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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주리봉과 오산은 전남 구례군 문척면에 위치한 산입니다. 구례읍에서 섬진강에 놓여 있는 문척교를 건너 뾰족하게 솟은 산이 오산(542m)이고, 선진강 줄기를 따라 남쪽에 솟은 산이 둥주리봉(690m)입니다.

서울에서 천리길을 달려온 등산버스는 섬진강 동편의 지방도로를 타고 남하하다가 동해마을에 정차합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깨끗하게 제작된 등산로 안내지도와 산뜻한 이정표가 길손을 반겨줍니다. 구례군에서 등산객을 위해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입니다.


철제계단을 오릅니다. 등사 초입부터 가파른 길이 다리를 무겁게 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5분만에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솔봉에 도착합니다. 다만 여기까지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살짝 보여 임도로 보기에는 다소 의아합니다.


한참동안 길을 가면서 조망이 터져 뒤돌아보니 마침 전라선에 짐을 실은 화물열차가 긴 꼬리를 흔들며 지나갑니다. 이 모습을 줌을 이용하여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전라선 열차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15분만에 둥주리봉(690m)에 도착합니다. 멀리서 보면 광주리(둥주리)를 엎어  놓은 듯 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둥주리봉 정상에는 가로형의 표석이 놓여 있고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도 서 있습니다. 동북쪽에는 지리산 능선이 있지만 흐린 날씨로 인하여 분간하기 어렵고 동남쪽의 산들은 고만고만하여 이름을 알 수가 없습니다.






이제 북쪽 능선을 따라 오산으로 갑니다. 오늘 산행에는 두 가지의 하이라이트가 있는데, 하나는 둥주리봉의 능선에서 지리산을 조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산에서 섬진강을 조망하며 사성암을 둘러보는 일입니다. 

등산로는 삼각형 암봉의 좌측을 우회하는데 친절하게도 철제계단과 로프가 걸려 있습니다. 암봉 위에 서니 조망이 터지는데 좌측(서쪽)에는 섬진강 줄기가, 우측(동쪽)에는 지리산 능선이 아련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 가야할 능선의 줄기가 길게 늘어선 모습이 갈 길이 아득함을 아려줍니다. 

                           철계단 우회로

서쪽의 섬진강


맞은 편에서 오는 등산객을 간간이 만납니다. 이들은 우리와는 반대로 등산코스를 잡아 오산에서 오는 사람들입니다. 능선의 동쪽은 깎아지른 벼랑바위인데 배바위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습니다. 

동쪽은 절벽인 능선

배바위

가야할 능선/능선 끝은 오산


배바위 삼거리를 지나니 동해마을 삼거리입니다. 여기서 등산로는 잠깐 임도로 연결되다가 다시 우측의 산 속으로 이어집니다. 이곳에도 솔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능선을 가다가 보니 오산능선의 명물의 하나인 선바위가 보입니다. 직립한 바위 위에는 편편하게 되어 있는 매우 특이한 바위입니다. 그러나 선바위전망대로 가려면 좌측 아래로 250미터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기에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아쉬움을 달래며 그냥 통과합니다.

선바위

선바위


잡목 사이로 가야할 사성암의 모습이 보입니다. 바위벼랑에 지은 절 집이 꼭 신선이 사는 하늘의 집 같습니다.

오산아래 사성암


매봉을 지나가니 드디어 오산 정상입니다. 오산(鰲山)은 구례읍에서 보면 동쪽에 솟아 있는 산이 마치 자라가 목을 내밀고 있는 형상으로 보여 자라 오(鰲)자를 써서 붙인 이름입니다. 정상에는 이정표와 지리산 관망도가 보입니다. 다만 곧 비가 올 것 같은 흐린 날씨로 인해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지리산 관망도가 약간 훼손된 것이 옥의 티입니다. 

지저분한 관망도 

 섬진강


암봉 아래에는 큰 정상표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산의 높이에 비해 지나치게 큰 듯하지만 이를 탓할 바는 아닙니다. 이제 사성암으로 갈 차례입니다.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멋진 풍경이 나타납니다. 동쪽으로 굽이치는 섬진강과 남북으로 내달리는 17번 국도, 그리고 공사중인 전주-순천간 고속국도의 높은 교각이 섬진강을 통과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굽이치는 섬진강


급경사를 내려와 패러글라이더 활공장으로 갑니다. 이곳이 바로 명찰인 사성암을 둘러보는 포인트입니다. 사성암은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선사, 연기조사의 네 성인(聖人)이 입산 수도하였다고 하여 이름지어진 사찰입니다. 바위벼랑에 지어진 암자를 둘러보고는 죽연마을로 하산합니다.

활공장에서 본 섬진강

바위벼랑에 지은 사성암


중간의 너덜겅 지대에는 돌탑이 쌓여 있습니다. 섬진강변에는 가뭄에도 불구하고 파릇파릇한 기운이 감돕니다. 길손을 반겨주는 제비꽃도 남도에 봄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농촌상설체험장이 있는 죽연마을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너덜겅지대 돌탑

                       제비꽃

죽연마을 농촌상설체험장


오늘 두 산을 연결 종주하면서 만난 이정표는 단순히 방향만을 표기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위치이름과 거리까지 병기해 두어서 등산객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구례군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금까지 글쓴이는 400여 개의 산을 답사했지만 이처럼 완벽하게 현 위치를 표기한 이정표는 처음입니다. 

이번 산행은 둥주리봉에서 아기자기한 능선의 참 맛을 보았고, 오산에서 지리산과 섬진강을 조망하며 천년고찰 사성암을 만났습니다. 무엇보다도 완벽한 이정표에 무척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3월 21일 (토)
△ 등산 코스 : 동해마을-솔봉-둥주리봉-배바위-동해마을 삼거리-선바위삼거리-오산-사성암
                    -죽연마을 농촌체험장

△ 등산 거리 : 9.6km
△ 소요 시간 : 4시간 20분 
△ 산행 안내 : 피닉스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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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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