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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산 비로봉 

  바람서리꽃



강원도 홍천과 평창의 경계에 위치한 국립공원 오대산은 예로부터 삼신산(금강산, 지리산, 한라산)과 더불어 국내 제일의 명산으로 꼽던 성산입니다. 오대산은 일찍이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 이래로 1,300년 이상 문수보살이 1만의 권속을 거느리고 늘 설법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왔으며, 오대(동대, 서대, 남대, 북대, 중대)에는 각각 1만의 보살이 상주하고 있어 문수신앙의 본산으로, 5만보살이 상주하는 불교의 오대성지로 알려져 있습니다.(자료 : 오대산 홈페이지)

오대산은 봉우리 사이를 잇는 능선의 경사가 완만하고 평탄한 토산으로서, 비로봉(1,563m)을 주봉으로 동대산(1,434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동쪽으로 따로 떨어져 나온 노인봉(1,338m) 아래로는 천하의 절경 소금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오대산 중에서도 상왕봉과 비로봉 거쳐 상원사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산행입니다. 글쓴이는 이미 몇 년 전 오대산을 다녀왔지만 이번엔 상원사 적멸보궁을 답사하기 위해 산행에 동참합니다.

상원사 주차장에서 미륵암(북대사) 갈림길까지의 거리는 4.7km이지만 넓은 임도가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그러나 북대사 삼거리에 도착하자 휘몰아치는 강풍에 완전무장을 합니다. 안면마스크까지 착용해 추위를 방비했지만 문제는 손입니다. 손 시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벙어리장갑이 최선이지만 이 장갑을 끼면 카메라셔터를 누를 수 없습니다. 겨울산행을 하면서 설경사진을 찍는 일은 한 마디로 고역입니다. 손가락장갑을 착용하더라도 너무 두꺼우면 둔감하여 셔터조작이 불가능하므로 언제나 좀 얇은 장갑을 끼니 죽을 지경이지요.

 북대사 삼거리

 

이번에도 무려 두 개의 장갑을 겹쳐 끼었지만 능선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에 기온이 내려가 손이 그냥 얼어버립니다. 그동안 기승을 부리던 강추위가 다소 누그러졌다고는 하지만 해발 13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은 그 기세가 정말 대단합니다.

두로령 갈림길에서 부지런히 오르니 상왕봉(1,491m)입니다. 정상에는 큰 표석과 돌탑이 세워져 있는 가운데, 한 쪽에 세워진 국립공원안내도가 눈(雪)을 머금고 있습니다. 정상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지만 날씨가 흐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상왕봉

 국립공원 안내도


 

상왕봉에서 비로봉까지의 거리는 2.3km인데 완만한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구간입니다. 주목과 같은 침엽수에는 눈이 쌓여 있고 고도를 높일수록 상고대가 맺히기 시작합니다. 바람서리꽃이라고 불리는 상고대는 세찬 바람에 서리(霜)가 맺혀 꼭 눈꽃처럼 보이는 자연현상입니다. 

 눈 길


 

헬기장을 지나가니 가야할 비로봉이 희뿌연 안개구름에 휩싸여 있습니다.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강풍이 불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바람서리꽃은 더욱 화사하게 피어 있습니다. 상왕봉과 비교할 때 비로봉은 겨우 해발이 약 70m정도 높음에도 불구하고 적설량과 맺힌 상고대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나뭇가지에 맺힌 상고대는 방금 눈이 내린 것처럼 보입니다. 

                                         주목


 침엽수와 눈


 휘몰아치는 강풍


 바람서리꽃


바람서리꽃  


드디어 비로봉 정상(1,563m)입니다. 순간적으로 안개구름이 걷히자 동쪽으로 오대산 노인봉과 황병산의 정상에 쌓인 흰 눈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북동쪽으로 지나온 능선이 부드럽게 드러누워 있습니다.


 비로봉 정상

 지나온 능선


 동쪽의 노인봉 능선 


  

정상을 뒤로하고 상원사원방면으로 하산합니다. 엄청난 내리막이 적멸보궁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상원사 적멸보궁은 불상 대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입니다. 이정표를 보고 약 50m 계단을 오르면 적멸보궁입니다.

 눈길


 적멸보궁

 
적멸보궁에서 중대암의 비로전까지는 길이 매우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비로전 아래 건물은 가파른 경사에 축대를 쌓고 사찰의 건축물을 조성한 게 매우 특이합니다. 여기서 직진하여 좁은 산길을 걸어 나오면 상원사입니다. 상원사는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성덕왕 23년(724) 자장(慈藏)이 지었다고 합니다. 

 중대암 비로전


 상원사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파가 밀리는 소백산과 태백산을 피해 한적한 오대산의 능선에서 칼바람도 맞아보고 또 환상적인 바람서리꽃도 감상했습니다. 다만 산악회에서는 산행 후 평창의 송어축제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너무 서두는 바람에 적멸보궁과 중대암 및 상원사는 차분히 둘러보지 못하고 주마간산 격으로 힐끗 보면서 하산한 게 못내 아쉽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1월 24일 (일)
△ 등산 코스 : 상원사주차장-임도-북대사갈림길-두로봉삼거리-상왕봉-비로봉-적멸보궁-중대암-상원사-주차장
△ 산행 거리 : 11.6km
△ 소요 시간 : 4시간 25분
△ 등산 안내 : 산노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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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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