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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쫓비산 하산길에 바라본 광양 매화축제장 전경

 

 


광양 매화마을을 떠올리면 관련되는 산은 이름도 희한한 쫓비산(537m)입니다. 전남 광양시 진성면 소재 불암산(431m)은 쫓비산의 동남쪽에 위치한 산으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 경남 하동과 마주보고 있습니다. 필자는 9년 전 이미 북쪽의 갈미봉(513m)과 쫓비산을 연계해 산행을 했기에 이번에는 불암산∼쫓비산을 거쳐 매화마을로 하산하려고 합니다. 불암산은 호남정맥의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불암산 들머리는 광양시 진월면 월길리 소재 탄치재입니다. 그런데 등산버스가 2번 국도를 따라 탄치재로 접근하는데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이 길은 광양매화축제가 열리는 매화마을로 접근하는 도로라서 차량이 엄청나게 많이 몰린 탓입니다. 매화축제가 하루 전 토요일 개막했으니 오늘 일요일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차량이 몰렸겠지요.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남하하다가 휴게소에 들렀을 때 대형버스 중 십중팔구는 매화축제행사장으로 가는 차량이었습니다.

 

자동차가 거의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탄치재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도로변에는 "방재구난지역입구 215m"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맞은 편 언덕을 향해 걷습니다. 도로가 끝나고 오솔길을 지나 탄치재 인근 도로로 올라섭니다. 이때까지도 조금 전 내렸던 등산버스는 보이지 않습니다. 차량의 속도가 사람이 걷는 것보다 훨씬 느렸던 것입니다.

 탄치재까지 걷기 위해 버스에서 내린 지점

 

 탄치재 가는 길

 

 

 

 

탄치재 고개를 넘어가니 좌측으로 불암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약 1.3km거리를 덤으로 걸었습니다.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오릅니다. 길섶에는 진달래가 화사하게 피어 있군요. 인근에 공장지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내내 타이어를 태우는 듯한 매캐한 냄새가 진동해 숨을 쉬기가 힘들었습니다. 몇 차례 오르막을 지나니 드디어 불암산 정상(431m)입니다. 아담한 정상표석이 마음에 드는군요. 정상에서의 조망은 상당히 좋은 편인데 가스가 희미하게 끼어 있음이 옥의 티입니다. 북동쪽으로는 섬진강 너머 하동읍내가 잘 보입니다.

 불암산 등산로 입구

 

 진달래꽃

 

 

 북동쪽 섬진강과 하동읍내  

 

 북쪽의 쫓비산 능선

 

남쪽 국사봉 방면 조망

 

 

 

 

이제부터는 북쪽의 토끼재 방면으로 갑니다. 불암산을 내려서는 길도 매우 가파릅니다.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니 벌목한 구간인데 여기서 맞은 편 쫓비산 능선을 바라보니 가야할 길이 매우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런데 토끼재가 아래쪽에 빤히 보이는데도 하산로는 자꾸만 우측의 계곡 쪽으로 빠집니다. 그러다가 863번 지방도로를 만나 다시 좌측으로 올라갑니다. 토끼재에 섰지만 남쪽의 능선에서 바로 토끼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없는 대신 이 구간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어 출입금지입니다. 아마도 능선의 안부는 사유지로 인해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있는 듯 합니다. 이곳 토끼재와 탄치재는 호남정맥의 끝자락이라고 했는데 이처럼 중간에 길이 막혀 있으면 이곳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길을 찾는데 애를 먹을 것 같습니다.

 

 가파른 내리막 길

 

 나무가 없는 개활지

 

 토끼재를 앞두고 계곡을 따라 우측 아래로 내려가는 길

 

 863번 지방도로에서 좌측의 토끼재로 가는 길

 

 

 

 

그런데 토끼재에서 북쪽으로 진입하는 등산로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토끼재를 지나 약 100m 정도 직진하니 우측에 등산리본이 달려 있는데 이쪽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조금 가다가 남쪽을 바라보니 사람을 통행을 막고 있는 토끼재의 철조망이 보입니다. 뒤쪽으로 방금 지나온 불암산이 살짝 머리를 내밀고 있군요. 여기서 쫓비산 능선 삼거리(청매실농원 갈림길)까지 가는 길은 정말 지루하고 피곤합니다. 가파른 경사를 오른 후 몇 차례 더 작은 봉우리를 넘은 다음에야 청매실 농원 갈림길에 도착했는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정표도 하나도 없고 조망도 전혀 할 수 없는 그야말로 깜깜한 등산로였기 때문입니다.

