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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잣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강 어라연계곡

 생쥐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강과 금의마을

  

단종애사의 고장인 강원도 영월은 동강과 서강이 합쳐 남한강을 이루며, 이 남한강이 경기도 양평의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만나 한강으로 흘러듭니다. 서강은 영월읍내의 서쪽에 위치하는데, 순한 여성을 상징하는 서강의 잔잔한 물길은 한반도지형인 선암마을과 선돌을 지나 청령포로 굽이칩니다. 이 서강의 모습이 흡사 뱀 같다고 하여 사강(巳江)이라고도 합니다. 반면 영월의 동쪽을 흐르는 동강은 험한 남성을 상징하듯 협곡을 돌고 돕니다.

월간 산(山)은 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산으로 백운산(883m), 계봉(1,028m), 곰봉(1,016m), 고고산(854m), 완택산(916m), 선바위봉(806m), 잣봉(537m), 그리고 능안덕산(804m)을 들고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산은 백룡동굴을 품고 있는 백운산입니다. 그러나 오늘 답사하려는 잣봉은 동강 최대의 비경인 어라연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조망명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올해부터 영월군에서는 잣봉과 장성산(백둔봉, 694m)을 연계하는 등산코스를 개발하고 정비하여 등산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은 먼저 잣봉에 올랐다가 장성산을 거쳐 하산할 계획인데, 산행들머리는 영월읍 거운리 거운교(섭세마을)입니다. 동강탐방안내소를 지나 임도를 따라 들어갑니다. 노변에 피어있는 홑왕원추리가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주네요. 한 구비를 돌아가 나지막한 언덕을 넘어 숲 속으로 들어섭니다. 나무를 속아내는 요란한 전기톱 소리가 고요한 숲 속을 흔들어 놓습니다. 베어낸 잡목을 정리하는 작업인부들의 고충도 매우 클 듯 하군요.

 거운교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잣나무와 노송군락을 지나자 능선에 다다릅니다. 우측으로 동강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어라연 전망대입니다. 그런데 이곳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어라연은 사진에서 보는 모습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모습이 반대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보려면 맞은 편 능안덕산(804m) 능선으로 가야 할 듯 합니다. 그렇지만 강 가운데 솟은 암봉 사이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을 태운 고무보트가 흘러가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입니다. 어라연이란 "고기가 비단결 같이 떠오르는 연못"이라는 뜻이랍니다. 어느 등산객은 이곳의 비경이 우리나라 애국가의 영상에 소개된 곳이라고도 합니다. 

 노송군락

 어라연 안내문


 어라연


 안내도와 반대로 보이는 어라연

 

어라연이란?

영월읍 거운리 동강에 위치하고 있다. 어라연은 일명 삼선암(三仙岩)이라고도 하는데, 옛날 선인들이 내려와 놀던 곳이라고 하여 정자암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강의 상부, 중부, 하부에 3곳의 소(沼)가 형성되어 있고 그 소의 한 가운데에 옥순봉(玉筍峯)을 중심으로 세 개의 봉우리가 물 속에서 솟아있는 형태이다. 푸른 물 속에서 솟아오른 듯한 기암 괴석은 주변의 계곡과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느낌마저 주는 곳이다. 바위 틈새로 솟은 소나무와 다양한 풀들은 맑은 물소리와 어우러져 금강산을 축조해 놓은 모습에 비유되기도 한다.(자료 : 다음 신지식)



전망대에서 조금 더 가니 바로 잣봉(537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표석과 이정표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동강이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두 갈래 길입니다. 장성산으로 가는 길과 어라연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이정표를 보니 어라연까지는 거리가 편도 1km입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어라연을 좀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욕심에 등산객 1명과 함께 어라연으로 내려갑니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이 쉼 없이 이어지니 나중에 되돌아 오를 일이 걱정됩니다.

