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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미산(좌)과 청산(우)사이의 분지형 명당 지형

 

                                                    청산 동점령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비슬산 능선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소재 청산(802m)과 우미산(747m)은 이웃한 최정산(905m)의 명성에 가려져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산이지만 임진왜란 당시 왜병으로 조선에 왔다가 귀화한 일본인 모화당 김충선(1571-1642)이 터를 잡은 명당이어서 풍수가들에게는 길지로 이름난 곳입니다. 우록리 마을은 청산과 우미산을 연결하는 능선이 휘감아 말발굽모양의 분지를 이루고 있으며 이런 지형적 여건으로 인해 마을 안쪽에 자리 잡은 남지정사는 사명대사가 승병 훈련장으로 사용할 정도로 천혜의 요새가 되었습니다.

 

산행의 기종점은 김충선을 기리는 우록리 녹동서원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산의 능선이 매우 부드럽게 보여 오늘 두 개의 산을 연결해 종주하는 게 그리 힘들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곳에서 청산까지 가는데 등산로는 분명하고 좋았지만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면서 체력을 소진했고 우미산 오름길은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팔라 목에서 단내가 나더니 안전시설 하나 없는 급경사 내리막길은 오금이 저려올 정도여서 진이 다 빠지고 말았습니다. 만만하게 보았다가는 큰코다치는 산이 바로 이런 산입니다.       

 

청산을 가려면 녹동서원 안으로 들어서야 합니다. 이정표 어디에도 청산 표기는 없으므로 "모하당 김충선 묘소"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르면 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나무계단인데 이를 오르면 이제부터는 거의 외길이라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이어지네요. 김충선 묘소는 어디인지도 모른 채 그냥 지나칩니다. 길섶의 이정표를 보고 우록경노당(남지정사)을 따르면 됩니다. 삼정산(566m) 길림길을 지나 평탄한 길을 계속 걷습니다. 강원도와 경북 내륙지방에는 한파가 몰려왔다고 하지만 이곳은 대구 남부지방에어서 그런지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눈(雪)이 온 흔적도 찾아볼 수 없어 산행하기 딱 좋습니다.

 김충선 묘소 이정표

 

 산으로 가는 길

 

삼장산 갈림길 이정표 
 

 

 

 


작은 돌탑이 있는 조망대에 오르니 비로소 멀리까지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남서쪽으로는 가야할 우미산이 다소곳이 솟아 있군요. 멀리서 볼 때는 그냥 밋밋한 능선으로 이어진 듯 하던 등산로가 오르내림이 매우 심합니다. 남지정사 길림길을 지난 후 조망정(쉼터)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길손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줍니다. 바위암벽에 뿌리는 내린 명품 소나무 한 그루를 지나면 삼각점이 있는 740봉입니다. 여기서부터 또다시 고도를 팍 낮추었다가 올라야 합니다.

 돌탑 조망대


 

 

 가야할 청산 능선

 

 

 

 명품 소나무

 

가야할 우미산  

 

 최정산 능선

 

 

 

 

 

최정산 생태탐방로를 알리는 안내문을 뒤로하고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구간을 지나면 정자가 있는 동점령입니다. 북쪽으로는 최정산이, 동쪽으로는 비슬산의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네요. 하늘이 맑아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게 정말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입니다. 억새군락지를 지나면 반듯한 표석이 맞아주는 청산(802m)입니다. 이 곳은 비슬지맥이 통과하는 구간이네요. 사실 녹동서원을 출발해 청산에 올 때까지 청산을 알리는 이정표를 한번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다음(daum)지도"에도 청산 표기는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청산이라는 산 이름은 최근에 지어진 듯 보여지는군요.

                                                            최정산 생태탐방로 안내도

 

 

 동점령 정자쉼터

 

 

 억새 군락지


 

 

 

 정상 이정표

 

 

 

 

이제는 우미산으로 가야할 차례입니다. 청산 정상에서 백록마을회관 이정표를 따라갑니다. 한 구비를 돌아서 안부에 내려서니 송전철탑이 있는 곳인데 이곳의 이정표에도 방금 지나온 청산은 없고 가야할 우미산 2.1km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698봉을 오르는데 등산GPS인 트랭글에서 정상정복 배지를 획득했다는 축하메시지가 울립니다. 하산해서 확인해보니 지봉(698m)이라는 곳인데 누군가 이를 등록한 듯 하네요.

 송전철탑 이정표

 

 

 

 


우미산을 1km 남겨둔 시점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오름 길은 그야말로 급경사입니다. 그래도 오름길은 내리막보다는 낫습니다. 힘은 들어도 위험하지는 않거든요.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기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납니다. 금년에 80세가 된 노익장입니다. 이 분의 체력은 정말 대답합니다. 필자는 앞으로 80세까지 살 수 있을지, 만일 살아있다면 이분처럼 산에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우미산(747m) 정상에서 이분과 서로 정상표석기념사진을 찍어주고는 하산을 시작합니다. 아! 그런데 하산로가 장난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는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쉽습니다. 그렇지만 급경사 내리막에 안전시설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내리막이 훨씬 어렵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깁니다.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80세 노인은 오르막보다는 내리막 전문인 듯 했습니다. 한동안 함께 내려가다가 필자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에 어느새 저만치 멀어져 가더군요. 드디어 묘지가 나타났는데 이제는 고생 끝입니다. 임도를 지나 도로를 만나면 우미산장(펜션, 식당)입니다. 일자형 집과 나란히 놓여있는 장독대가 정말 정겹습니다. 

 

 임도

 

 청산(좌)

 

 정겨운 장독대

 

 

 

 

 


 

우록2교와 우록정(우록경노당)을 지나면 녹동서원 인근 주차장입니다. 오늘 약 11km 산행에 4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에서 거의 쉬지 않고 걸었네요. 솔직히 산의 개수를 헤아리는 분이 아니라면 우미산 등산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등산로가 까다롭고 조망도 거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미산을 오르는 대신 삼정산을 다녀오고 남지장사를 답사하는 게 대안입니다. 아무튼 김충선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청산은 매우 유익한 산행이 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1월 31일 (화)
▲ 등산 코스 : 녹동서원-산장산 갈림길-돌탑봉-동점령 정자-청산-송전철탑-지봉(698봉)-우미산

                   -임도-우미산장-옥동서원
▲ 산행 거리 : 10.9km
▲ 산행 시간 : 4시간 20분
▲ 등산 안내 : 갤러리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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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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