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가평읍과 북면 및 하면에 소재한 연인산(戀人山)은 가평군이 그 동안 우목봉으로 불리어 오던 산을 1999년 "연인산"으로 고치고 철쭉제를 시작하면서부터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산입니다. 글쓴이는 이미 몇 년 전 겨울 연인산을 답사했으나 철쭉제를 한다고 해서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서울지하철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시외버스(1330-2번/청량리-가평)는 약 1시간 30분만에 가평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해 산행들머리인 백둔리행사장으로 이동합니다. 가평군은 오늘 하루 제10회 연인산자연생태축제를 개최하므로 무료셔틀버스를 운행중입니다.
우리가 행사장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반경이었는데, 이곳에는 수많은 관광버스만 줄지어 서 있을 뿐 사람들은 모두 연인산으로 올라가 축제장은 이외로 썰렁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부녀회에서는 방문객들에게 잔치국수를 대접해 우리도 국수 한 그릇을 게눈 감추듯 하고는 등산로로 접어듭니다.
썰렁한 축제장
연인교를 건너 좌측으로 들어갑니다. 도로를 따라가다가 등산로 안내문을 보고는 직진합니다. 곧 이어 완만한 능선도 잠시 가파른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등산로가 장난이 아닙니다. 하루 전 내린 비로 인하여 완전히 흙투성이의 진창이 된 것입니다. 등산 지팡이도 없고 등산 경험도 많지 않은 사람들은 미끄러운 길에서 큰 고생을 합니다. 바로 지척에서 미끄러지는 사람을 봅니다.
금낭화
암반 계곡
소망능선에 도착하자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한기를 느껴 윗도리를 꺼내 입습니다. 고도를 점점 높일수록 연분홍 철쭉이 보이지만 짙은 안개로 인하여 꽃의 색상마저 구분이 안될 지경입니다. 그래도 간혹 보이는 아름다운 철쭉은 철쭉제를 개최할 정도로 개체수가 많음을 확인시켜줍니다.
안개로 인해 철쭉이 잘 보이지않는 모습
화사한 연분홍 철쭉
짙은 안개
드디어 연인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에는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 연인산"이라는 대형표석이 서 있는데, 모두들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아우성이라서 인물 없는 사진도 찍지 못할 지경입니다.
연인산 정상의 인파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
아쉽게도 사위는 짙은 안개구름으로 인하여 몇 미터 앞도 전혀 보이지 아니합니다. 북쪽으로는 명지산(1,267m)이, 북서쪽으로는 청계산(849m), 그리고 서쪽으로는 운악산(936m)이 있을 것이지만 현재 보이는 것이라고는 안개구름뿐입니다. 더욱이 비마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합니다. 활짝 핀 철쭉이 빗물을 머금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기보다는 처량해 보이는 것은 비가 오는 날의 산행을 싫어하는 성격 탓입니다.
붉은병꽃 나무
멋진 철쭉
정상에서 오래 머물지도 못한 채 다시 뒤돌아 섭니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이제는 장수능선으로 진행합니다. 짙은 안개 속에 비로 맞으면서 걸으려니 신명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안개 낀 나무숲 사이로 신선이 나타날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역서 찍은 사진이 볼만합니다.
철쭉 군락지
보이지 않는 하늘
안개속을 걷는 사람들
장수봉을 지나니 삼각점이 보이는데, 지도상으로 표기한 송학산(705m)입니다. 그러나 <월간 산>에서 발행한 지도에 의하면 송학산은 독립된 산으로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장수고개에 도착해 좌측으로 하산합니다. 장수폭포까지 등산로는 임도입니다. 하늘을 향해 뻗은 낙엽송지대를 지납니다. 빗방울이 점점 가늘어지더니 장수폭포에 도착하자 드디어 비가 그칩니다.
안개와 비가 걷히기 사작하는 모습
울창한 낙엽송 지대
전원주택
녹색의 향연
다리의 좌측에 보이는 폭포가 장수폭포인지는 안내문이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출발했던 축제장에서는 한창 이벤트가 진행중입니다. 시간은 오후 세시경인데, 대기중인 무료셔틀버스는 오후 4시 이후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더욱이 유료인 군내버스는 오후 6시 이후에 운행된다고 합니다. 어찌 가평으로 나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택시 한 대가 들어옵니다.
장수폭포(?)
잽싸게 택시를 잡아 3명이 승차하여 가평으로 갑니다. 택시는 목동버스터미널에 정차합니다. 택시운전자는 가평까지 가려면 요금이 더 나온다며, 이곳에서 대기중인 청량리행 버스(1330-3번/목동-청량리)를 타라고 일러줍니다. 택시요금을 절약하게 되었다고 좋아한 것도 잠시 대기중인 서울행 버스가 출발하려면 무려 45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차라리 아까 택시로 가평터미너널까지 갔더라면 매 30분마다 서울행버스가 있어 좀더 빨리 상경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지의 버스운행시각을 모르니 이래저래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당초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오전에는 흐리고 오후부터는 맑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후 2시까지 비가 내렸으니 모두들 기상청을 원망합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기상상태를 정확히 예보하는 깃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몇 시간 앞은 제대로 예측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만 내리지 아니하고 날씨만 개였다면 참 좋은 산행이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여 매우 아쉽습니다. 연인산 주변에는 매봉, 칼봉산, 깃대봉, 백둔봉, 노적봉(구나무산), 옥녀봉 등이 있으니 앞으로 기회가 되면 몇 차례 더 찾아야 할 곳입니다. 다만 좋은 날씨를 선택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5월 17일 (일)
△ 등산 코스 : 연인교 축제장-장수폭포-소망능선-연인산 정상-장수능선-장수봉-송학산-장수고개
-장수폭포-연인교축제장
△ 소요 시간 : 4시간 10분
△ 등산 안내 : 백두산악회(관악)
등산지도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강원도 수리봉 산행 (15) | 2009.06.20 |
---|---|
주변의 산들이 춤추는 신선봉과 마패봉 (18) | 2009.06.12 |
신선봉 정상에서 신선놀음하는 부부등산객 (19) | 2009.06.09 |
남이섬 동쪽에 솟은 춘천 새덕산 (7) | 2009.06.05 |
아미산-보령호담수로 부각된 호숫가 명산 (16) | 2009.05.27 |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백이산 (17) | 2009.05.16 |
제비봉능선에서 바라본 충주호의 절경 (13) | 2009.05.12 |
폭포와 바위, 그리고 협곡이 있는 주왕산 (17) | 2009.05.09 |
청송 주왕산이 남한의 3대암산인 까닭은? (18) | 2009.05.07 |
주왕산을 상징하는 기암(旗巖)의 위용 (21) | 2009.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