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 전쟁당시 혈전이 벌어졌던 유학산
경북 칠곡군 가산면 및 석적면에 동서로 길게 병풍처럼 쭉 뻗어있는 유학산(해발839m)은 서남쪽 산중턱에 깎아지른 듯한 웅대한 바위절벽이 정상까지 솟아있고, 절벽 밑에서 고개를 들면 까마득히 보이는 정상이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데 그 높이가 어른의 키로 50질이 된다고하여 쉰질바위라고 하며, 학(鶴)이 노닐던 곳이라하여 "학바위"라고도 합니다.
지금은 평화롭게 보이는 유학산(遊鶴山)은 6.25한국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를 가장 치열하게 치른 곳이기도 합니다. 한 여름 폭염아래 수십여 차례나 피의 탈환전이 벌어져 파아간에 수 만 명에 이르는 젊고 고귀한 생명의 희생을 가져온 곳입니다.
유학산 휴게소에는 도봉사 표석과 "유학산 6.25격전지 순례탐사로 안내도"가 반겨줍니다.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도봉사이지만 우측의 소로로 접어듭니다. 지팡이를 든 산신이 내려다보는 메마른 약수터를 지나자 좌측으로 굽어지자 너덜지대입니다. 여기서 너덜을 밟고 위로 올랐는데 등산로가 사라지고 맙니다.
너덜지대
길 없는 길을 한참 헤맨 끝에 암벽아래의 등산로로 연결됩니다. 아마도 여기가 학바위인 듯 합니다. 그러나 고개를 들면 거대한 암벽만 보일 뿐이지만 바위의 튀어나온 부문이 학의 부리 또는 사람의 코처럼 보입니다.
학바위
삼거리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내려서면 유학사이지만 우측으로 오릅니다. 조망대에 오르니 저 멀리 구미의 금오산이 우뚝하고 야간의 운무가 낀 풍경이 한 폭의 수묵화를 방불케 합니다. 능선 삼거리 우측에는 통신철탑 뿐이어서 일부러 가볼 필요는 없습니다. 좌측으로 가면 팔각정(유학정)이 있는 정상입니다.
우측 사람 뒤로 보이는 산은 금오산
유학정
정상에는 잘 정비된 유학산 등산아내도만 있을 뿐 정상 표석은 없습니다. 한가지 유감스러운 점은 먼저 온 산악회 사람들이 시산제를 지내는지 등산안내도 아래 현수막을 걸어놓고 그 주위에 진을 치고 앉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인근 헬기장의 돌탑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는데 유학산 능선은 6.25 한국전쟁당시 주야간 주인이 아홉 차례나 바뀌는 치열한 전투를 치렀던 곳입니다.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걸어가니 우측 경사면에 가산 골프장이 보입니다. 일요일지만 여러 홀들이 비어있는 깃을 보니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적은 듯 합니다.
가산 골프장
▲ 바다가 융기하여 산으로 변한 천생산
도로로 내려와 왼쪽에 낚시터로 운영되는 저수지를 끼고 가다가 맞은 편 버스정류소에서 산으로 들어섭니다. 임도를 따라가다가 좌측으로 서서히 오르니 묘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만 길이 없어집니다. 위 오른쪽으로 길 없는 길을 가니 다시 묘지에 도착했는데 없어졌던 정상적인 등산로가 나타납니다. 중간에 길을 잘 못 접어든 것입니다.
저수지
묘지
능선을 따라 가다가 좌측으로 산허리를 돌아가는데 바다 속에서 볼 수 있는 구멍이 뚫린 바위가 무릴 지어 있습니다. 오래 전 바다였던 곳이 융기하여 지금은 산으로 변한 게 분명한 증거입니다.
원래 바다였던 해암
가파른 철 계단을 오르니 천생산(407m) 정상입니다.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천생산은 동쪽에서 보면 하늘 천(天)자로 보이고 정상이 일자봉으로 생김새가 특이하여 하늘이 내려놓은 산이라 해서 이런 이름으로 불리어집니다.
정상에는 천생산성이라는 표석만 있을 뿐 산의 표석은 없습니다. 현지의 안내석을 보니 이 산성은 신라를 창건한 박혁거세가 축성하고 홍의장군 곽재우가 보수하였으며, 임진왜란 당시 홍의장군이 왜군을 물리친 호국의 명산입니다.
지나온 유학산
가파른 철 계단을 다시 내려와 부지런히 하산하니 천룡사입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부처님상이 더욱 인자해 보입니다. 소류지 밑 주차장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하늘에는 새하얀 새털구름이 둥둥 떠다닙니다.
새털구름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2월 7일 (일)
△ 등산 코스 : 유학산 휴게소-학바위 아래-유학사 삼거리-유학산-북쪽능선-사각지-천생산능선
-철계단-천생산-천룡사-주차장
△ 소요 시간 : 4시간 40분
△ 등산 안내 : 산악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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