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군 적성면 소재 맹자산(577m) 및 제천시 금성면 소재 마당재산(661m)은 제천의 동산(896m)과 작성산(771m)의 북쪽에 위치한 아담한 산입니다.
산행 들머리는 82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상원곡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약 100여 미터 동쪽으로 이동하다가 좌측의 상원곡교를 건넙니다. 바로 옆에는 중앙고속국도(55번)가 힘차게 뻗어나가며 만든 굴다리가 보입니다. 밭의 고추는 이제 한창 자라고 있는데 비해 마늘은 이미 수확기가 지났는지 잎이 누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담배밭
마늘밭
마을도로를 조금 걸어가다가 바로 좌측의 숲 속으로 들어섭니다. 뒤돌아보면 고속도로 뒤로 나지막한 산에 안개구름이 드리워져 오늘은 시계가 불량할 것임을 예고합니다. 등산을 시작한지 1시간만에 맹자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정상에는 삼각점은 있지만 정상표석은 없습니다. 한 등산 매니아가 걸어놓은 종이이정표만이 이곳이 정상임을 알려줄 뿐입니다. 능선길을 조금 더 가니 돌에 맹자산(동봉)이라고 글을 써서 놓아두었군요.
뒤돌아 본 상원곡교
볼품 없는 맹자산 정상
맹자산 동봉
북쪽으로 가다가 내려서니 고추밭입니다. 시골 할머니가 김을 매고 있네요. 고추밭 옆에는 담배 밭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담배를 봅니다. 평소 담배를 피워 본적이 없기에 초록의 담배를 보기만 해도 니코틴냄새가 난다는 착각을 할 정도입니다.
안개구름
고추밭
담배밭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좌측으로 들어가니 아담한 집이 한 채 나오는데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철망으로 막아두었군요. 철망 안에는 요즘 유행한다는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이정표도, 주민도 없어 누구에게 길을 물러볼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담배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오랜 옛날 나뭇꾼이 다니던 희미한 길을 찾아 이러 저리 헤맵니다. 잡목은 진로를 가로막고 때로는 얼굴을 스치기도 합니다. 길 없는 길은 이토록 힘든 여정입니다. 자그마한 산봉우리와 산허리를 요리조리 돌아 내려가니 제천시와 단양군의 경계팻말이 있는 82번 지방도로입니다.
아담한 주택
담배밭 과 등산객들
단양군 경계팻말
모내기를 마친 논의 벼가 무럭무럭 자라는 가운데 몇 가구의 마을 집은 전형적인 산촌마을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토끼풀과 노란 꽃을 피우는 돌나물이 길손을 반겨줍니다.
모내기 논
전형적인 산촌마을
토끼풀
마당재산 입구
돌나물
좌측의 등산로도 오릅니다. 묘지 옆에 털중나리가 아름답게 피어 있군요. 여기서 마당재산까지는 정말로 지루하고 재미없는 길입니다. 능선이기는 하지만 잡목으로 인해 조망이 전혀 없고, 바람도 한 점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오르면 오를수록 봉우리만 자꾸 나타납니다.
털중나리
숲 속
점점 무거워 지는 다리를 끌고 오르니 마당재산(661m)입니다. 이곳에는 예상치 않게 충청도를 상징하는 사각형의 오석(烏石)표석이 놓여 있습니다. 등산지도를 보면 맹자산보다도 비중이 낮은 산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정상표석이 있는 것은 관할관청(제천)의 성의와 열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당재산
마당재산에서 남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매우 가파릅니다. 조심조심 내려가다 보니 희미한 갈림길입니다. 우측으로 진행하니 다행이 계곡에 다다릅니다. 계류 옆으로 조성된 길을 따라 가노라면 개망초가 하얀꽃을 피우고 있는 군락지입니다. 밭 옆에는 자동차를 타고 온 몇 사람이 지적도를 펼쳐놓고 주변을 가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부동산에 관심이 있나 봅니다.
둥굴레 군락지
개망초 군락지
숲 길
도로로 나가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달리 다리가 무겁습니다. 걷는 내내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었고, 또 희미한 등산로를 답사하느라 신경을 많이 쓴 탓입니다. 계류에서 땀을 닦으며 육체의 피로를 식힙니다. 그러나 마음만은 더 없이 가볍고 상쾌합니다.
앵두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6월 20일 (일)
△ 등산 코스 : 상원곡교-맹자산-동봉-담배밭-단양제천경계팻말-마당재산-82번도로
△ 소요 시간 : 5시간 30분
△ 산행 안내 : 산악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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