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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의 후계자 최항(만전) 역의 백도빈 


▲ 망나니 아들에게 권력을 승계하기 위한 세 가지 조치 

무려 30년 동안이나 도방의 주인이 되어 무소불이의 권력을 휘두르던 최우(정보석 분)가 1249년 드디어 사망했습니다. 그가 재임 중 세운 가장 큰 업적은 팔만대장경을 완성했다는 사실입니다. 몽고군이 침입한 와중에서도 전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상징물이 필요하다며 시작한 대장경불사는 이에 동원된 인사들에게 엄청난 인내와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결국 그 대장경은 지금 합천 해인사에 남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우뚝 섰습니다.

최우는 죽기 직전 망나니 아들 만전(백도빈 분)을 위해 세 가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나는 만전의 이름을 최항으로 바꾼 것입니다. 최충헌 이후 최씨무인정권의 지배자들은 최우-최항-최의로 이어졌는데, 만전은 최항으로 개명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최우의 후계자로 거듭났습니다. 최우는 가신들이 모인 장소에서 만전에게 "이제 백성과 황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야 한다. 책임이 크다는 말이다. 가신들은 지금까지 나와 함께 생사를 넘나들었다. 그러니 너를 지켜줄 것이다. 이들을 형처럼 아버지처럼 받들어라! 불신이 생기면 충성하지 않는다. 김준(김주혁 분)을 스승처럼 모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다음 만전의 이름을 최항으로 바꾸고는 "어떠한 경우에도 가신들을 내쳐서는 아니 된다. 벼슬과 목숨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라고 단도리를 한 후 가신들에게도 최항에게 충성을 맹세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최우의 두 번째 조치는 학문이 부족한 최항에게 대제학 2명을 스승으로 붙여준 것입니다. 최양백(박상민 분)과 김준은 최항을 방문했는데 최항은 술이나 한잔하자고 제의해 술상을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이 때 최항의 스승으로 지명된 대제학 2명이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스승으로서 주군에게 인사를 드리려 함이지요. 공부이야기를 꺼내는 스승에게 최항은 술 먹고 노는 것도 공부라며 딱딱한 공부보다 술이나 한잔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스승 중 선인렬(정호근 분) 대제학이 이에 동조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 순간 옆에 있던 김준이 나서 "시강의 첫날 그런 자세를 가지고 스승이라고 할 수 있냐?"고 질책했고, 최항에게도 "합하의 영이니 공부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머쓱해진 최항은 농담한번 했다며 꼬리를 내리는군요. 이 장면을 보더라도 최항이 김준에게 발목이 잡힌 것은 확실합니다.

최우의 세 번 째 조치는 최항의 신분상승을 위해 최온 추밀원사의 딸과 혼인을 시킨 것입니다. 최항에게는 이미 기생출신 아내와 자식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우는 최온과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최온을 불러 최항에게 장인이라며 인사를 시킨 것입니다. 청천벽력 같은 지시에 최온은 박송비(김영필 분)를 찾아가 권력이 싫다며 혼인을 물릴 것을 건의했지만 이는 박송비의 능력 밖의 일입니다. 최온은 딸에게 최항은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되겠지만 소문난 한량이니 각오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딸은 시집을 가고 싶지 않으니 죽게 해 달라고 읍소했지만 아비는 그러면 가문이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한다며 운명을 한탄하라고 달랬습니다.

드디어 최항은 최씨부인과 혼례를 올렸습니다. 첫날밤이 되자 최항은 신부를 박색이라고 구박한 뒤 나이를 묻고는 "나에 대한 기대를 하지말고 조용히 뒷방이나 지키고 살라! 난 자네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한 뒤 술상을 뒤엎고는 나가버립니다. 개망나니 서방을 만나 최씨부인이 얼마나 고통을 당할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장면이로군요.