 잣봉 정상

 어라연 가는 내리막길


먼저 전망대로 갑니다. 전망대에 서니 래프팅용 고무보트가 잔잔한 물살을 가르며 흘려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며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이번에는 강바닥으로 내려섭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냥 강 이외에는 별로 볼게 없습니다. 고무보트들은 전부 저쪽으로 돌아가니 강물만 보일 뿐입니다.

 전망대에서 본 어라연

 래프팅을 즐기는 고무보트들



 동강변에서 본 어라연


 고요히 흐르는 동강 

 

쉼을 고르고는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사위가 어두워지더니 세찬 소나기가 내립니다. 배낭커버를 씌운 후 우의를 꺼내 입고 작은 우산을 쓰고는 힘들여 오릅니다. 사실 오늘 새벽 서울지방에는 소나기 같은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집을 나와 지하철역으로 가면서 바지가 거의 다 젖었지요. 그래도 강원도지방은 비가 그친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출발했는데 여기서 세찬 소나기를 만나다니 정말 이외입니다.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가파른 오르막길, 다리는 천근만근으로 무거운데 한 손에는 스틱을 그리고 다른 손에는 우산을 든 채, 등에는 배낭을 매고 어깨엔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걸치고 있으니 정말 힘들어 죽을 지경입니다. 다행히 조금 후 소나기는 그쳤지만 바지가 다 젖어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었군요. 사실 밑에 내려와 바라본 어라연은 위에서 본 것과 별로 다른 게 없었는데 괜히 생고생만 했습니다. 시간도 무려 1시간 30분을 소모했네요.

잣봉으로 되돌아와 이제는 장성산으로 갑니다. 장성산까지는 거리가 1.5km인데 다리가 무거워서인지 매우 멀어 보입니다. 안부를 지나 계단을 올라도 계속 더 가야합니다. 소나기가 내린 이후 날씨는 매우 좋아졌습니다. 장성산(694m)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군요.

 푸른 숲길

 장성산 정상


 동쪽의 조망


 휴식을 취하는 등산객들


 정상 이정표 


 

장성산에서 북쪽의 쌍쥐바위 전망대를 향해 갑니다. 가파른 흙 길에 소나기마저 내린 후라서 엄청 미끄럽습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엉덩방아를 찧기 십상이네요. 차라리 험한 길보다도 미끄러운 길이 더 위험하고 힘듭니다. 숲 속을 지나 가파른 능선에 오르니 그 오른쪽으로 동강의 모습이 바라보입니다. 고무보트들이 굽이치는 동강 물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네요.
 숲길


 동강과 고무보트


 멋진 노송


드디어 쌍쥐바위 전망대입니다. 강 건너서 병풍바위가 있는 전망대 쪽을 바라보면 그 바위 속에 숨겨진 두 마리의 쥐가 있답니다. 한 마리는 새끼 쥐들에게 젖을 먹이고, 다른 한 마리는 동강의 물을 먹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쌍쥐라고 한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맞은 편으로 가서 이 모습을 확인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습니다.

 쌍쥐바위 전망대 안내문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은 예로부터 비단옷을 입은 것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금의(錦衣)마을 이라고 한다는데, 정말 한 폭의 그림입니다. 그 전에는 매우 조용했을 것 같은 마을이 이제는 동강에서 가장 인기 있는 래프팅 구간인 문산-거운(섭세)간의 출발지가 되어 여름에는 가장 번잡한 마을로 탈바꿈했습니다.

금의마을



 동강과 고무보트들


 전망대 

 

전망대의 급경사를 조심조심 내려옵니다. 다리가 점점 무거워집니다. 어라연계곡을 내려갔던 후유증이 계속되는군요. 문산교 옆 도로변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무리한 산행으로 육신은 피로하지만 산길을 걸으며 어라연의 물길도 보았고, 래프팅의 열기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뜻 깊은 나들이였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7월 25일 (일)
△ 등산 코스 : 거운교 동강안내소-아라연 전망대-잣봉-어라연계곡-잣봉-계단-장성산-생쥐바위 전망대-문산교
△ 소요 시간 : 5시간
△ 산행 안내 : 월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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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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