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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산 제3봉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군자산(중앙)

 

                                                                성불산 능선의 명품소나무

 

 

 

명산(名山)은 우선 그 산 자체의 산세가 좋아야 하고, 산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이 확 트여야하며, 산에 기암괴석을 품거나 하나의 독특한 볼거리(진달래, 철쭉, 천년고찰 등)가 있어야 합니다. 성불산 자연휴양림을 품고 있는 괴산 성불산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이런 3박자(산세, 조망, 소나무)를 고루 갖춘 명산(괴산 35명산)입니다.
   
충북 괴산군 괴산읍 소재 성불산(成佛山, 530m)은 산 위에 부처를 닮은 불상이 있었다고 하여 성불산이라 전해져 옵니다. 실제로 성불산 정상 아래에는 성불사 터가 남아 있는데「직지심경」이 만들어진 곳이 성불사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학계의 진단에 따라 관심이 되기도 했던 곳입니다. 이 산에는 소나무가 능선 전체에 널려있어 소나무 전시장이라고도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제3봉 정상에 서면 멀리까지 시야가 트이는데 동으로는 매전저수지 너머로 박달산과 월악산, 조령산, 덕가산, 보개산이, 남으로는 군자산과 비학산이 보이는 조망의 명소입니다.

 

성불산 산행들머리는 자연휴양림 주차장입니다. 주차장 위에는 산림문화휴양관이 있는데 성불산 산림휴양단지 안내도 좌측의 길을 조금 들어가면 만나는 사방댐에서 아취형 교량을 건너면 "성불산 소나무 감상로"라는 안내문이 이방인을 반겨줍니다. 그런데 사방댐의 물이 꽁꽁 얼어 있어 혹시나 응달의 등산로가 빙판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결빙된 구간이 없어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겨울철 산행 시 등산배낭에 아이젠을 챙겨 넣은 것은 의무적입니다. 등산로 초입부터 급격한 오르막이어서 몸이 풀리기도 전에 이런 오르막을 만나면 자칫 몸에 무리가 되므로 자신의 체력이 맞춰 페이스를 잘 조절해야 합니다. 

 주차장 옆 산림문화 휴양관

 

사방댐

 

소나무 감상로 등산로 입구

 

 

 

 

 

마치 깔딱 고개 같은 오름을 지속하던 등산로는 소나무 감상로 0.85m 이정표를 만난 이후부터 오른 쪽으로 경사면으로 이어집니다. 큰 바위사면의 급경사에는 안전한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등산객들은 편안하게 성불산의 절경을 즐기며 흐뭇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이곳까지 공사용 자재를 가져와 공사를 하느라고 사람들이 참 고생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가로로 설치된 데크를 지나 다시 위로 오르는 길목에도 많은 소나무가 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소나무를 만나면 왠지 고향을 온 것 같은 포근함을 만납니다. 필자의 고향에도 어린 시절 산에만 들어가면 소나무가 지천이었습니다. 몇 년 전 산림청이 한국갤럽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나무를 물어본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가 "소나무"라고 대답했으며, 2위인 은행나무는 8%에 그쳤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산과 마주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나무가 소나무이기에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소나무와 인연을 맺어온 것이지요.

 

 진행방향의 데크

 

 뒤돌아본 멋진 조망

 

 

 

 


 
눈으로 보는 소나무는 정말 멋졌지만 똑딱이 카메라도 담은 소나무의 모습은 그 아름다움의 절반도 표현하지 못합니다. 다소 위험해 보이는 곳에는 안전로프가 걸려 있어 도움이 됩니다. 조망데크로 오르는 길목에도 자연석을 파내 돌계단을 만들어 놓았군요. 정말 괴산군에서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한 것이 눈에 보입니다. 데크에 오르니 서쪽 괴산방면의 조망이 터지는데 살포시 보이는 제법 큰 강줄기는 달천입니다. 대지(땅)와 거의 평행으로 자란 소나무와 고사목 한 그루를 뒤로하면 소꿉놀이 같은 돌탑이 있는 성불산 제1봉입니다. 누군가 돌에 새긴 글씨가 거의 지워지고 말았군요.  

 

 자연석에 조성한 돌계단

 

 서쪽으로 보이는 달천

 

 

 

 성불산 제1봉

 

 

 

 
이제부터는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입니다. 이곳에도 수많은 명품 소나무들이 길손을 반겨주는 가운데, 제3봉까지는 오르내림도 거의 없고 등산로도 평이하며 특히 남쪽으로 뻗어 있는 군자산 능선을 바라보는 재미는 오늘 산행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곳 성불산과 군자산(948m) 및 남군자산(827m) 사이에는 아침 안개가 그대로 드리워져 있어  마치 운무가 골짜기를 감싸고 있는 듯한 몽환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일 산에 올라 이런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서울에서 괴산까지의 거리가 비교적 가까워 아침 10시경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행운인 셈이지요. 

