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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의 대표적인 산수유마을은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구례군 구례읍 산동마을입니다. 이곳에서는 이미 지난달 "구례 산수유 꽃 축제"(2009. 3. 19∼3. 22)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런데 수도권지방에도 이에 못지 않은 산수유군락지가 있습니다. 바로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일원입니다. 여기서도 "이천백사 산수유 꽃 축제"(2009. 4. 3∼4. 5)가 열렸습니다. 백사면 5개 마을의 5만여 평에 어린 묘목을 포함해 수령이 500년 가까이 된 것까지 1만 7000여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곳입니다.

산꾼들로서는 산수유만 보는 것은 다소 허전하므로 서쪽에 위치한 원적산(635m)을 답사하거나 남서쪽에 위치한 정개산(433m)을 연결 종주한 후 산수유마을로 하산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토요일을 맞이하여 등산과 산수유관람을 겸한 산행에 나섰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역을 출발한 버스(1113-1번)는 1시간 30분만에 동원대학(경기 광주시 실촌면 소재) 정문에 도착합니다. 정개산의 서쪽 산기슭에 자리잡은 동원대의 캠퍼스 건축물(인문사회관)이 매우 웅장해 보입니다.

동원대학 정문

웅장한 인문사회관


버스정류소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니 임도입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조금 가면 빈약한 철제사다리가 보이는데, 이를 올라가면 본격적인 등산로로 진입합니다. 송전철탑건설을 위해 삭도(케이블카)를 설치해 필요한 장비를 운반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북동쪽으로 뻗어 있는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쉬엄쉬엄 가노라면 어느 듯 정개산 정상(433m)입니다.


송전철탑 공사현장




정개산은 광주시 실촌읍과 이천시 신둔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입니다. 원적산 서남쪽으로 산줄기가 뻗어 내리면서 형성되어 있는데, 이 마을 사람들이 옛날에 해마다 소 한 마리를 공양물로 바치고 제사를 지냈다고 하여 우당산(牛堂山)이라고도 합니다.(참고자료 : 이천시 신둔면 홈페이지) 

암봉 위에는 정상표석이 반겨줍니다. 정상에 서면 북동쪽으로 가야할 원적봉과 동쪽의 이천시 신둔면·백사면의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지만 구름과 가스로 인하여 그냥 희뿌옇게 보일 뿐입니다.

정개산(소당산) 표석

북동쪽으로 바라본 가야할 원적산 능선(중앙 끝은 천덕봉, 우측 끝은 원적봉)


능선을 따라 가는 길목에는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등산로도 별로 특징이 없습니다. 능선의 서쪽으로는 남촌CC와 그린힐CC가 연이어 보입니다. 아직은 페어웨이의 잔디가 누렇게 보이는데 불황 때문인지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나온 능선(우측 끝은 정개산)

서쪽의 세븐힐CC 


원적산 천덕봉(635m)에는 패러글라이더 동호회원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미 하늘에는 두 개의 패러글라이더가 유영을 즐기고 있는데, 글쓴이가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또 한 명의 인원이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이륙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원적산 천덕봉

패러글라이더

잠시 열린 하늘 

정상의 구경꾼

패러글라이더 이륙을 도와주는 동료들 



한 두 차례 실패하다가 나중에는 큰 안전사고를 낼 뻔했습니다. 이륙하는 듯 하다가 바람으로 인해 펴진 천이 접히는 바람에 인근에서 구경하던 등산객들이 하마터면 줄에 걸려 넘어질 뻔했던 것입니다. 위기를 모면한 등산객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이런 곳에서 가까이 접근하여 구경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것임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정상에 서니 사방팔방으로 거침이 없지만 여전히 시계(視界)가 흐려 주변을 제대로 조망하자 못함이 무척 아쉬울 따름입니다. 북으로는 앵자봉(667m)과 양자산(704m)이 보이고, 남으로는 설봉산과 도드람산이 시야에 들어온다지만 현재는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습니다.
 

