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동면의 경계에 위치한 발교산(髮校山, 998m)은 비교적 최근에 등산코스가 개발되어 자연그대로의 경관을 간직한 오염되지 않은 육산입니다. 횡성군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청일면 서북쪽에 위치한 이 산에는 아름다운 봉명폭포가 있고, 봄과 여름에 싱그러운 낙엽송 숲이 있어서 호젓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산입니다.(자료 : 한국의 산하).
산행들머리는 절골입구입니다. 입구에 등산로 안내도를 좀 크게 만들어 두었더라면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들머리를 찾느라고 약 20분 동안 알바를 했습니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융프라우 펜션을 찾아가면 바로 연결됩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동이소"라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계곡의 바위에 동이만한 구멍이 있어 불린 이름이라고 합니다.
동이소
조금 더 들어가니 뜬금없게도 발교산 등산 안내도가 있습니다. 이런 안내도는 도로변 등산로 입구에 있어야 정상인데 위치가 잘 못 되었습니다.
계속하여 발걸음을 옮기니 그림 같은 건물이 나타납니다. 바로 융프라우 펜션입니다. 이처럼 외진 계곡에 이토록 멋진 펜션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파란 하늘에 흰 뭉게구름이 떠 있는 가운데 서구형 펜션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한옥으로 펜션을 지었더라면 계곡과 더 잘 어울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 같은 펜션 "융프라우"
제비(명맥)의 전설이 깃든 명맥바위를 지나자 등산로는 숲 속으로 이어집니다. 점점 고도를 높이던 등산로는 드디어 봉명폭포(하폭)에 도착합니다. 폭포의 물소리가 마치 봉황의 울음소리 같다고 하여 이름지어진 폭포입니다.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수량이 그리 많지 않은 게 흠입니다.
명맥바위
숲 길 등산로
봉명폭포(하폭)
봉명폭포(하폭)
폭포를 감상하고 위로 오르니 비로소 봉명폭포 안내문이 서 있습니다. 이 안내문의 위치도 부적절합니다. 폭포 입구에 있어야 맞습니다.
봉명폭포 안내도
위쪽의 상폭포도 물줄기가 약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폭포의 높이가 약 30m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이지만 수량이 적으니 옥의 티입니다.
봉명폭포(상폭)
봉명폭포(상폭)
폭포를 뒤로하고 오르니 돌탑 옆에 처음으로 등산이정표를 만납니다. 그런데 이정표 표기가 너무 복잡합니다. 『발교산 998m, 총 산행거리 9.38km, 등산 4.66km, 하산 4.72km, 4.66km 중 2.48km, 고도 588m』 이정표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전하려 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등산객은 정상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제일 관심사입니다. 그러나 이 이정표를 보면 전체 정상까지의 거리 4.66km 중 이곳이 2.48km 거리이므로 남은 거리를 확인하려면 일일이 계산을 해 보아야 합니다.
해석하기 힘든 이정표
일반적인 이정표는 <절골입구 2.48km, 발교산 정상 2.18km>이라고 표기합니다. 그러면 등산객은 길을 가다가 그냥 한번 힐끗 보기만 해도 등산에 필요한 정보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평소 산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이정표를 작성하다 보니 이런 과잉친절을 베풀어 오히려 등산객을 불편하게 하는 것입니다.
멋지게 피어 있는 하늘나리를 뒤로하고 비교적 가파른 그러나 부드러운 흙 길을 가노라니 드디어 정상의 헬기장입니다.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로 모여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남쪽과 동쪽으로 이름 모를 산 그리메가 끝없이 펼쳐져 있지만 주변의 산 이름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이토록 하늘이 맑은 날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하늘나리
발교산 정상 헬기장
일망무제의 조망
첩첩한 산 그리메
헬기장을 뒤돌아 가면 발기산 정상입니다. 그런데 정상표석은 발기봉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흔히 봉우리가 많은 산의 경우 그 봉우리를 표시합니다. 설악산의 대청봉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봉우리가 하나뿐인 발교산의 경우 그냥 "발교산"이라고 표기하거나 아니면 "발교산 발기봉"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따라서 "발기봉"이라고 쓴 정상표석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발교산 정상
정상 표석
이 산은 등산로 안내지도와 봉명폭포 안내문의 위치도 잘 못되었고, 이정표를 표기하는 방법도 너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정상표석의 표기방법도 서툽니다. 시쳇말로 이런 여러 가지 귀중한 정보를 모두 아마추어 같이 만들어 배치해 두었습니다. 앞으로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인데, 방문자를 배려하는 적절한 조치가 요망됩니다.
쌍고지고개를 지나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니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직진하면 병무산(903m)으로 이어지는 데 이곳의 이정표도 역시 알아보기 힘듭니다. 더욱이 이곳은 지도상 명리치인데 현장에는 이를 알리는 안내가 없습니다.
명리치 이정표
지척에 위치한 병무산 오름을 포기하고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신록으로 치장한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임도입니다. 길섶에는 참나리와 루드베키아 그리고 쑥부쟁이가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자귀나무도 깃털 같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초원의 길
참나리
루드베키아
쑥부쟁이
자귀나무
뱀딸기
마을인근에는 오미자, 풍접초, 붕숭화, 백일홍 등이 피어 길손을 맞이합니다. 교량 아래에는 피서를 나온 사람들이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하며 횡성의 산자락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오미자
풍접초
붕숭화
백일홍
계곡의 물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7월 26일 (일)
△ 등산 코스 : 절골입구-융프라우 펜션-봉명폭포-수리봉 갈림길-발교산 정상-쌍고지고개-명리치-봉명리-봉명교
△ 등산 시간 : 4시간 50분(알바 20분, 휴식시간 포함)
△ 등산 거리 : 9.38km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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