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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진달래명산 1번지인 고려산·혈구산


전국에서 손꼽는 진달래명산을 든다면 영남지방은 달성 비슬산(1,084m), 호남지방은 여수 영취산(510m)입니다. 그런데 수도권에도 이에 못지 않은 진달래명산이 있습니다. 바로 강화도에 자리잡고 있는 고려산(436m)과 혈구산(465m)입니다.

흔히 고려산의 진달래 군락지가 넓어 진달래축제(예술제)가 개최되지만 정상은 군부대시설물로 인하여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고려산 남쪽에 위치한 혈구산은 비록 진달래 군락지는 고려산 보다 좁으나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지고 또 아담한 정상표석이 있어 산꾼들은 오히려 고려산보다 더 좋아합니다.

일반적으로 산꾼들은 고려산 서쪽 능선인 미꾸지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낙조봉을 왕복한 다음 고인돌 지역을 거쳐 고려산의 진달래를 감상 한 후 남쪽의 혈구산과 퇴모산(339m)을 종주하게 됩니다. 이 코스는 약 6시간이 소요됩니다. 

진달래만을 감상하려면 고려산 또는 혈구산에 오르면 되는데, 약 3시간 이내로 충분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진달래가 아름답다고 해도 산꾼으로서는 3시간 정도의 산행만으로는 부족하므로 고려산과 혈구산의 진달래 군락지를 모두 둘러보는 산행을 하는 게 좋습니다. 

강화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니 순식간에 고려산의 동편에 자리잡은 청련사입구입니다. 고려산 진달래예술제기간(2009. 4. 11∼4. 19)을 맞이하여 몰려든 차량들로 도로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청련사입니다. 청련사는 고구려 장수왕 6년(446) 천축조사가 고려산에 올라 오색연꽃을 공중에 날려 청색연꽃(靑蓮)이 떨어진 곳에 절을 짓고 청련사라고 불렀답니다.

청련사


사찰의 큰법당 오른쪽으로 들어서니 등산로입니다. 가뭄 탓으로 먼지가 폴싹폴싹 일어납니다. 쉼 없이 오르다가 오른쪽 목조계단구간을 통과하니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진달래군락지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군사용 도로의 인파


진달래는 이곳에서 서쪽으로 이어진 능선의 북쪽에 집단적으로 분포되어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기념사진을 찍으려 벌어진 입을 다물 줄을 모릅니다. 고개를 들면 온 천지가 진달래 밭입니다. 능선 뒤 북서쪽에는 별립산(400m)이 우뚝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임시로 조성된 가게에는 요기를 하는 사람들로 만원입니다. 군사용 도로를 돌아 헬기장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서쪽으로 내려서 목조계단을 따라 전망대 데크까지 이동합니다.

진달래 군락지

북서쪽 별립산(좌측 뒤)

 
전망데크와 진달래

능선을 중심으로 진달래는 북사면에 집중되어 있음

헬기장에서 본 군사시설물

이정표

가야할 남쪽의 혈구산


오늘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만개한 고려산 진달래의 진수를 맛봅니다. 1주일 전에는 산 아래의 진달래는 피었지만 정상능선에서 불타고 있는 모습은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진달래꽃>을 노래한 김소월은 이런 장관을 보고 시를 지었는지 궁금합니다.

서쪽 전망대 목조계단에서 바라본 정상 

 만개한 진달래

서쪽 전망대

전망대에서 진달래에 빠져 있는 사람들

동쪽의 진달래 

서쪽데크에서 서쪽으로 본 진달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언제 보아도 가슴 뭉클한 시입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매우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신을 두고 떠나는 님을 향해 겉으로는 죽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며 떠나지 말 것을 절규하고 있습니다. 

헬기장으로 되돌아와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하산합니다. 고비고개를 지나자 다시 오름 길입니다. 샛노란 노랑제비꽃이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노랑제비꽃

혈구산 북쪽사면의 진달래

노송사이로 본 석모도


능선에 다다르니 혈구산 정상 북사면의 진달래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상에 서니 북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고려산이 군사시설물을 머리에 이고 있고, 서쪽으로는 석모도의 해명산과 상봉산이 바라보이며, 남쪽으로는 마니산의 능선이 분명합니다. 동쪽으로는 강화읍의 시가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혈구산 진달래
 
혈구산 정상

혈구산 북쪽 고려산

서쪽 석모도(좌측)

남쪽 마니산 (맨 끝)

동쪽 강화읍




이제 찬우물고개로 하산합니다. 가파른 경사를 내려오니 부드러운 능선이 하염없이 이어집니다. 하산 길의 거리가 무려 4.6km입니다. 간간이 진달래가 반겨주기도 하고 때로는 솔숲으로 안내하기도 합니다. 찬우물 약수터에는 생수를 받으려는 물통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언제 물을 채울 수 있을지 괜한 걱정을 해봅니다.

하산하면서 본 혈구산 암릉

뒤돌아 본 혈구산  


벚꽃이 활짝 피어 있는 버스정류소에서 읍내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이동합니다. 강화군에서는 진달래개화시기를 2009. 4. 7∼4. 21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상의 진달래가 절정이지만 앞으로 며칠 간은 이와 같은 장관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부지방으로 진달래를 보러 가기가 어려운 수도권시민에게 강화의 고려산과 혈구산은 참 좋은 진달래 명산입니다.   

☞ 가는 방법 : 서울(신촌, 송정), 안양 등지에서 강화행 시외버스를 타고 강화터미널에 내린 후
                    읍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하려면 택시를 이용한다.
                    청련사까지는 5,600원이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4월 18일 (토)
△ 등산 코스 : 청련사입구-청련사-고려산진달래군락지-헬기장-서쪽전망대-헬기장
                    -고비고개-혈구산-찬우물고개

△ 소요 시간 : 5시간
△ 등산 안내 : 백두산악회(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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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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