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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서석면의 경계를 이루는 봉복산((鳳腹山, 1,022m)은 오염되지 않은 계곡과 숲이 울창한 오지의 산입니다. 산세가 봉황을 닮아 봉복산이라고 부릅니다.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지만 산세가 험하지 않으며, 맑고 깨끗한 소(沼)와 담(潭)이 많아 명산의 면모를 그대로 갖추고 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홍성군 청일면 신대리 신대분교(폐교)입구입니다. 도로변에는 등산안내지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교량 아래에는 사람들이 텐트를 쳐 놓고 피서를 즐기고 있습니다. 교량을 건너지 아니하고 우측으로 들어갑니다. 옥수수 밭을 지나자 그림 같은 펜션이 나타납니다. 이름도 알프스 펜션입니다. 지난주 이웃한 발교산(998m) 등산로에 융프라우 펜션이 있었는데 이곳은 알프스 펜션이니 모두 스위스에서 이름을 빌려 온 듯 합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옥수수밭

알프스 펜션
  


샛노랗게 피어 있는 달맞이꽃을 뒤로하고 계곡을 따라 발걸음을 옮깁니다. 계곡의 물소리가 제법 웅장합니다. 예로부터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습니다. 해발 1천 미터의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당연히 수량이 많습니다.

달맞이꽃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지던 등산로는 이제는 능선으로 연결됩니다. 동자꽃 한 송이를 카메라에 담고는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능선 삼거리에 도착하니 또 다시 헷갈리는 이정표가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횡성군에서 만든 이런 이정표는 사실 갈길 바쁜 등산객들에게 혼란을 줍니다. 먼저 온 등산객이 정상까지 764m 남았다고 했지만 글쓴이가 다시 보니 764m는 바로 이곳의 해발고도입니다. "현재 등산위치 5.1km 중 3.75km, 고도 764m"로 표기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앞으로 1.35km를 더 가야 정상입니다.

동자꽃

삼거리 이정표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몸을 돌려 세워 능선을 걷습니다. 그래도 간간이 바람이 불어오는 것은 다행이지만 나무가 울창하여 조망이 전혀 없습니다. 이런 현상은 정상을 거쳐 하산할 때까지 이어져 오늘은 아무런 조망을 하지 못합니다. 산의 지능선도 아니고 주능선을 걸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능선 삼거리에서 50분만에 봉복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정상에는 뜬금없이 화채봉이라는 표석이 서 있습니다. 봉복산 정상의 이름이 화채봉이겠지만 이런 표석은 방문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그냥 봉복산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올바릅니다.

봉복산 화채봉 정상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이정표를 보니 이 길은 한강기맥이 지나갑니다. 뒤돌아 가면 운무산(980m)이, 곧장 가면 덕고산(1,125m)입니다. 이름 모를 버섯을 몇 차례 카메라에 담습니다. 길섶에 피어 있는 말나리도 좋은 사냥감입니다.





말나리



두 번째 이정표를 지납니다. 두 줄로 되어 있는 이정표는 먼길과 가까운 산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는데, 횡성군이 아니라 홍천군에서 세운 것입니다. 모름지기 이정표는 이래야 합니다. 왜냐하면 한 눈에 바로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듯하고 알기 쉬운 이정표


운무산 5.12km, 덕고산 1.22km지점에서 우측으로 하산합니다. 삼각점까지 있지만 현 위치에 대한 표시는 없습니다. 지도를 보면 아마도 1,094봉 같습니다. 이곳 갈림길도 하늘이외에는 조망이 전혀 없습니다.

1094봉



등산로 주변에는 유난히도 조릿대(산죽밭)가 많습니다. 모두 키가 작은 게 특징입니다. 해발 1천 미터의 고도를 낮추는 발걸음이 쉽지는 않습니다. 지능선이라서 그런지 바람 한 점 없습니다. 발걸음이 피로에 지칠 무렵 드디어 계곡에 도착합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땀을 훔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땀을 흘린 대가로 이런 호사를 누립니다. 청정한 계곡물에 머리를 감고 세수만 해도 속세의 찌든 때가 말끔히 가시는 기분입니다.

산죽밭



이제 임도를 따라 내려옵니다. 하루 종일 찌푸렸던 하늘이 드디어 파랗게 열리고 뭉게구름이 피어오릅니다. 길섶에 피어 있는 참나리와 강아지풀도 길손을 환영합니다. 듬성듬성 서 있는 가옥의 뜰에는 많은 꽃들이 만발하여 나그네를 기쁘게 합니다. 


참나리

강아지풀



길가의 전원주택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스위스 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아침에 등산하면서 만났던 알프스 펜션을 하산하면서 다른 각도에서 보니 더욱 그림 같습니다. 참깨, 고구마, 고추, 도라지 밭을 지나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산행을 하며 조망이 전혀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하루 종일 숲길을 걸은 것은 좋은 심신단련이었습니다.

이국적인 풍경

알프스 펜션

고구마 밭

고추밭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8월 2일 (일)
△ 등산 코스 : 신대분교입구-알프스 펜션-갈림길-794봉-봉복산 정상-1094봉-산죽능선-알프스펜션-신대분교입구
△ 등산 시간 : 5시간 20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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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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