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산에서 바라본 소양강과 그 주변의 산들(마적산, 오봉산)
강원도 춘천시 동면 소양호 남쪽에는 고만고만한 산들이 여럿 있습니다. 빙산(깃대봉, 384m), 후봉(579m), 매봉산(457m), 소양산(699m), 수리봉(637m), 구봉산(441m) 등이 그것입니다. 이 중 춘천시는 몇 년 전 느랏재에서 매봉산을 거쳐 빙산에 이르는 등산로를 정비해 현재는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소양산 산행 들머리는 느랏재인데, 이는 춘천에서 홍천의 구성포로 이어지는 56번 국도상의 고갯마루로 해발고도는 340m입니다. 느랏재 터널 앞에 느랏재 쉼터가 있는데 도로변에는 공사용 자재가 어지럽게 널려 있군요. 이곳에서 뒤돌아서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진입합니다. 약 600m를 들어가 만난 이정표에는 매봉산 3.4km, 명봉 5.1km라고 적혀 있네요. 매봉산 가는 길목에 소양산이 있는데 표기가 안되어 있음이 유감입니다. 안내지도에도 소양산은 보이지 않군요. 임도를 버리고 산 속으로 들어서자 예상외로 등산로가 분명합니다. 오르면서 내려다 보니 조금 전 걸어온 느랏재 방면의 56번 국도가 보입니다.
느랏재터널 입구의 쉼터
임도로 가는 길
처음 만난 이정표
소양산 표기가 없는 안내지도
느랏재 방면의 56번 국도
송전철탑을 지나니 능선인데 여기서 좌측으로 갑니다. 우측으로 간다면 수리봉(635m)으로 이어질 듯 하네요. 길섶에는 침엽수림이 하늘을 찌를 듯 도열해 있으며, 통나무로 계단을 만든 것도 돋보입니다. 매봉산을 2.5km 남겨둔 지점에서 좌측으로 산허리를 돌아갑니다. 길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한 순간 앞서 가던 사람들(GPS 소지)이 좋은 길을 버리고 오른 쪽 매우 희미한 길을 따라 급사면으로 치고 오릅니다. 능선에 도착해 다시 우측으로 좀 오르니 통신철탑이 있는 소양산(699m)입니다. 정상에는 어느 등산객이 걸어둔 안내문만 보일 뿐 소양산을 알리는 아무런 이정표도 없습니다. 춘천시가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소양산은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한 듯 합니다. 정상에서는 조망도 할 수 없군요.
울창한 침엽수림
통나무 계단
매봉산 이정표
길 없는 길
소양산 정상의 통신철탑
유일한 소양산 안내문
방금 왔던 길로 되돌아옵니다. 능선을 따라 내려가노라니 소양강댐으로 연결되는 곳이라 출입을 통제한다는 관계기관의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좌측으로 내려서니 방화선 같은 개활지로군요. 이곳은 산불이 났던 곳인지 아니면 일부러 벌목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능선 좌측 산비탈에는 나무가 전혀 없습니다. 나무가 없으니 멀리 춘천시가지가 아스라이 보이네요. 능선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한여름 같은 무더위도 날려버릴 기세입니다.
송전철탑
능선 우측의 조망
나무 없는 곳
멀리 보이는 춘천시가지
능선이 이어지는 곳에 빙산으로 가는 이정표가 서 있어 다시 숲으로 들어갑니다. 매봉산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은 매우 부드럽습니다. 빙산 갈림길에서 약 100여 미터 거리에 있는 매봉산 정상(457m)을 왕복합니다. 정상에는 오석으로 만든 정상표석이 있는데 숲 사이로 멀리 소양강과 그 주변 산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마적산과 오봉산 등이 솟아있고 가야할 빙산 능선도 가까이 보입니다.
빙산 가는 길 이정표
매봉산 정상 갈림길 이정표
소양호 주변의 산들
삼거리로 되돌아와 매봉산을 내려섭니다. 내리막이 매우 가팔라 발걸음이 참 조심스럽습니다. 한참 동안 고도를 낮추던 산길은 어느 순간 산허리를 돌아 이웃 능선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부터 빙산까지의 길은 반듯하지만 여러 차례 봉우리를 넘어야 하기에 다소 지루한 길입니다. 능선 좌측으로 산의 경사면을 벌거숭이로 만든 것은 무슨 이유인지 잘 모르겠지만 보기는 참 좋지 않습니다. 통나무계단과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니 또 다시 벌목지대입니다. 춘천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소양강 줄기가 유장하게 흐르고 있네요.
초록빛이 가득한 산길
벌거숭이로 변한 산비탈
춘천시가지와 소양강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를 지나자 능선 끝에 빙산(깃대봉 384m)을 알리는 표석이 있습니다. 정상에 서니 소양댐과 선착장이 보이네요. 아주 오래 전 오봉산 청평사를 답사할 당시 저곳에서 배를 탄 기억이 납니다.
소양댐 선착장
빙산에서 세월교로 하산하는 길은 거의 신작로 수준인데 그만큼 인근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인 것 같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내리막도 그리 가파르지 않은 데다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발걸음이 편합니다. 내리막 일변도의 산길은 나중에 한 두 차례 약간 고도를 높이기는 하지만 어려운 곳은 없습니다. 마지막 작은 봉우리를 앞두고 좌측으로 돌아 통나무계단을 내려오니 실개천이 흐르는 이웃에 민가가 있습니다. 현지 안내문을 보니 이곳이 월곡리로군요.
소양강변의 차도를 달리면 청평사로 갈 수 있습니다. 세월교는 소양댐 바로 아래 소양강을 가로지르는 잠수교를 말하는데 춘천 사람들은 이를 콧구멍다리라고 합니다. 현재는 바로 이웃에 크고 튼튼한 다리를 건설 중이더군요. 다리를 건너며 보니 저 멀리 소양댐이 바라보입니다. 세월교를 건너니 우측 공터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약 10km 산행에 4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소양산의 경우 정상표석도 없고 접근하는 등산로도 희미해 다소 불편하였지만 매봉산과 빙산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주변조망이 좋아 쉬엄쉬엄 걷기 참 좋은 산입니다.
세월교 건설공사
소양댐 반면
소양댐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8년 6월 3일(일)
▲ 등산 코스 : 느랏재쉼터-임도-명봉 갈림길-매봉산 방면-소양산-매봉산-빙산-세월교
▲ 산행 거리 : 9.7km
▲ 소요 시간 : 3시간 40분
▲ 산행 안내 : 뉴서울마운틴클럽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믿고 찾은 200대 명산, 그러나 크게 실망한 인제·홍천 개인산 (14) | 2018.07.16 |
---|---|
도봉산 북쪽의 바위명산, 의정부·양주 사패산 (14) | 2018.07.05 |
지리산 노고단과 반야봉에서 바라본 어머니 산 (14) | 2018.06.25 |
완벽한 태극의 문양을 볼 수 있는 홍천 금학산 (12) | 2018.06.15 |
웃고 들어가 울고 나온 무주·진안의 지장산·지소산 (14) | 2018.06.08 |
김포한강신도시 장기지구를 남서쪽에서 감싸는 허산 (12) | 2018.06.04 |
곡성을 대표하는 동악산의 위용 (12) | 2018.05.29 |
화진포 호수와 금강산까지 보이는 조망명소, 고성 응봉 (12) | 2018.05.25 |
부처님 오신날 떠나는 지리산(삼정산) 칠암자 순례길 (14) | 2018.05.24 |
고성 소똥령 옛길과 칡소폭포의 장관 (11) | 2018.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