지나온 능선 

 북쪽의 산세

가야할 원적봉


동쪽의 신둔면 장동리 쪽에는 군사훈련장이 있어 입산이 제한되므로 평일 등산객은 이쪽으로 접근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산의 능선에 휘날리는 붉은 깃발도 이를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동쪽 사면과 능선에는 사격으로 인해 초목이 없는 민둥산으로 변해 있어 조망이 매우 좋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날씨만 좋다면 산의 높이에 비해 주변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격장 경고 깃발


                
원적산은 이천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동으로는 여주군, 서로는 광주군과 경계를 이루며 동서로 길게 이어집니다. 무적산(無寂山)이라고도 하며, 동쪽 원적봉(564m) 기슭에 638년(신라 선덕여왕 7년)에 창건했다는 영원사(靈源寺)가 있습니다.

원적산 천덕봉에서 동쪽의 원적산 원적봉으로 갑니다. 산수유축제를 맞이하여 많은 사람이 찾아와 능선을 가는 등산객이 길게 늘어선 모습입니다. 정상에는 원적산 원적봉(圓寂山, 564m) 이라는 표석이 있습니다.
원적봉 정상 표석뒤로 바라본 천덕봉 

 동쪽의 산수유마을

사격장 골짜기


기념사진을 찍고는 산수유마을로 하산합니다. 가파른 산길을 내려오니 낙수재폭포입니다. 지금은 가뭄으로 인하여 암벽만 보이지만 우기에는 제법 보기 좋은 폭포수가 길손을 반겨주리라 생각합니다. 

낙수재폭포

원적산 등산 안내도


등산로 안내지도를 지나자 경사리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전국제일의 산수유 산지로 봄이면 농가울타리와 논밭두렁이 산수유의 노란 물결로 일렁이고, 가을이 되면 들 곳곳에서 열매를 따는 풍요로운 풍경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채워줍니다. 질 좋은 쌀과 도자기의 고을인 이천에 산수유도 이 지방의 명물로 추가합니다.

산수유마을
 
산수유

가시오피아 음식점 


이천 산수유마을의 시작은 오래되었습니다. 조선왕조 중종 시절, 조광조(정치가, 성리학자)를 따르던 엄용순이라는 선비가 기묘사화를 피해 이곳으로 낙향했습니다. 그와 뜻을 같이 한 다섯 명의 선비와 함께 이곳에 육괴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주위에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심은 것이 마을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육괴정   


마을의 공터에는 산수유축제가 한참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네뛰기, 무용공연, 어린이 사생대회 등이 개최되고 먹거리도 풍성합니다. 다만 산수유 꽃은 그리 화려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가지 끝에 우산살처럼 꽃자루가 펼쳐지고 그 끝에 작은 꽃이 피어나는 모습은 볼수록 신기합니다. 육괴정 앞에는 수령 500여 년을 자랑하는 보호수 느티나무가 세월의 앙금을 간직한 채 서서 묵묵히 오가는 길손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보호수 느티나무 


산수유축제를 즐기려 온 방문객 차량들로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축제기간 중 이천시는 매 30분마다 무료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형버스에 배차간격이 길어 줄을 선 사람을 모두 수송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축제장 입구의 천막


마침 도착한 시내버스를 타고 이전시내로 이동합니다. 이천에서 동원대방향의 버스를 이용해 동원대로 가서는 아침에 이용했던 버스로 갈아타고 서울로 갑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산행은 기다리는 시간으로 인해 다소 불편하지만, 교통수단간 환승이 가능하여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늘은 정개산과 원적산을 종주한 후 산수유마을도 구경한 일석이조의 나들이였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4월 4일 (토요일)
△ 등산 코스 : 동원대정문-임도-주봉1봉-정개산-주봉2봉-원적산 천덕봉-원적산 원적봉
                    -낙수재폭포-경사리마을-주차장(버스정류소)

△ 소요 시간 : 4시간
△ 등산 안내 : 백두산악회(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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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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