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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산(972m)은 강원도 정선군 낙동2리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웅장한 산입니다. 일명 수양산이라고 하며, 충의의 대명사인 백이숙제의 이름을 딴 산입니다. 

옛날 천지가 창조되고 다시 아주 오랜 억겁을 지나 세상에 홍수가 나서 모두가 물에 잠겼는데도 불구하고 오직 이 산의 꼭대기만이 감투만큼만 물위에 솟아 있다하여 이 산의 상봉을 "감투봉"또는 "감태봉"이라고 했습니다.

또 홍수 뒤에 이 산에 가보니 뱃조각이 걸려 있어 처음에는 "배이산"이라 불렀고, 그 뒤 배이산이 와전되어 백이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백이산은 거칠현과 인접하고 있습니다. 칠현(七賢)은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개국하자 마지막 임금을 모셨던 충신들 중에서 망국의 한을 품고 두문동으로 피신했다가 두문동보다 더 깊숙하고 은밀한 백이산 아래로 숨어 들어온 7명의 충신을 말합니다. 그래서 거칠현이라는 지명이 생겼는데, 7명의 충신이 고사리를 뜯던 장소가 바로 백이산이었으며, 이들의 고사리 캐는 구슬픈 노래 소리는 마을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번져나가 정선아리랑 가락으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자료 : "한국의 산천"에서 발췌인용) 

안내산악회를 따라 백이산 등산을 나섰습니다. 정상시각보다 출발시각을 30분 앞당기는 바람에 새벽 5시 20분 집을 나와 첫 지하철을 탑니다. 그런데 일요일 새벽부터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지하철 천호역에서 7시에 출발한 등산버스는 3시간 30분만에 산행들머리인 낙동교에 도착합니다. 정선 남면에서 좌측으로 59번 국도를 조금 따라간 지점입니다. 제천에서 동쪽으로 뻗은 고속국도급 38번 국도가 영월을 지나 제천까지 개통되어 이동시간이 무려 1시간 가량 단축된 것입니다.

낙동교에서 바라본 북쪽 조망 


다리를 건너가니 선평역입니다. 이 역은 정선선 철도의 간이역입니다. 역을 통과해 우측에서 바로 좌측의 숲 속으로 들어섭니다. 남쪽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오를 때만 해도 발걸음이 매우 가볍습니다. 그런데 경사가 급한 오르막에 다다르자 힘든 여정이 시작됩니다. 등산지도에 절벽길(위험)이라고 표시한 곳이 시작된 것입니다.

정선선 선평역(간이역)

정선선 철도
 
능선에서 바라본 북쪽 조망


사실 잘 알려진 등산로의 암릉길은 안전시설이 정비되어 있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도봉산 포대능선을 상상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오지의 산일 경우 전혀 안전시설이 없기에 만일 실수라도 하는 경우는 그냥 황천길입니다. 약간 과장된 표현이지만 이런 험한 길이 계속 나타납니다.

중간 중간에 동쪽으로 조망이 터집니다. 그러나 인접한 산의 이름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길섶에 화사하게 피어 있는 연분홍철쭉이 길손을 맞이합니다. 감투봉을 지나 산허리를 돌아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오르니 백이산 정상(972m)입니다. 정상에는 두 개의 돌탑이 서 있지만 표석이나 이정표는 없습니다. 차라리 돌탑을 쌓는 그 정성으로 이정표나 표석을 세웠더라면 등산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연분홍 철쭉


가야할 백이산 정상

백이산 정상의 돌탑


정상에 서니 동쪽의 훤히 트입니다. 동쪽의 산 아래에는 광산지역임을 알리는 건물과 채굴흔적이 보이고, 동남쪽으로 지억산(1,117m)과 억새로 이름난 민둥산(1,119m)이 늘어서 있습니다.

백이산의 동쪽 조망/광산이 보임

백이산 동남쪽 조망/민둥산 방향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직진하다가 이정표를 보고 우측의 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사람들은 나물을 뜯느라고 분주하지만 글쓴이는 야생화를 만나는 즐거움으로 대신합니다. 나물은 종류가 매우 다양할 뿐만 아니라 행여나 잘못 채취하여 독초를 선택할 겨우 인체에 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하산하여 현지주민들이 뜯은 나물을 구입하는 게 속이 편합니다. 물론 실제로 나물을 채취하는 쏠쏠한 재미는 맛보지 못하겠지요.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단청이 되지 않은 운암사가 숨어 있습니다. 암자 앞의 연등이 햇볕을 받아 흡사 속에 불을 밝힌 듯 합니다. 동남천을 건너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남천은 오지임에도 불구하고 가뭄으로 인하여 이끼가 끼어 있는 모습입니다. 청정지역이어야  할 이런 곳까지 오염된 생활하수가 흐르는 탓입니다.

암자

연등

동남천


동남천


길섶에는 백이산을 안내하는 지도와 사진이 게재된 대형 안내문이 서 있습니다. 양지마을에서는 백이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등산로를 개설하고, 매년 5월 산나물 축제를 마을 자체적으로 개최하고 있다고 합니다. 끝으로 오늘 산행 중 만난 10여종의 야생화를 소개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잘 눈에 뜨이지 않은 윤판나물을 발견한 것은 큰 기쁨입니다.

 윤판나물

 피나물


 홀아비꽃대


 미나리냉이


 전호


 산괴불주머니


 큰구슬봉이


각시붓꽃


 벌깨덩굴


 민들레


 애기똥풀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5월 10일 (일요일)
△ 등산 코스 : 낙동삼거리-선평역-남북능선-암릉지대-감투봉-삼거리갈림길-백이산 정상-삼거리갈림길
                        -운암사-동남천 개미들 산책로(양지마을)

△ 등산 거리 : 약 8km
△ 소요 시간 : 3시간 50분
△ 등산 안내 : 산이 좋은 사람들

                           (자료출처 : 부천산노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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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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