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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봉(960m)은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서석면 경계에 위치한 산입니다. 서쪽으로는 대학산(876m), 남서쪽으로는 발교산(998m)과 병무산(920m), 그리고 동쪽으로는 운무산(980m)이 솟아 있습니다. 대학산에서 수리산을 거쳐 운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한강기맥이 지나가는 능선입니다.


홍천에서 444번 지방도로를 타고 동진하던 등산버스는 물골입구에 정차합니다. 그러나 이정표가 전혀 없어 실제로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 계곡이 정확하게 물골인지 부정확합니다. 홍천국유림관리소장의 국유림 사용허가지와 입산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계곡을 들어섭니다.

등산로 입구


짙은 안개가 끼어 있는 등산로는 부슬부슬 내리는 비로 인하여 더욱 신비스러운 기운이 넘치는 듯 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만에 동서로 이어진 한강기맥의 주능선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서쪽방향으로 약 20분만 가면 대학산(876m) 정상이라는 산악회 관계자의 말을 믿고 우측으로 진행하였으나 헬기장이 나타난 후 계속 내리막으로 연결됩니다.

박 새

비와 안개


삼거리에서 출발한 후 20분이 지난 시각, 대학산에서 오는 등산객을 만나 확인해 보니 대학산까지는 다시 20분을 더 가야 한다기에 결국은 포기하고 되돌아옵니다. 아까 삼거리에서 대학산까지는 편도 40분, 왕복 1시간 20분 거리였던 것입니다. 일행들은 처음부터 대학산을 포기하였기에 글쓴이를 포함한 2명만이 40분간의 시간을 허비하고 맙니다.


삼거리로 되돌아와 천남성과 민백미꽃을 카메라에 담고는 비 내리는 길을 터벅터벅 걷습니다. 등산로는 우측으로 심하게 꾸부러졌다가 다시 좌측으로 휘어집니다. 등산을 시작한지 약 4시간만에 수리봉(960m)에 도착합니다. 정상에는 삼각점만 있을 뿐 아무런 이정표도 없고 조망도 전혀 아니 됩니다. 

천남성

민백미꽃


자욱한 안개


지금까지 비가 조금씩 내리고 짙은 안개로 인하여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었는데, 수리봉을 지나자 우측으로 약간의 조망이 터집니다. 아마도 서쪽의 발교산 능선인 듯 합니다. 수리봉에서는 능선이 남쪽으로 연결됩니다. 간간이 매우 까다로운 구간이 나타나지만 아무런 안전시설이 없습니다. 가파른 바위 협곡사이로 난 길을 올라 714봉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발교산 능선

안개 걷힌 숲 


이곳에 서니 처음으로 북쪽의 조망이 터집니다. 비가 그쳐 산그리메가 비교적 선명하지만 어떤 산인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급경사를 내려온 길은 하염없이 동쪽으로 이어지다가 569봉에서 우측으로 돌아 먼드래재에 도착합니다.

지나온 수리봉



먼드래재


이곳은 19번 국도가 지나가는 해발 466m 고갯마루입니다. 지나온 수리봉 5.2km, 동쪽 운무산 6.2km 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이 이정표는 횡성군에서 세운 것인데, 오늘 산행을 하며 처음 본 이정표입니다. 고갯마루에는 백일홍, 루드베키아, 꿀풀, 불두화 같은 야생화가 자라고 있어 그나마 길손의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먼드래재 이정표

백일홍

루드베키아

꿀풀

불두화    
 

수리봉은 산경표에도 나와 있는 독립된 산임에도 관할 행정당국이나 지역산악회에서 정상 표석이나 이정표 하나 만들어 세워놓지 아니한 무성의가 한심합니다. 사실 오늘은 인근 발교산과 봉명폭포를 답사하기 위해 집을 나섰으나 중간에 계획이 변경되어 본의 아니게 한강기맥코스를 종주했습니다.


산꾼들은 국토의 대동맥인 백두대간과 정맥을 답사한 후 기맥을 찾는데, 이토록 힘든 일을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명산보다 등산로가 불분명하고 중간에 탈출로가 없으며, 구간거리가 상당히 길기 때문입니다. 오늘만 해도 6시간 35분 동안 걸었습니다. 하산하고 나니 하늘이 개여 우주의 날씨를 관장하는 분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하루였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6월 14일 (일)
△ 등산 코스 : 물골-주능선 삼거리-935봉-수리봉-714봉-먼드래재
△ 소요 시간 : 6시간 35분
△ 산행 안내 : 뫼솔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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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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