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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봉산 1봉

 팔봉산 정상의 암릉


 팔봉산 정상 

 

우리나라에는 팔봉산이라는 이름의 명산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강원도 홍천 소재 팔봉산(302m)으로 산림청선정 100대 명산에 포함된 산입니다. 다른 하나는 충남 서산의 팔봉산(362m)입니다. 두 산 모두 산의 높이는 낮고 규모는 작으나 아찔한 암릉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산행이 상당히 까다로우면서도 아기자기한 등산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산입니다.

서산 팔봉산(361.5m)은 홍성 용봉산(381m)과 함께 산의 기준을 높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비록 해발고도가 400m도 안 되지만, 사방이 야트막한 산과 구릉으로 이루어진 상태에서 힘차게 솟아오른 암릉을 형성하고 있어 조망이 뛰어납니다. 불꽃처럼 화려하게 솟구친 암릉을 오르내리는 사이 눈에 들어오는 태안반도 일원의 풍광은 풍경화나 다름없습니다.

홍천의 팔봉산은 여덟 개의 봉우리가 모두 암릉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서산의 팔봉산은 1봉에서 정상인 3봉까지가 하이라이트이며, 4봉부터 8봉까지는 그냥 밋밋한 봉우리입니다. 

서해안고속국도 서산 IC를 빠져 나온 등산버스는 32번 국도를 타고 서산을 지나 605번 지방도로로 들어서 팔봉면 양길2리에 정차합니다. 주차장에는 이미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주차되어 있어 등산로가 혼잡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양길2리 팔봉산가든 주차장에는 "푸른 바다와 만나는 곳, 팔봉산"이라는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팔봉산을 바라보면 좌측에 1봉 그리고 우측에는 정상인 3봉이 보입니다.   

 팔봉산 사진

 가야할 팔봉산

 

주차장 끝 등산로입구에는 "팔봉산 등산안내도"가 걸려 있는데, 일반적으로 평면도를 이용하여 그리는 대신 항공촬영을 한 사진에 등산로를 그려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한 점이 이채롭습니다.


 팔봉산 등산안내도


 

등산로 변에는 현지 아낙네들이 산에서 나는 각종 야채를 팔고 있네요. 아름드리 소나무가 빼곡한 숲 사이로 조성된 산길을 걸어가노라면 널찍한 쉼터인데, 이곳에는 "萬歲八峰"(만세팔봉)을 새긴 빗돌이 서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가파른 산길을 조금 오르면 주능선 안부입니다. 좌측으로 조금 올라가면 1봉이지만 사람들은 그냥 우측의 2봉으로 올라갑니다. 팔봉산에 왔으면 1봉은 반드시 올라야 합니다. 이곳에서 올라야 2봉 오름길의 아찔한 철계단과 거침없는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봉오름길의 철계단

 서해바다 


 

1봉에서는 무엇보다도 통천문 같은 하늘문(호랑이 굴)을 통과해야 합니다. 워낙 바위틈이 좁아 배낭은 벗어두고 들어가면 좋습니다. 몸이 호리호리한 글쓴이도 옆으로 돌려서야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이니 뚱뚱하거나 배가 나온 사람은 아무래도 포기하는 게 상책입니다.   

                                     좁은 하늘문(호랑이굴)  

1봉을 내려와 2봉을 오릅니다. 가파른 오르막에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2봉을 오르며 뒤돌아본 1봉의 바위봉우리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팔봉산 1봉
 

2봉은 매우 넓은 범위에 걸쳐 있지만 여러 가지 형상의 기암은 눈을 즐겁게 합니다. 돌고래의 머리 및 코끼리의 코와 같은 형상의 바위도 있고, 칼로 무우를 자른 듯한 바위도 보입니다. 길가의 돌에는 사람들이 해태상처럼 눈과 코와 입을 조각해 놓았습니다. 참으로 할 일이 없는 사람 같습니다. 아니면 호기심이 매우 많은 국민이 이런 조각품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봉 뒤로 보이는 서해바다


 돌고래머리바위


                                      코끼리 코 바위

 칼날 바위


 해태상 바위 (위 4개의 바위 이름은 글쓴이가 붙인 것임)    
    

 
3봉 오름길에 지체가 시작됩니다. 지난 겨울 남덕유산 산행을 갔을 때는 등산로가 거의 움직이지 않아 많은 고생을 했는데 오늘은 얼마 지나자 않아 지체가 풀립니다. 이곳에도 통천문 같은 바위가 있지만 1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줄지어 선 등산객들


 통천문 바위


철계단을 올라 구름다리를 건너면 좌측에 너럭바위가 있는데 반드시 이곳에 들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 너럭바위에 서면 정상을 비롯하여 사방으로 조망이 매우 좋기 때문입니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곳에 들리라고 권유했더니 바로 눈앞의 정상에 오르면 다 볼 수 있을 텐데 뭐 하러 오르느냐며 거부합니다. 그런데 막상 정상에 오르면 서 있기도 불편하고 또 장소가 너무 협소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조망을 즐길 수가 없습니다.


 정상의 암봉


 

정상은 두 개가 나란히 있는 쌍봉입니다. 첫 번째 봉우리에는 "여기는 정상입니다"라는 매우 어색한 표석이 놓여 있는데 반해, 맞은 편 봉우리에는 "팔봉산 정상"이라는 제대로 만든 표석이 서 있습니다.

                                        정상 표석

 맞은 편 정상


 팔봉산 정상


 시원한 서해바다


 

정상에서 4봉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도 매우 가파릅니다. 보조 철책이 있기는 하지만 겨울에는 상당히 조심해야 할 구간입니다. 여기서부터 8봉까지는 평범한 등산로입니다. 안부엔 이정표가 있지만 봉우리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어 몇 번 째 봉을 지나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사실 4봉에서 8봉까지는 꼭 봉우리 위치를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쉬엄쉬엄 걸으며 팔봉산의 정취를 느끼면 그만입니다.

  3봉 내리막길


 팔봉산 정상의 암릉


 능선의 조망


 

8봉 아래 서태사는 전혀 사찰 같지가 않습니다. 이정표와 전각에 대웅전이라는 현판만 없었더라면 일반주거용 주택모습입니다. 그렇지만 겨울에는 설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하는군요. 꾸부러진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솔숲 지대를 지나니 쉼터주차장입니다.

 서태사


산악회에서는 이곳에서 시산제를 지냅니다. 시산제는 산악회의 발전을 도모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한 기원제입니다. 등반대장은 "미혼남녀는 여기에 절을 해야 처녀총각을 면하게 된다"고 유혹합니다. 돼지머리에 올려지는 세종대왕(1만원권)의 숫자가 늘어나자 시산제도 끝나고 경품추첨을 실시한 후 인근식당으로 들어가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두부찌개로 식사를 합니다. 그동안 오르고 싶었던 팔봉산을 답사하고 나니 속이 후련합니다. 가급적이면 홍천의 팔봉산도 조속히 방문하고 싶습니다.


 시산제 준비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3월 7일 (일)
△ 등산 코스 : 양길2리주차장-주능선 안부-1봉(왕복)-2봉-3봉(정상)-4봉∼8봉-서태사-쉼터주차장
△ 소요 시간 : 3시간 30분
△ 등산 안내 : 산노을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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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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