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무의 구멍에 꽂아둔 양주병/영월 계족산에서(2008. 8. 26)
 


산에 버린 쓰레기 누가 치울까!


전 국토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린 해수욕장의 백사장, 차량 통행이 많아 정체된 명절 고속국도 변, 각종 스포츠 경기장, 시국집회가 열린 도심의 광장 등 어느 곳이나 쓰레기가 넘쳐난다.

그런데 전혀 쓰레기가 있지 않을 것 같은 산에도 등산객이 버린 쓰레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오래 전부터 쓰레기 되가져 가기 운동이 벌어져 이제는 많이 나아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산을 오르다 보면 등산로 근처에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를 늘 발견하게 된다.

제일 많은 쓰레기는 음료수 용기이다. 산에 오를 때 물과 같은 음료수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를 다 마시고 나면 빈 플라스틱 용기나 깡통을 현장에 버린다. 내용물이 없으니 무게가 가벼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버릴까!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다. 자신이 편하려고 국토를 오염시킨다. 플라스틱 재료가 분해되는 데는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 보다도 우선 미관상 좋지 않다. 더욱이 종이컵이나 우유팩도 그냥 버려져 있다. 무게도 거의 없고 압축하면 부피도 없는데 이를 왜 버릴까. 산에 쓰레기를 버리면 기분이 좋을까. 짐이 줄어들었으니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면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보는 사람은 기분이 좋나. 천만에! 버린 사람을 빼곤 십중팔구 눈살을 찌푸린다. 그런데도 이를 버리는 것은 한마디로 공공재(公共財)에 대한 인식부족이다.

이들도 절대로 자신의 안방이나 거실에는 쓰레기를 던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사는 소중한 공간이니까. 그러나 산은 어떤가. 국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주인이다. 또 옆에서 감시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니 제 마음대로 버린다. 이는 의식구조의 문제다. 한마디로 가정교육이 잘 못되어 기본소양이 결여된 탓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봉화산에서(2008. 5. 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봉산과 국사봉에서(2008. 4. 2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봉산과 국사봉에서(2008. 4. 2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의령 자굴산에서(2008. 4. 3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산 무학산에서(2008. 5. 6)
 


그래도 일부는 양심이 있는지 빈 용기를 비닐 백에 넣어서 버리고, 고목나무나 바위틈에 집어넣는다. 나무의 가지에 꽃아 두기도 하고, 잡목의 숲에 감추기도 한다. 양심을 가장한 비양심적인 행동이다. 심지어 나무의 구멍난 곳에 꽂혀 있는 양주병도 보았다. 하산한 후는 몰라도 정상에 올라 술을 마시는 것은 더욱 안될 말인데도 산에서 이를 마시고 자랑하듯이 흔적을 남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슬산에서(2008. 4. 16)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목안에 넣은 패트병/설악산 서북능선에서(2008. 8. 3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덤불 속의 패트병/황매산에서(2008. 5. 8)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강촌 등선폭포에서(2008. 8. 7)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인봉, 신선봉에서(2008. 5. 25)

 
두 번째로 종이 쓰레기가 많이 보인다. 특히 안내산악회에서 산행코스를 회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갈림길에 깔아둔 방향표시종이가 문제다. 일부산악회에서는 후미가이드가 오면서 이를 회수해 가지만 대부분 그대로 두어 바람에 날려 가거나 비에 젖은 채 방치되고 있다.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산에서 (2008. 4. 1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봉화산에서(2008. 5. 4)


또한 여름철에는 물을 얼린 후 그 병을 두꺼운 신문지로 싸 가지고 와서는 물을 다 마시고 나면 신문지를 그냥 버린다. 읽기 위해 가지고온 신문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종이는 곧 썩으니까 버려도 된다고 하면서 집어던지는 사람도 있다. 후안무치(厚顔無恥)의 극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래봉에서(2008. 5. 15)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흑석산, 별매산, 가학산에서(2008. 5. 10)


세 번째는 과일껍질이다. 이는 단시일 내 부패되므로 버리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동물이 먹을 경우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버리지 않음이 좋다고 한다. 특히 겨울에 눈이 내린 후 버린 노란 귤껍질은 미관상 지저분하다.  
 
그래도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산과 자연을 사랑하기 때문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글쓴이가 산에 다니며 찍은 극히 일부의 사진을 보면 산에서 얼마나 한심한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며칠 전의 일이다. 글쓴이 앞에 한 남성 등산객이 계곡을 따라 하산하고 있다. 배낭의 옆 그물주머니에는 검은색 비닐로 싼 플라스틱 물병이 들어 있다. 내가 멈추어 서서 계곡사진을 찍고 물을 마시는 사이 그는 약 100여 미터 전방에서 홀로 배낭을 내려놓고 물을 마시고 있다. 그는 먼저 출발했는데 곧 나도 뒤따라가다가 그가 멈춘 자리에 아까 배낭 속에 들어 있던 비닐 속 물병을 발견했다. "한심한 사람 같으니라고" 나는 마음속으로 그를 욕했다.       

지금까지 수 없이 안내산악회를 따라 다녔지만 산악회 측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한번도 듣지 못했다.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리라.

글쓴이가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에 파견 근무하던 1982년, 호주의 브리스베인(Brisbane)에서 개최된 영연방체육대회에 참관한 적이 있었다. 우리 대표단은 서울올림픽개최국으로 초청을 받았기에 VIP용 ID카드를 발급 받아 모든 경기장은 물론 심지어 선수촌까지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개막식이 열린 날 정면의 로얄석에 자리잡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과 부군 필립공도 볼 수 있었다. 개막식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외국인이 앉았던 자리에는 쓰레기 하나 없었지만 우리 대표단(9명)의 자리에는 쓰레기가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창피했으나 그냥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 대표단은 모두 공무원(7명)과 기자(2명)였다. 그래도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이었지만 쓰레기 버리는 데는 둔감했던 것이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절대로 산에서 쓰레기를 버려서는 안 된다. 이들이 버린 쓰레기를 누가 치우겠는가! 글쓴이도 물론 사진만 찍었지 이를 한 번도 되가져 오지 못했다. 내 배낭이나 체력이 남이 버린 쓰레기를 감당할 정도가 안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북한산 비봉능선상의 사모바위에 올랐을 때 국립공원복장의 한 아주머니가 커다란 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었다. 각자 버리지만 않았어도 저토록 고생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 있어서 될 문제가 아니다. 버린 쓰레기는 어떤 단체에서 인근 산에 올라 쓰레기 줍기 캠페인을 하지 않는 한 그대로 방치된다. 더구나 오지의 산일 경우 수거하는 이가 거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북한산 사모바위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공단직원(2007. 8. 15)


소득수준만 높아진다고 문화국민이 아니다. 이러한 기초생활질서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다른 권리를 말할 자격은 없다. 산에 올라 체력이 증진되고 머리가 맑아져 오래 살면 무엇하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주제에! 남을 기분 나쁘게 만들고 산을 오염시키는 행위는 이제는 그만 하자.

바야흐로 본격적인 가을이 오고 있다. 온 산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들 것이다. 이를 보기 위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겠지. 그렇지만 산에 올라 발자국 이외 다른 흔적은 절대로 남기지 말자.

며칠 있으면 추석명절이다. 우리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리라. 고향을 방문해 가족과 친지를 만나고 조상의 묘소를 찾는 것은 좋은 미풍양속이다. 그러나 이동하면서 제발 쓰레기만은 함부로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끝.

        ☞ 스크랩 안내 :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penn1570)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