

입구에는 산림청에서 세워둔 등산 안내도가 보이는데, 비룡폭로 가기 위해서는 이곳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이곳은 행적구역상으로 포항시 죽장면이네요. 포장도로를 지루하게 걸어오니 아까 지나갔던 옥녀교(바데산과 동대산 갈림길)입니다. 우측 옥계계곡 방향으로 들어섰는데 대서천 계곡의 피서객이 더욱 늘어난 것 같습니다. 팔각산의 여덟 봉우리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산행 출발장소인 옥계계곡 유원지 관리소에 왔지만 등산버스는 보이지 않고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오라는 신호(깔지)만 보입니다. 장소가 협소해 대형버스가 주차할 공간이 없는 탓입니다.

 동대산-바데산 등산 안내도

 비룡폭포 입구

 

 더 많아진 텐트들

 

 

 

이제부터 오늘 하루 중 가장 지루한 길을 걸어갑니다. 좌측으로 계곡을 내려다보니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 같습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기와집(혹시 침수정?)을 뒤로하고 옥계1교를 지납니다. 교량 밑 계곡에 텐트를 친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무거운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기니 돌탑이 보이는데 어딘지 모르게 눈에 익습니다. 바로 6년 전 팔각산 산행을 하면서 이용한 들머리인데 이곳에서 등산버스를 발견합니다. 행정구역상 옥계리인 이곳에는 선경옥계(仙境玉溪)라는 대형표석이 새워져 있습니다.

 옥계1교 밑의 텐트

 

 선경옥계 표석

 

 팔각산 산행 들머리 

 

 

 
오늘 약 7.5km의 산행에 거의 5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물론 무명폭포에서 37분간을 쉰 것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무더위에 지쳐 발걸음이 무거웠던 탓입니다. 산악회에서는 바데산-동대산 종주를 계획했지만 필자는 바데산만 타기로 했기에 가볍고 널널한 산행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엄청 빡센 산행이었습니다. 물론 오늘 산행에 참가한 대다수 사람들이 산행이 힘들다고 했기에 무더위에는 장사(莊士)가 없는 모양입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산행대장을 비롯해 2개의 산을 연결종주한 산꾼들의 왕성한 체력이 부럽습니다.

 

 

《등산 개요》

 

▲ 산행 일자 : 2016년 7월 9일 (토)
▲ 산행 코스 : 옥계계곡 유원지 관리소-옥계교(삼거리 갈림길)-550봉(이정표 있는 곳)-조망대-바데산-전망바위

                   -삼거리갈림길(곰바위)-무명폭포-호박소-신교-옥녀교-옥계계곡 유원지 관리소-옥계1교-옥계2교(팔각산 입구)
▲ 산행 거리 : 약 7.5km(중간에 GPS가 끊겨 정확한 거리 계산 불가, 이정표로 추정한 거리)
▲ 소요 시간 : 5시간 25분(무명폭포에서 노닥거린 37분포함)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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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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