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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가 날아 다녔다는 어비계곡의 어비산 

유명산자연휴양림에서 시계방향으로 솟은 어비산, 유명산(마유산), 소구니산, 중미산 산행에 나섰습니다. 10만 도로지도를 보면 이들 4개 산은 거리가 매우 가까워 종주하기가 쉬울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이는 오산(誤算)입니다.

서울 청량리역을 떠난 시외버스(1330-7번)가 약 2시간만에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소재 어비계곡입구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40분입니다. 계곡의 양쪽으로 전원주택과 펜션이 늘어서 있어 여름 피서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임을 실감합니다.

산행들머리인 어비계곡 입구

무지개 펜션

굴뚝이 이채로운 기와집

궁궐같은 주택


마을이름도 매우 친근한 육각수마을을 지나 큰길을 따라 갑니다. 도로변에는 포대화상이 길손을 지켜보는 가운데 사찰 이름을 알리는 관명사 표석의 형상이 다소 거시기합니다.

관명사와 포대화상


교량을 건너니 가평군에서 세운 등산안내도가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여기서 오른쪽 산길로 들어섭니다. 고도를 높임에 따라 응달에는 잔설이 남아 있지만 평년기온을 상회하는 날씨 탓에 겉옷을 벗습니다.
등산안내도

잔설이 있는 등산로


어비산(829m)에 오르니 정상표석이 있습니다. 어비산(魚飛山)은「북동쪽의 어비계곡과 서쪽의 유명산계곡에는 물고기가 날아다닐 정도로 많았다」는 데서 이름지어졌습니다. 어비산은 용문산 정상에서 서북쪽으로 갈라져 나간 능선에 솟아 있는데, 유명산계곡(입구지계곡)을 사이에 두고 서쪽의 유명산과 마주 선 산으로, 산 양쪽으로 깊은 골짜기가 있어 여름철 피서 산행지로 인기가 높습니다.

어비산 정상


▲ 유명산계곡(입구지계곡)이 갈라놓은 어비산과 유명산  

어비산에서 서쪽으로 조성된 등산로를 따라 내려옵니다. 그런데 아무리 내려서도 유명산으로 연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계곡에 다다릅니다. 두 개의 산이 이토록 철저하게 계곡으로 분리된 산은 흔치않습니다.

유명산계곡은 모두가 빙판입니다. 어비산에 올랐던 고도를 모두 까먹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여 유명산으로 오릅니다.

유명산 계곡의 빙폭


된비알을 이리 저리 돌아 오르니 억새 밭입니다. 가을철에는 억새가 장관일 것 같습니다. 드디어 유명산에 올랐습니다. 석축 위에는 보기 드물게 산림청에서 만든 정상표석(862m)이 놓여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상표석은 관할 지자체 또는 산악회에서 세우는 것이 보통인데 산림청이 설치한 것은 이곳에 자연휴양림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명산 정상표석


▲ 100명산인 유명산의 원래이름은 마유산 

정상표석은 유명산이지만 이 산의 원래 이름은 마유산이라고 합니다. 양평군에 의하면 원래 지형도상에는 산 이름이 없던 것을 1973년 엠포르산악회가 국토자오선종주등산중 이 산에 이르자 당시 일행이었던 진유명씨의 이름을 따서 산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그러나 옛 지도에는 이곳 일대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는 산명이 분명히 있지만, 지금은 그만 유명산으로 통칭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한국 555산행기>에서는 원래의 이름을 따서 마유산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유명산은 능선이 완만하고 부드러우며, 수량이 풍부한 계곡과 기암괴석 및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다운 점 등을 고려하여 산림청이 선정한 100 명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창공을 나는 패러글라이더들의 장관과 소구니산

정상에 서니 동쪽으로 지나온 어비산 너머 용문산(1,157m)에서 백운봉(940m)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선명합니다. 남쪽으로 대부산(742m)이 나지막하고, 대부산 가는 길목의 능선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있어 형형색색의 빛깔로 만든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남한강을 내려다보며 창공을 높이 나는 인간 새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는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유명산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용문산(좌)과 백운봉(우)

하늘을 나는 패러글러이더의 모습

                      남한강 위에 떠 있는 패러글라이더


유명산에서 소구니산으로 기는 길은 누워서 떡 먹기입니다. 부드러운 능선을 지나 암봉을 우회하여 오르니 소구니산(800m)입니다. 조망은 전혀 할 수가 없지만 정상표석이 있어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소구니산 암릉

소구니산 정상표석


이제는 북쪽에 위치한 중미산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니 37번 국도가 지나가는 서너치고개입니다. 음식점과 주차장이 있는 쉼터입니다. 길을 건너 좌측으로 약 100 여 미터 가다가 큰 건물을 옆구리에 끼고 우측으로 돌아가니 등산로로 연결됩니다. 

서너치 고갯마루


▲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터지는 중미산

또다시 새로운 산을 오르려니 산길이 무척 가팔라 코에서 단내가 나는 듯 합니다. 기둥은 없어지고 지붕만 남은 쉼터(?)를 지나자 등산로는 더욱 가파르게 연결됩니다. 드디어 기상측정장비가 서 있는 꼭대기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큰 암봉을 오르면 바로 중미산 정상(834m)입니다.

주저 앉은 쉼터


삐죽삐죽한 암봉에 정상표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사방팔방의 조망이 압권입니다. 해발 800미터가 넘는 산에서 이토록 멋진 조망은 흔치 않습니다. 동남쪽으로는 지나온 유명산과 어비산 뒤로 용문산이 우뚝합니다.

암봉 위에 자리 잡은 중미산 정상표석

지나온 유명산(우)과 어비산(중) 및 용문산(좌)

중미산 암봉 뒤로 보이는 유명산(좌)과 소구니산(우)

내려다 본 어비계곡


남쪽과 서쪽으로는 이름 모를 산들이 고만고만하고, 북쪽에는 장락산 서쪽 산기슭에 자리 잡은 통일교의 성전이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모를 산 그리메

북쪽 장락산 서쪽의 통일교 성전

 

▲ 콩나물 국밥으로 허기를 달랜 피로 

중미산에서 동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하산합니다. 서너치고개에서 동쪽으로 뻗어 있는 37번 국도를 다시 만나 U자형의 길을 걸어갑니다. 국도를 달리는 자동차가 속력을 낼 때마다 길 어깨로 걷는 사람은 한없이 작아집니다. 

드디어 오전에 산행을 시작했던 어비계곡입구에 왔습니다. 여기서 900미터 거리인 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몸통은 사람인데 고양이 꼬리를 단 조형물이 이채롭습니다.

유명산 휴양림 안내문

기이한 조각상


주차장 식당에서 따끈한 콩나물국밥을 시켜 먹으며 버스가 서울청량리역을 향해 출발할 때를 기다립니다. 모두 맛있다고 이구동성으로 화답합니다. 사실 산에서 간단한 요기만 했기에 무엇을 먹어도 꿀맛일 것입니다. 오늘은 6시간 이상 걸어 매우 빡센 산행이었지만 하루만에 4개의 산을 밟은 매우 실속 있는 나들이었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2월 1일 (일)
△ 등산 코스 : 어비계곡입구-어비계곡-육각수마을-이장집-등산안내도-어비산-유명산계곡
                   -유명산-대부산길림길-소구니산-서너치고개-중미산-동족능선-37번국도
                   -어비계곡입구-유명산자연휴양림주차장

△ 소요 시간 : 6시간 10분
△ 등산 안내 : 백두산악회(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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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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