북쪽으로 오르면 바라본 남쪽의 철조망과 지나온 불암산

 

 불암산 남쪽의 국사봉 방면

 

 청매실 농원 삼거리

 

 

 

 

그런데 여기서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쫓비산까지의 거리는 0.8km로 왕복 1.6km입니다. 비록 9년 전에 다녀왔지만 그 후 반듯한 정상표석이 새로 생겼다고 했습니다. 약속한 하산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을 듯 해서 쫓비산 정상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크게 오르내림은 없어 약 15분만에 정상(537m)에 도착했습니다. 그 전에는 목판으로 만든 정상 안내문이 나무에 걸려있었는데 이젠 버젓한 표석이 세워져 있어 사람들은 줄을 서서 차례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오른쪽으로는 섬진강 너머 분지봉(623m)이 우뚝합니다.

쫓비산 정상

 

 

 섬진강 뒤로 보이는 분지봉

 

 

 

 

청매실농원 갈림길로 되돌아와 농원으로 하산합니다. 9년 전 지나갔던 길이지만 기억이 거의 나질 않군요. 500여 미터의 해발도로를 낮추는 일도 쉬운 작업은 아닙니다. 드디어 매화축제장 전경을 볼 수 있는 조망대에 섰습니다. 화사하게 핀 매화밭은 눈을 뿌려 놓은 듯 한데 이곳의 명물인 홍쌍리 매실가 청매실농원의 장독대가 유난히도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섬진강 너머 분지봉도 저만치 물러나 있군요.

 매화축제의 현장(우측 하단은 청매실농원)

 

 

 

 

매화축제의 현장으로 들어와 이러 저리 발걸음을 옮기며 흐드러지게 핀 매화와 사람들의 물결을 즐깁니다. 청매실 농원의 장독대에 다시금 감탄한 후 밑으로 내려와 국수로 출출한 배를 채웁니다. 잔치국수에 삶은 계란 두 개를 제공하면서 5,000원을 받네요. 배가 매우 고픈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과거 정선 5일장에서 먹은 잔치국수와 비교하면 맛은 그냥 밋밋합니다.

 

 청매실농원

 

 

 잔치국수

 

 

 

 

 

 

마치 도떼기시장 같은 현장을 돌아다니다가 주차장 쪽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산악회 일행을 몇 명 만났는데 등산버스는 여기서 구례·남원방면으로 약 1.8km 정도 떨어진 대형버스 주차장에 있다고 합니다. 이곳 축제장에서는 버스가 빠져나가는 데만 장시간이 소요될 것을 우려한 산악회 측이 버스를 미리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켰던 것입니다.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하는 도로를 따라 걷는 것은 피곤했지만 나중에 상경할 때 길이 막히지 않은 것은 참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대형버스 주차장

 

 

 

 

오늘 약 13km 산행에 5시간이 걸렸습니다. 매실축제장에서 어슬렁거린 시간을 포함한 것입니다. 도로교통체증으로 인해 산행 들머리에서 1.3km, 날머리에서 1.8km 합계 약 3km를 더 걸었습니다. 올해는 제대로 된 매실축제를 구경했다는 뿌듯한 기분으로 등산버스에서 잠을 청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8년 3월 18일 (일)
▲ 등산 코스 : 방재구난지역입구-탄치재-불암산-토끼재-청매실농원삼거리-쫓비산(왕복)-청매실농원

                   -축제장 주차장-대형버스 주차장
▲ 산행 거리 : 13.2km
▲ 소요 시간 : 5시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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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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