 

 

 

 

  자연휴양림 생태공원 뒤로 보이는 군자산(중앙 우측)과 남군자산(맨 우측)

 

 

 

 

 


멋진 조망과 명품 소나무들을 감상하느라 전혀 피로한 줄도 모르고 발길을 재촉하니 큰 돌탑과 전망대가 있는 성불산 제3봉입니다. 제2봉은 현장에 이정표가 없어 어디인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네요. 제3봉의 조망은 정말 끝내줍니다. 북동쪽으로는 가야할 성불산 정상이 암골미를 드러낸 채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고, 동쪽으로는 박달산(825m), 남쪽으로는 군자산, 남서쪽에는 가야할 도덕산(456m)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박달산 뒤로는 월악산이 있을 것이지만 필자의 능력으로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성불산 자연휴양림도 엄청나게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제3봉 조망대

 

 제3봉 돌탑

 

 북동쪽의 성불산(좌측)과 박달산(중앙)

 

 박달산(우측)과 그 뒤의 산 그리메

 

 남쪽의 군자산(중앙)

 

 남서쪽의 도덕산 

 

 

 
이제 성불산 정상을 가기 위해 제3봉을 내려섭니다. 안부에 도착하니 이탄 1.0km, 점골0.8km 이정표가 서 있는데 이정표가 상당히 낡은 게 옥의 티입니다. 점골은 자연휴양림이 있는 곳으로 나중에 도덕산으로 오르는 길목입니다. 성불산을 갔다가 이곳까지 되돌아오려면 앞쪽의 암봉을 넘어가거나 좌측으로 돌아 우회할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앞쪽의 암봉을 넘어 갑니다. 로프가 걸려 있음이 다행이로군요. 이곳만 통과하면 뒤로 내려서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다시 위로 올라 마치 기차바위 같은 곳을 지납니다. 앞으로 가로막는 큰 암봉 우측으로는 매전 저수지 뒤로 박달산이 보이는 조망이 일품입니다. 이 봉우리를 넘어 다시 오르면 드디어 성불산 정상(530m)입니다.

 휴양림(도덕산) 갈림길 안부

 

 오늘 산행 중 가장 험한 암릉구간

 

 

 

 

 매전 자수지 뒤로 보이는 박달산

 

 

 

 


 
정상에는 충북 특유의 네모난 오석(烏石)으로 만든 표석이 반겨줍니다. 소나무 그늘 때문에 표석사진에 얼룩이 졌네요. 정상에서는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아쉬움을 남긴 채 안부 사거리로 되돌아옵니다. 정상을 다녀오는 데 36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여기서 점골로 하산하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경사가 매우 급한 데다가 낙엽이 많이 깔려 있어 길이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당국에서 안전 로프를 걸어 두지 않았더라면 큰 낭패를 당했을 것입니다. 이런 길은 조심하는 게 상책입니다. 넓은 공터인 점골에 도착하니 바로 휴양림 안쪽의 생태공원입니다. 곤충원과 생태연못을 지나 치유의 쉼터에 오니 가야할 도덕산 등산 안내도가 갈 길을 안내합니다.  

 

성불산 하산길 조망


 

 

 낙엽이 깔린 미끄러운 하산 길

 

 뒤돌아본 성불산 능선(중앙은 제3봉)

 

 도덕산 안내도

 

 도덕산 등산로 입구

 

 

 
이제부터는 도덕산을 오릅니다. 도덕산은 성불산과는 달리 산세와 조망은 그냥 평범하지만 소나무는 매우 울창합니다. 정상까지는 길도 무리가 없고 방금 지나온 성불산과 더욱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군자산의 조망이 전부입니다. 정상 직전 큰바위 얼굴이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만난 바위에서는 마치 원숭이 형상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뫼 산(山)자 모양의 돌도 사진으로는 엉성합니다. 도덕산(456m) 정상에서도 역시 조망은 할 수 없었고 당국이 세운 이정목에 누군가 깨끗하게 도덕산이라는 산 이름을 코팅해 붙여둔 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나온 성불산 능선

 

남쪽의 군자산

 

 도덕산 정상

 

 정상 이정표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하산로는 이외로 부드럽습니다. 성불산이 골산(骨山)이라면 도덕산은 매우 완만한 육산(肉山)입니다. 임도를 만나 우측의 도덕사로 갑니다. 대한불교 법화종 도덕사는 누가 언제 창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웅전과 산신각을 갖춘 자그마한 절집니다. 도덕사를 뒤로하고 도로를 따라 나오니 성불산 자연휴양림 입구입니다. 주차장을 향해 안으로 들어서는데 개천 좌측으로는 한창 공사중이네요. 아침에 출발했던 주차장으로 되돌아와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대한불교법화종 도덕사

 

 

 휴양림 매표소(주차장)

 

 

 

 
오늘 성불산∼도덕산 연계 산행에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성불산은 산세와 조망도 멋지고 우리들에게 친근한 명품 소나무 군락지가 있는 명산이지만 등산로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도덕산은 별로 내세울 것은 없지만 성불산 산행으로는 거리가 짧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성불산은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산행후기를 보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명산입니다.

 


《산행 개요》

 

▲ 등산 일자 : 2016년 12월 3일 (토)
▲ 등산 코스 : 성불산 자연휴양림(주차장)-사방댐-소나무길-제1봉-제2봉-제3봉-도닥산 갈림길(안부)-성불산(왕복)

                   -점골(휴양림 생태공원)-도덕산-임도-도덕사-휴양림 입구-주차장
▲ 산행 거리 : 8km
▲ 산행 시간 : 3시간 55분
▲ 산행 안내 : 가보기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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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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