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무량산 능선에서 바라본 지나온 백마산 능선(좌)

 

 

 

 

 

충북 영동군 영동읍 소재 영동군청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진 능선에 무량산(426m)과 백마산(536m)이 있습니다. 영동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명산, 예컨대 민주지산(1,242m), 삼도봉(1,177m), 백화산(933m), 천태산(715m), 월영봉(529m), 갈기산(585m), 월이산(551m) 등이 있어 백마산과 무량산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오지의 산입니다. 실제로 백마산 오름 길은 길이 매우 희미했고, 무룡산 하산 길은 정상에서 솔치재까지 이어진 길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산행 내내 우리회원을 제외한 다른 등산객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음이 이를 증명합니다.  

 

백마산 산행 들머리는 경부선 철도와 4번 국도가 지나가는 가리재입니다. 현장에는 영동 감체험장과 명륜동을 알리는 큼직한 안내문이 이정표구실을 하는군요. 두 개의 안내문에서 우측으로 약 50여 미터를 가다가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이어서 바로 우측의 산으로 들어섭니다. 꽤 괜찮은 길이 나타나 안도한 것도 잠시 이어지는 길은 잡목투성이입니다. 길바닥에 사람들이 다닌 흔적은 있지만 도처에 나뭇가지가 무성해 우리는 지나가면서 잡목을 손으로 밀어내며 나아갑니다. 때로는 잡목을 피하려고 몸을 구부리기도 하고 또 발로 가지를 밟기도 합니다. 이런 등산로는 등산객들이 가장 싫어하는 길입니다. 무너진 산불감시초소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곳을 지납니다. 이처럼 희미한 길은 산행을 시작한 지점부터 약 1.5km 구간을 통과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뒤돌아본 조망

 

 잡목이 많은 오름길

 

 

 

 
드디어 괜찮은 길이 나왔습니다. 이젠 발걸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앞에 보이는 큰 봉우리에 올랐는데 각호지맥이 통과하는 538봉입니다. 538봉을 지나면서부터 등산로는 능선을 따라 남서쪽으로 이어지는데 좌측의 4번 국도와 나란히 달립니다. 능선 좌우로 간간이 조망이 터지는군요. 538봉을 내려와 다시 고도를 높이니 백마산(536m)정상입니다. 정상 옆에는 잡풀이 무성한 폐쇄된 헬기장이 있는데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비록 오지의 산이기는 하지만 백마산은 산경표에도 나오는 산인데 정상에 안내문 하나 없고 또 등산로 정비도, 이정표 하나도 없는 것을 보면 영동의 관계자들(군청, 지역산악회)이 백마산을 너무 홀대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산의 이름은 정말 대단하지만 현장의 상태는 그 이름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사실 산세도 조망도 소위 별 볼 일이 없으니 어쩌면 이런 대우는 당연하겠지요.

 

  4번 국도 방면의 조망

 

 지나온 538봉

 

 백마산 정상 

 

 

 
백마산을 뒤로하고 고도를 한참 동안 낮춥니다. 내려서는 길목에 시루떡 같은 바위가 있는데 산행 개념도 상의 치마바위인 듯 합니다. 양지 바른 곳의 길은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해 매우 미끄럽습니다. 그 위에 낙엽이 깔려 있는 경우도 있어 엉덩방아를 찧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산길은 좌우로 심하게 구부러집니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성황당고개를 지납니다. 통상 이런 고개에는 이의 유래를 알려주는 안내문 하나 정도 있을 법하지만 필자는 가장 낮은 안부가 성황당고개라고 짐작만 할 뿐입니다.  

 치마바위(?)

 

 

 

 


다시 지루할 정도로 긴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능선을 만난 후 좌측으로 조금 가니 무량산(426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는데 오늘 산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만난 이정표가 있습니다. 무량산은 과거 봉화터였다고 하는데 그 흔적은 간 곳 없고 현재 묘지 1기가 제법 평평한 정상을 점령하고 말았습니다. 정상에 서서 북동쪽을 바라보면 지나온 백마산 능선이 나무 숲 사이로 보일 뿐 다른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무량산 정상 표석 

 

 처음 만난 무량산 정상 이정표

 

 무량산 정상 쉼터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하산은 남쪽의 영동그릴 방면과 북서쪽 영동대학교 방면으로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북서쪽의 영동대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방금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데 조망이 트이는 곳에는 지나온 백마산을 비롯해 이름 모를 영동의 산들이 펼쳐집니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은 백화산(933m) 같은데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군요. 동쪽으로 펼쳐지는 높은 산군은 아마도 백두대간일 것입니다. 지나온 백마산 능선과는 달리 능선길은 가끔 암릉구간이 나타나기도 하며, 또 조망터에서 바라보는 시원한 조망도 멋집니다.

 지나온 백마산 능선

 

 백두대간으로 추정되는 산군(중앙)

 

 

백마산(우)과 백화산(? 좌)

 

 

 

 

절터에는 여러 기(基)의 돌탑이 쌓여 있고 옹달샘도 있습니다. 우기에는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절터를 지나니 영동대갈림길인데 우리는 봉현리 방면으로 갑니다. 앞에 보이는 제법 큰 봉우리를 또 넘어야 한다고 걱정하는 순간 산악회 선두가 좌측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길을 안내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탈면으로 조성된 길로 들어선 순간 "이게 아닌데!"하는 긴 한숨이 나옵니다. 벼랑에 조성된 길은 토끼나 염소 같은 동물만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뿐 사람이 다니기에는 부적절한 매우 좁은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필자를 앞서가는 79세 노인은 잘도 갑니다. 필자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이 노인을 따라 갑니다. 드디어 위험지구를 벗어나 안전지대로 들어선 순간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그러고 보니 봉우리를 거쳐오는 편안한 길이 있습니다. 오르막은 다소 힘들어도 이런 곳은 지름길보다는 안전한 길로 다녀야 하겠습니다.

 

 

 


 샘터

 

 

 영동대 갈림길 이정표

 

 위험한 급경사길(사진보다 실제는 더욱 가파름)

 

 

 

 
나지막한 봉우리(295m)를 지나갑니다. 가는 길이 명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선두대장은 이러 저리 구부러지는 길을 용케도 잘 찾아간 것 같습니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 마지막으로 조망을 즐기다가 내려섭니다. 솔치재 맞은편에 등산버스가 보이는군요. 솔치재로 내려와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약 11km 거리에 4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평소 걸음이 빠른 편이 아닌데도 시간이 적게 걸린 것은 산행 중 거의 쉬지를 못한 채 강행군을 했고 또 힘든 구간도 있었지만 부드러운 길이 많아 시간이 단축된 때문입니다. 솔직히 백마산 산행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무량산은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이용한 정상에서 솔치재 방면의 경우 영동대 갈림길에서 솔치재까지의 길은 무척 까다로움으로 이 쪽 길의 선택도 신중해야 하겠습니다.

 295봉

 

 

 솔치재 가는 길

 

 

 

 솔치재

 

 

 


《산행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2월 25일 (토)
▲ 등산 코스 : 가리재-538봉-백마산-치마바위-성황당고개-무량산-절터.옹달샘-영동대 갈림길-295봉-솔치재
▲ 등산 거리 : 10.7km
▲ 소요 시간 : 4시간 10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