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재 구룡산∼명봉∼대룡산 산행을 마치고
고은저수지 방면으로 하산했습니다.
산악회에서는 교통수단만 제공하므로 식사를 위해 찾은 집이
저수지 옆의 음식점 <연(宴)>입니다.
고은저수지
메뉴를 보니 시골밥상(7,000원)이 있어
이를 주문하려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춘천시내이기는 하지만
한적한 변두리의 음식점치고는
내부가 매우 깨끗하고 분위기도 아늑합니다.
솔직히 이런 격조 높은 음식점에 등산복을 입은 채로
출입하기란 다소 어색해 보입니다.
그런데 시골밥상을 주문했더니 약 2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빨리 되는 메뉴를 물었더니 연잎찰밥(1인당 11,000원)은
바로 준비가 된다고 해 글쓴이는 일행과 함께 연잎찰밥을 시켰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따끈한 물을 하얀 도자기 주전자에 담아 내 놓습니다.
물그릇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주전자
아무래도 사전예약이 없었기에 약 10여분 후 음식이 제공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온 음식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15가지에 달하는 반찬이 매우 먹음직스러웠거든요.
전체 사진이 흐리게 나온 것은 국그릇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카메라 렌즈에 묻은 때문입니다.
또한 연잎찰밥은 글쓴이가 가장 좋아하는 밥입니다.
음식을 먹어보니 깔끔한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음식을 거의 남기지 않고 거의 다 비웠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먹고 나니 바로 그릇을 치워 의아하게 생각했더니
후식으로 귤 차가 나옵니다.
유리 주전자에 담겨 있는 노란색 귤과 귤 물이 우러난
은은한 연두색의 차(茶)는 보기만 하도 입안이 상큼해지는 느낌입니다.
차를 마시니 향긋한 냄새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찻잔의 받침대에는 차(茶)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네요.
여기에 곶감과 고구마 말랭이가 덤으로 나옵니다.
주된 음식뿐만 아니라 귤 차와 후식까지도 손님을 즐겁게 만듭니다.
요즈음 웬만한 음식점에서는 후식으로 매실 차 한잔 주거나
아니면 자판기의 커피를 직접(셀프) 뽑아먹도록 하는 게 고작입니다.
그런데 이 집에서는 커피대신 몸에 좋은 귤 차를 마시도록 권장하더군요.
앞으로 예약을 하고 오면 더 잘 모시겠다는 주인의 인사말을 뒤로하고
음식점을 나서는 발걸음이 무척 가볍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품질의 차원이 다른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이토록 행복감을 느껴보기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2015. 1. 28)
후식인 곶감과 고구마 말랭이
▲ 음식점 이름 : 연(宴)
▲ 주소 :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 70-8(대룡산 등산로 입구)
▲ 전화 : 033-262-4488
☞ 이 글은 음식점 측과는 전혀 관계없이
글쓴이가 자발적으로 작성한 후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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