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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삼부면 소재 백적산(1,141m) 산행을 나선 길이다. 민가가 드문드문한 두메산골로 들어간다. 굴암사를 지나가니 앙증맞은 우편함 밑에 "개조심"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낯선 길을 가다가 사나운 개를 만나면 낭패이므로 발걸음도 조심스럽다. 그런데 도로와 이웃한 곳에는 개집들이 여럿 늘어서 있는데 개는 보이지 아니한다.
"개도 없는데 무슨 개조심 ?"
독백처럼 내 뱉으며 가다가 다시 보니 개가 전부 개집 속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개도 만사가 귀찮아진 모양이다. 물론 이방인을 보고도 짖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다만 큰 개집 속에서 나온 왕초쯤 되어 보이는 개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 한 두 번 짖다가 멈춘다.
이웃에는 수령 500년 된 돌배나무가 자라고 있다. 비록 삭아 내린 밑둥은 보조재료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높이가 13m에 달하는 나무의 기상은 매우 우뚝하다. 입구에는 배나무집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고 길 양쪽에는 돌탑이 놓여 있어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온 세상이 눈으로 도배된 두메산골에 오니 그야말로 속세를 떠난 느낌이다.(2008. 12. 25).
돌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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