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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밀양에도 오를 만한 산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작인 산으로는 영남알프스에 속하는 천황산, 재약산, 가지산 및 운문산입니다. 이들은 모두 양산, 울산, 청도의 경계선상에 위치한 명산입니다. 그 외에도 화악산과 철마산도 청도와의 경계에 있습니다.

오늘은 밀양시가지 동북쪽에 위치한 비학산, 보두산, 낙화산을 답사하는 날입니다. 등산객으로 만차가 된 등산버스는 중앙고속국도와 연결되는 신대구-부산간 고속국도 북밀양 IC를 빠져 나와 25번 국도를 타고 산행들머리인 송정휴게소 인근에 도착합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교통사고 잦은 곳"이라는 붉은 경고문과 "대구 61km, 청도 20km" 라는 도로 이정표가 붙어 있습니다. 산 속으로 들어선 지 얼마 안되어 비학산 정상(317m)에 다다릅니다. 해발이 낮은 산이지만 아담한 표석이 있음은 반가운 일입니다.

비학산 정상표석


능선을 따라 가는 등산로는 솔숲이 무성한데 전망바위에 다다르자 동쪽으로 꾀꼬리봉이, 북동쪽으로는 중산이 유(U)자형을 그리고 있습니다. 능선 좌우로는 시원하게 뚫린 고속국도와 일반국도가 사통팔달로 달립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꾀꼬리봉

가야할 보두산.낙화산(좌)과 중산(우)


신대구-부산간 고속국도가 터널로 통과하는 비암고개를 거쳐 큰 묘지를 지나자 길은 매우 가팔라집니다. 그리고는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암릉지대로 이어집니다. 기암괴석 사이를 요리조리 헤치며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심신을 단련하기 위한 등산의 목적으로 이렇게 오르지만, 우리의 조상들은 약초를 캐거나 땔감을 구하고 이웃 동네로 가기 위해 이 길을 다녔을 것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이토록 산 길이 조성되었다고 생각하면 인간의 힘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솔 숲

시원하게 뚫린 신대구-부산 고속국도

동쪽 능선의 중산

암릉지대

기암과 파란 하늘


전망바위에 올라 뒤돌아보니 지나온 고만고만한 능선이 뚜렷합니다. 고사목 한 그루를 지나자 드디어 보두산 정상(561m)입니다. 하필이면 정상표석이 암봉 위 오목한 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뒤로 돌아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기 암

중산과 꾀꼬리봉

고사목 뒤로 보이는 중산 능선

보두산 정상의 암봉

보두산 정상표석

보두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비학산 능선


보두산 인근에는 지도에도 없는 보담산(562m)이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습니다. 보두산은 옛날 중국의 고관이었던 보담이 나라에 죄를 짓고 이곳에서 귀양살이를 하여 보담산이라고도 불린다고 하므로 결국은 같은 산 이름인 것입니다.

보담산 이정표


여기서 조금 더 가니 낙화산 정상(597m)입니다. 두 개의 정상표석이 나란히 서 있는 게 이채롭습니다. 그러나 정상은 잡목으로 인하여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낙화산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피해 산으로 피신한 한 여인이 결국 발각되자 절벽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는데, 그 바위가 낙화암이고 나중에 산 이름도 낙화산으로 불렸답니다.
 
낙화산 정상

 
낙화산을 내려서니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능선을 따라 직진하면 중산으로 연결되지만 글쓴이를 포함한 4명은 우측으로 탈출합니다. 오늘 산악회에서는 중산과 꾀꼬리봉을 답사하는 긴 산행계획을 세웠고 5시간의 등산시간이 주어졌는데, 이미 3시간이 경과했으니 남은 2시간 내에 산행을 마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민가로 내려오니 돌담과 슬레이트 지붕이 전형적인 1960년대 새마을사업으로 초가지붕을 개량한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산촌마을입니다.

마을 돌담


방목중인 염소 떼를 보자 며칠 전 시청한 뉴스가 생각납니다. 남해안의 외딴 섬에 방목한 염소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먹이가 부족해 바닷가의 흙을 뒤져 나무뿌리가 앙상하게 드러나는 바람에 섬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습니다.

염 소


아담한 전원주택 뒤로 지나온 보두산의 암봉이 날카롭게 솟아 있는 가운데, 마침 패러글라이더 한 대가 상공을 날아갑니다.
 

전원주택

보두산 위를 날으는 패러글라이딩


흡사 소꿉장난하는 듯한 관음사를 지나자 물이 고인 웅덩이에 이끼인지 아니면 무슨 박테리아인지 모를 물체가 초록빛을 띠고 있습니다.

관음사

초록빛 물체


인물이 훤한 전원주택 앞의 평상에는 할머니 한 분이 고추를 다듬는 모습이 매우 평화로워 보입니다.

전원주택과 할머니


경운기를 가지고 밭갈이를 하는 농부를 보니 소를 이용해 영농을 하는 것과 비교해 정겨운 점은 떨어지지만 성과는 훨씬 높을 것입니다.

밭갈이

지 게


숲촌1교를 건너자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대형 나무가 길손을 맞이합니다. 좌측의 비닐 하우스에는 깻잎을 수확하는 농부의 손길이 매우 바쁩니다. 농부는 이 깻잎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는 모르지만 수확하는 즉시 판매된다고 하니 농가소득향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을 느티나무

깻 잎

깻잎을 수확하는 농심

고속도로 및 굴다리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두그룹 누구도 하산을 하지 않아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냅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중산(643m)은 거쳐오는 것인데, 중간에 탈출한 것은 너무 안이한 선택이었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2월 4일 (수)
△ 등산 코스 : 송정휴게소-비학산-비암고개-전망대-보두산-낙화산-삼거리갈림길
                     -관음사-숲촌-굴다리

△ 소요 시간 : 4시간 20분
△ 등산 안내 : 산악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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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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