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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강 뒤로 보이는 웅석봉과 지리산(좌측)


조망, 암릉, 철쭉이 어우러진 산청 둔철산

  
경남 산청군 산청읍과 신안면 그리고 신등면에 위치한 둔철산(812m)은 황매산에서 흘러내린 능선이 정수산(828m)을 거쳐 경호강에 산자락을 내리면서 우뚝 솟아있는 산입니다. 경호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의 웅석봉(1,099m)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대전통영간 고속국도 산청IC를 빠져 나온 등산버스는 3번국도를 타고 남하하다가 좌회전해 60번 지방도로를 달립니다. 사계마을에서 정취암 삼거리까지 올라 정차합니다. 삼거리에는 대성산 정취암이라는 표석이 있습니다.

삼거리의 대성산 정취암 표석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중인 곳에서 좌측으로 들어서니 본격적인 등산로입니다. 어느새 산은 겨우내 입었던 칙칙한 옷을 벗어버리고 녹색의 새 옷으로 치장하였습니다.  이른 아침 서울을 출발할 때에는 날씨가 무척 흐렸지만 산행을 시작할 즈음에는 하늘이 개이고 또 하루 전 내린 비로 인하여 대기가 맑아져 멀리까지 선명하게 조망이 트입니다.

약 10여분을 올라가노라니 너덜지대인데 위쪽으로 가파른 석축이 쌓여 있고 그 축대 위에 정취암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암자는 의상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관음성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정취암 축대

정취암

뒤돌아본 공사중인 도로


원통보전에는 목조관음보살좌상(경남 문화재자료 제314호)이 있으며, 삼성각과 산신당, 그리고 응진전이 있는 소규모 암자입니다. 무엇보다도 산신각 앞에서 바라본 조망은 매우 시원합니다.

산신각 앞에서 본 시원한 조망


암자를 돌아 고도를 높일수록 철쭉이 피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 철쭉은 우리가 흔히 보는 화려한 붉은 색이 아닌 화사한 백색과 연분홍의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화사한 철쭉


599봉이라고 추정되는 곳에는 "준희" 라는 산꾼이 붙어 놓은 아크릴 간판만 있을 뿐 대성산이라는 이름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대성산 정취암이라는 표석을 보고 대성산에도 정상표석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제대로 된 봉우리도, 반듯한 표석도 아무것도 없어 실망하고 맙니다. 

599봉 안내문


등산로 오른편의 기암에 오르니 북쪽으로 정수산 너머 철쭉명산인 합천 황매산의 능선이 선명합니다.

기암을 지나 바라본 북쪽의 조망(황매산이 아련함/우측끝)  

기 암


기암을 지나 한참을 가니 와석총 삼거리입니다. 좌측으로 약 2∼3백 미터를 들어가면 큰 암석군이 있는데, 이를 와석총(蝸石塚)이라고 합니다. 바위의 생긴 모습이 달팽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이라고 하여 붙어진 이름입니다.
 

와석총


너덜로 이루어진 암봉을 오르니 사방팔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집니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둔철산을 향하여 가는데 등산로에는 보기 드문 진객(珍客)인 큰구슬봉이가 반겨줍니다. 꽃의 크기가 워낙 적어 눈에 잘 뜨이지 않는데 이를 발견한 것은 행운입니다.

와석총에 올라 바라본 북쪽 조망

와석총의 서쪽 조망

큰구슬봉이


등산로에는 한창 꽃봉오리를 맺고있는 철쭉이 곧 활짝 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헬기장을 지나 정상으로 가면서 아까 지나온 와석총을 바라봅니다. 암석을 쌓아둔 듯 합니다.

철쭉 봉오리

둔철산 능선을 가면서 바라본 지나온 와석총


드디어 둔철산 정상(812m)입니다. 반듯한 정상표석 뒤로 북쪽의 황매산이 바라보입니다. 특히 서쪽으로는 웅석봉 너머 지리산 천왕봉이 구름에 가려져 있는데,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이 신비스럽습니다.

둔철산 정상 표석 뒤로 보이는 황매산

경호강과 웅석봉 그리고 지리산

경호강과 대전통영간 고속국도


경호강과 나란히 달리는 대전통영간 고속국도가 이 지역의 교통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주고 있습니다. 정상표석에는 해발 높이가 812m로 표기되어 있지만 여러 가지 자료를 종합했을 때 이곳의 실제높이는 823m 일 것입니다.

둔철산 정상표석


정상을 지나 능선을 따라 거노라니 또 다른 정상 표석이 보입니다. 분명히 해발은 더 낮아진 것 같은데 같은 높이인 812m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무슨 연유로 고도가 다른 곳에 같은 높이로 표시한 정상표석이 각각 세워져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관할행정관청은 국토정보지리원과 협의하여 정상의 위치를 바로 잡아 주기를 바랍니다.

제2의 정상표석 


하산길의 로프구간을 지나가는데 철모를 거꾸로 세워 놓은 듯한 바위가 눈길을 끕니다. 산악회 회원 한 명이 이 바위는 오래 전 자신이 칼로 내려쳐 만들었다고 농담을 합니다.

철모바위 뒤로 보이는 웅석봉


등산로 중간에 암봉과 기암이 자주 나타납니다. 시루봉을 지나가니 철쭉 군락지입니다. 이곳에는 철쭉이 활짝 피어 철쭉산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아름다운 각시붓꽃에는 파리 세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파리도 곤충이니 꽃을 찾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보기에는 영 좋지 않습니다. 길섶의 둥글레도 길손을 반겨줍니다.

시루봉의 기암

지나온 시루봉(우측)


만개한 철쭉

각시붓꽃과 파리


도로로 나오니 아담한 전원주택 한 채가 그림 같은 모습으로 웅석봉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뜰에는 영산홍이 만발해 있고, 아담한 우편함 사이로 파와 마늘밭이 보입니다. 아래로 내려오니 외송마을회관입니다.  

 전원주택

우편함과 터밭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마치고는 마을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한쪽 밭에는 70대 노부부가 밭일을 하고 있습니다. 밭에 고랑을 만들고 깨를 심기 위해 비닐에 구멍을 내어 흙으로 덮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중국산 식품이 범람하여 농촌이 모두 죽게 생겼다고 한숨짓습니다. 

밭일을 하는 노부부 
 

산청의 둔철산은 지명도가 낮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산입니다. 그러나 황매산과 지리산의 조망, 와석총 및 시루봉과 같은 기암과 암봉, 자주 보이는 철쭉 등 "조망, 기암, 철쭉"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명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4월 26일 (일)
△ 등산 코스 : 정취암 삼거리-정취암-599봉(대성산)-기암-와석총(왕복)-헬기장-둔철산-제2정상표석
                        -시루봉-외송마을회관

△ 소요 시간 : 4시간 10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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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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