고종 36년인 1249년 최우는 김준에게 "넌 내 아들이니 최항을 잘 부탁한다"고 말한 뒤, 최항에게는 "네 형제인 김준을 의지하라! 반드시 몽고군을 이겨라! 그리고 대제국을 이루어라!"는 유언을 남기고는 숨을 거둡니다. 최우가 죽자 그의 뒤를 이어 최항이 취임해 도방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습니다.


 


▲ 권좌에 오른 최항이 다짐한 피의 복수

최우의 가신들은 최항에게 가병 500명을 배치하여 호위하고 김준은 그 친위군 대장에 최양백을 임명했습니다. 최항은 이미 최양백이 전라도 쌍봉사로 자신을 데리려 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다음 시강일 대제학 유동은 최항에게 술을 따릅니다. 그러자 최항은 배석한 친위대장 최양백에게 도방의 후원에 미인들이 모여 있냐고 물었습니다. 최양백은 도방행사 또는 나랏일을 위해 20-30명의 여인이 있다고 말하자 최항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한번 구경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준에게는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런 다음 최항은 정색을 하고는 "내가 죽이고 싶은 놈들이 많다. 그동안 나를 멸시하고, 손가락질하고, 고자질한 놈들!"이라고 부르르 떨며 복수심을 불태웁니다. 아마도 제일 처음 손볼 대상으로 전라도 안찰사 및 김경손 장군이겠지요. 앞으로 최항은 필연적으로 김준과 마찰을 일으키겠군요. 이 과정에서 최항의 편에 붙은 최양백이 김준을 배신하게 되는 듯 합니다. 최항의 비위를 맞춰주는 스승 선인렬의 정체도 의심스럽습니다. 

 


▲ 실세가 된 김준, 처음으로 상대방을 겁박해!

전통적으로 도방의 실권자에게 황실에서 벼슬을 내린 듯 정방의 재추회의에서는 갑론을박 끝에 최항(만전)에게 파격적인 추밀원지주사(정3품)의 벼슬을 내렸습니다. 이에 가장 반기를 든 인물은 주숙(정선일 분)대감입니다. 주숙은 "이러면 도방과 나라가 망한다. 천기의 몸에서 태어나 중질을 하고 온 자에게 너무 튼 벼슬이다. 만전을 후계자로 삼은 건 큰 실수이다. 그리고 노예출신 김준이 너무 으스댄다. 도방의 권력을 황실로 돌리면 세상은 우리 것이 된다"고 위험한 발언을 했습니다. 나중에 주숙은 황실의 최춘명(임종윤 분) 장군을 만나 "도방이 문제다. 미치광이에게 칼을 맡겼다. 폐하에게 내 진심을 전해달라"고 했지만 최춘명은 안들은 것으로 하겠다며 발을 뺐습니다.

반면, 김준은 황실의 이장용(이석준 분)을 찾아 "조정의 일 뿐만 아니라 정방(정방)의 일도 함께 봐달라. 황실과 도방이 함께 노력해 이 나라를 살려보자. 서로 눈치 보며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제의했습니다. 이장용은 생각해 보겠다며 김준의 진심을 저울질하는 모습입니다.

김준은 수하인 갑이(진선규 뷴) 등을 통해 주숙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항의 혼례식에서 주숙이 먼저 김준에게 아는 척을 하자 김준은 주숙을 호젓한 곳으로 유인해 그에게 경고했습니다. "대감, 나라를 안정시킬 시일이 필요하니 도와달라! 남은 여생을 편하게 보내고 싶지 않나? 교정도감의 눈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누구를 만나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고 있다. 옛날에는 가신이었다. 더 이상의 기회는 주지 못한다. 내 충고를 기억하라. 앞으로 만수무강해야 하지 않겠나?" 김준의 말을 들은 주숙은 얼굴빛이 변했습니다. 지금까지 김준이 도방의 실권자가 되기까지 상대방을 이토록 겁박하기는 처음입니다. 물론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주숙을 견제하기 위함이겠지만 그만큼 김준도 권력욕에 물들었다는 반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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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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