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암산인 국립공원 주왕산
주왕산은 경북 청송에 위치한 국립공원입니다. 먼저 주왕산의 유래를 살펴보겠습니다. 옛날 중국에 "주도"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스스로 후주천왕(後周天王)이라 칭하고 군사를 일으켜 당을 공격했으나 패하여 신라로 도망가서 주왕산에 숨어 버렸습니다. 이에 당나라에서는 신라에 주도를 없애줄 것을 부탁하자 신라에서는 마일성 장군 5형제를 보내 주왕 일파를 섬멸하니 이때부터 주왕산이라 불렀고, 대전사 절은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주왕산 수달래 축제를 하루 앞둔 금요일, 주왕산을 찾았습니다. 산행들머리는 주왕산 남쪽의 절골탐방센터입니다. 절골은 과거 이 지역에 절터가 있어 붙인 이름인데, 계곡의 풍광이 오대산 소금강계곡을 보는 듯 합니다. 그동안 가뭄으로 인하여 물이 거의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절 골
산행을 시작한지 50분만에 대문다리에 도착합니다. 3.5km의 거리를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이제부터 등산로는 오르막으로 연결됩니다. 가메봉까지는 2.2km입니다. 등산로에는 가끔 연분홍 철쭉이 반겨줍니다. 가메봉 삼거리능선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200m를 가니 가메봉(882m)입니다. 대문다리에서 5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해발고도가 주왕산의 정상(721m)보다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표석이 없어 매우 서운합니다. 다만 구급함이 비치되어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연분홍 철쭉
가메봉의 동쪽은 절벽인데, 주변의 고만고만한 산들이 잘 조망됩니다. 이 정도의 암봉과 절벽은 매우 흔한 모습이어서 아직은 주왕산이 암산임을 전혀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나마 조금 전 지나온 절골의 암벽이 범상치 않음은 이미 경험했습니다.
가메봉에서의 조망
주변의 풍광을 즐기다가 후리메기 삼거리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높은 암벽에 설치된 가파른 철제사다리를 내려와 평범한 내리막을 종종걸음칩니다. 후리메기삼거리에서 제3폭포이정표를 따릅니다.
주방천에 도착해 우측의 제3폭포 쪽으로 갑니다. 300m거리에 위치한 제3폭포는 수량이 부족하여 현재는 볼품이 없지만 우기에는 장관일 것입니다. 두 갈래로 물이 흐르는 하단폭과 소(沼)가 깊은 상단폭을 감상하고는 삼거리로 되돌아 나옵니다.
제3폭포(하단폭)
제3폭포(상단폭)
조금 더 내려가니 좌측에 제2폭포 이정표가 보입니다. 200m를 들어가니 2폭포입니다. 수량은 3폭포보다도 훨씬 부족하여 겨우 가느다란 물줄기만 흘려 내려 폭포로서의 위용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제2폭포
여기서 1km를 내려가니 드디어 제1폭포입니다. 이곳은 폭포보다도 폭포를 둘러싸고 있는 바위협곡과 기암봉으로 더욱 유명한 곳입니다. 협곡을 빠져 나오면 학소대와 시루봉이 반겨줍니다.
제1폭포 협곡
제1폭포
시루봉
바위 협곡
여기서 주방계곡을 따르지 아니하고 좌측의 자연관찰로를 따라 산허리를 가로지르면 우측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 오르면 연화봉과 병풍바위 그리고 급수대의 모습에 넋을 잃습니다. 이러한 암군을 바라보면 왜 주왕산이 설악산 및 월출산과 더불어 남한의 3대암산인지 이해하게 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병풍바위(좌)와 급수대의 위용(우)
전망대를 내려와 조금 더 가면 좌측에 주왕암(周王庵)입니다. 이 암자는 대전사와 같은 시기인 신라 때 창건된 것으로, 주왕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그 뒤쪽 협곡에는 주왕굴이 있습니다. 이 굴은 주왕이 마장군의 공격을 피하여 은거하다가 마장군의 군사가 쏜 화살을 맞아 애절하게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말이 굴이지 그 깊이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50여 미터나 되는 절벽의 하단에 위치해 있어 우기에 물이 떨어지면 매우 시원할 것입니다.
주왕암
주왕굴
주왕암에서 대전사까지의 거리는 1.7km입니다. 주방계곡에는 수달래가 곱게 피어 있어 청송군에서는 수달래 축제(2009. 5. 2∼5.3)를 개최합니다. 그러나 개화시기가 맞지 않는지 아니면 가뭄 탓인지 수달래는 간간이 보일 뿐이어서 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다른 지방에서는 철쭉(산철쭉)이라고 하는 꽃을 여기서만 유독 수달래라고 부르는 이유도 역시 주왕과 관련이 있습니다. 위에서 주왕이 마장군 군사의 화살을 맞고 죽었다고 했습니다. 이 때 그의 피가 냇물에 섞여 붉게 흘러 내렸는데, 그 이듬해부터 이제까지 보지 못하던 꽃이 피기 시작했으며, 사람들은 주왕의 피가 꽃이 되어 핀 것이라고 해서 수단화(壽斷花) 또는 수달래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등산로에 심어놓은 놓은 수달래를 보면 우리가 흔히 보는 철죽(산철죽) 및 연산홍(왜철쭉)과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요즈음은 워낙 변종이 많아 이들을 구분하는 것은 거의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달래
드디어 대전사에 도착합니다. 천년고찰 대전사의 경내는 그 전각보다도 오히려 주왕산을 상징하는 뫼산(山)자 형태의 기암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것으로 더욱 유명합니다.
대전사와 기암
대전사입구에는 과거 무질서하던 음식점과 판매점을 깨끗이 정비하여 참으로 보기가 좋습니다. 북한산 송추계곡의 어지러운 모습도 이런 방식으로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달래 축제를 하루 앞두고 준비가 한창인 기운데 대형고무풍선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수달래축제를 알리는 고무풍선
주왕산의 주왕계곡은 그 경관이 아름다워 대한민국 명승 제11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몇 갈래의 등산로가 있어 자신의 체력에 따라 선택하여 답사할 수 있습니다. 주왕산은 설악산 및 월출산과 함께 대한민국 3대암산의 하나입니다. 제1폭포주변의 바위협곡, 전망대에서 바라본 암봉의 절경, 그리고 대전사에서 기암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감동은 오래오래 간직될 것입니다. 끝으로 오늘 산행을 하면서 만난 야생화를 소개하면서 산행후기를 마칩니다.
꽃이름(?)
금낭화
벌깨덩굴
(큰)구슬봉이
얼레지
각시붓꽃
양지꽃
줄딸기(덩굴딸기)
매발톱꽃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5월 1일 (금요일)
△ 등산 코스 : 절골탐방센터-절골-대문다리-가메봉-후리메기삼거리-주방천-제3폭포(왕복)
-제2폭포(왕복)-제1폭포-주왕암-주왕굴-대전사-주차장
△ 산행 거리 : 14km
△ 소요 시간 : 4시간 45분
△ 등산 안내 : 피닉스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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