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신선봉이라는 이름의 산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북설악의 신선봉(1,204m)입니다. 충북에도 이름난 두 개의 신선봉이 있습니다. 하나는 금수산 인근 미인봉과 연계된 제천의 신선봉(845m)입니다. 다른 하나는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마패봉(마역봉) 서쪽에 자리 잡은 괴산의 신선봉(967m)입니다.
이번에 글쓴이는 괴산의 신선봉에 올랐습니다. 정상에 서면 동남쪽으로 마패봉, 부봉, 주흘산의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만수산과 북바위산 및 박쥐봉 뒤로 월악산의 영봉이 우뚝합니다. 남쪽으로는 조령산을 비롯한 백두대간의 산들이 춤을 춥니다.
신선봉 정상표석
북쪽으로 본 월악산
신선봉 정상은 암봉입니다. 정상표석은 암봉의 남쪽 아래에 세워져 있어 표석을 배경으로 멋진 풍경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암봉 위에서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에 넋을 잃고 있는데 부부등산객이 올라오더니 암봉의 끝으로 갑니다. 이들은 배낭을 내려놓고 그곳에 앉습니다. 아마도 간식을 먹으려나 봅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부봉과 주흘산
그런데 잠시 후 보니 양산을 펼쳤습니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양산 속에 감추어진 두 남녀의 모습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바로 신선봉에 올라 신선놀음에 빠진 것처럼 보입니다. 이들은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를 즐기면서 알콩달콩한 부부사랑을 확인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참 후 글쓴이는 자리를 털고 일어섭니다. 그러나 양산 속의 부부는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듯 그대로 있습니다.(2009. 6. 6)
가까이 보이는 산은 마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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