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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은 청계산과 함께 수도서울을 남쪽에서 감싸고 있는 명산입니다. 청계산이 부드러운 육산인데 비하여, 관악산은 암골미가 뛰어난 골산이며, 불의 산입니다. 조선시대 남대문에 숭례문을 세울 때 현판을 세로로 지은 것은 관악산의 불기운을 완화하기 위한 예방책이었다고 했지만 끝내 숭례문은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관악산에는 이름난 능선이 많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능선은 사당능선이며, 코끼리 바위가 있는 육봉능선과 왕관바위가 있는 팔봉능선은 다소 험하기로 이름난 곳입니다. 오늘 답사하려는 자운암 능선은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에서 서북쪽 서울대 공학관 방향으로 뻗은 능선인데, 그 멋진 암릉은 어느 능선에도 절대로 뒤지지 않습니다.


산행은 과천방향에서 시작합니다. 정부과천청사에서 중앙공무원교육원방향으로 오다가 기술표준원(서울지방중소기업청) 옆 좁은 길을 걸어가면 등산안내도가 서 있습니다. 여기서 30m 위치에 있는 용운암 마애승용군을 다녀옵니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5개의 조각상은 매우 드물게 부처님이 아니라 스님의 형상을 그린 것으로 상당히 특이합니다.
 

기술표준원 옆 등산로 입구 

 용운암 마애승용군


다시 되돌아와 우측으로 들어섭니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숲길을 가노라면 문원폭포입니다. 이 폭포는 관악산에 소재한 거의 유일한 큰 폭포로서 계곡의 중턱에 있으므로 언제나 물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장마철이라 쏟아지는 물길이 매우 볼만합니다.
 

문원폭포 


폭포 위쪽 마당바위에 올라 이정표를 보고 연주암방향으로 갑니다. 당초계획은 좌측의 육봉능선으로 가려고 하였지만 등산로는 계속 북쪽으로 직진하다가 나중에는 우측으로 굽어집니다. 능선에 오르고 보니 케이블카의 철탑이 지나가는 곳입니다. 마침 한번도 답사한 적이 없는 능선(일부 등산지도에는 케이블카능선이라고 표기)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케이블카 능선


짙은 안개로 인하여 관악산의 진면목을 전혀 볼 수 없음은 매우 유감입니다. 그러나 가까운 곳은 조망이 가능하므로 그나마 스스로 위로하면서 사방을 둘러봅니다. 철탑에서부터 기암괴석이 도열하여 길손을 맞이합니다. 새바위를 우회하여 가노라니 두꺼비바위입니다. 큰 두꺼비 한 마리가 능선 한 가운데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암릉지대 

 뒤돌아본 새바위
 
다른 방향에서 본 새바위 

 눈을 껌뻑이는 두꺼비바위 


계속하여 능선늘 타고 가면 주능선에 다다르지만 우측의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니 연주암입니다. 연주암은 조선 태종의 두 아들인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의 전설이 깃든 곳으로 여기서 숨을 고르고는 정상인 연주대로 갑니다.

관악산 정상의 철탑 

 천년고찰 연주암 


전망대에서 불꽃바위와 그 위의 연주대를 감상하고는 정상에 오릅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을 먹습니다. 짙은 안개가 점점 걷히기는 하지만 먼 곳은 전혀 보이지 아니합니다. 정상에는 기상청의 기상관측레이더가 통신철탑과 함께 점령하고 있습니다.

관악산 정상의 불꽃바위와 연주대 

 관악산 정상 

 정상의 기상레이더 시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는 자운암능선으로 빠집니다. 정상에서 바로 우측으로 내려서면 됩니다. 철제 데크로 만든 헬기장을 지나자 본격적으로 암릉구간이 시작됩니다. 때로는 로프가 걸려 있기도 하고 또 때로는 우회등산로가 있어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그래도 초보자는 조심해야 할 구간입니다. 

로프 하산길 

 뒤돌아본 암릉 구간 
 


로프를 잡고 내려서면 가야할 자운암능선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저능선을 어찌 갈지 걱정이 되었지만 신기하게도 길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가야할 자운암 능선 


칼날 같은 바위를 지나가며 앞을 바라보면 관악산이 암산임을 증명이라도 큰 암봉(국기봉)이 바로 눈앞에 보입니다. 여기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능선이 아찔합니다.

비탈바위 뒤로 보이는 국기봉 

 가야할 암릉 구간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길 


큰 암봉을 오르는 데도 우회로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회로도 그리 쉽지는 않으므로 차라리 그냥 암석을 타고 오르는 게 편합니다. 이곳을 오르면 눈앞에 그야말로 가파른 암봉이 버티고 서 있는데 일부 등산객들은 다람쥐처럼 이곳을 오르내립니다. 글쓴이는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기에 이런 데서 모험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참 좋지만 현재는 가스로 인해 서쪽의 삼성산 줄기도 희미합니다. 

뒤돌아본 관악산 정상 

 아찔한 국기봉에 오른 등산객 

 노송과 관악산의 바위 


이때 정상 북쪽암봉에서 구조헬기 소리가 요란합니다. 틀림없이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산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산에서는 위험한 길이 아니더라도 발걸음이 꼬여 실족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위험한 곳에서 모험을 하는 것은 용기라 아니라 만용입니다.

관악산 정상부에 뜬 헬기  

 사람을 싣고 떠나는 구조헬기의 모습 



국기봉을 내려서니 안부입니다. 자운암으로 가기 위해서는 좌측으로 가면 되지만 바로 눈앞에 보이는 암봉지대로 갑니다. 이곳의 암봉도 범상치 않은데 돌아가면 "제3왕관바위"라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관악산 최고의 왕관바위는 팔봉능선에 있는 바위(금관바위)인데, 이곳의 바위가 제3왕관바위이면 제2왕관바위는 어디에 있는 지 궁금합니다.
 

제3왕관바위 


큰 바위 위에 희한하게 생긴 암석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오래 전 바다가 융기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바위 한 개는 남성의 발목 또는 한반도지도 중 북한지역의 모습을 닮은 것 같습니다.

버선발의 밑창 같은 바위 

 북한의 지도같은 모습 


아래로 내려가니 서울대 캠퍼스의 건물이 보입니다. 등산로 좌측의 자운암에 들러 땀을 훔치고는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서울대 신공학관입니다. 오늘 유유자적하게 걸으면서 5시간 이상 산행을 했습니다. 자운암 능선의 기기묘묘한 바위를 보면서 골산의 진면목을 느낀 좋은 답사였습니다.
 

서울대 신공학관 

 서울대 캠퍼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7월 19일 (일)
△ 등산 코스 : 정부과천청사역-중소기업청 백운사 입구-문원폭포-케이블카능선 철탑-새바위-두꺼비바위
                       -연주암-관악산정상(연주대)-자운암능선 헬기장-국기봉-제3왕관바위-자운암-서울대 신공학관

△ 소요 시간 : 5시간 20분
△ 등산 안내 : 나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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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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