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몸을 움츠렸던 때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한낮의 기온이 섭씨 20도를 훌쩍 넘는 완연한 봄이 되었다. 일부지역에서는 무려 30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두꺼운 외투를 벗어 젖히고 밖으로 나가면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기에 어김없이 라일락이 피어 있다.
일반 꽃은 벌이나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낮에 향기를 내뿜다가도 밤이 되면 이를 멈춘다. 그러나 라일락은 그 향기가 매우 강하고 지속적이어서 낮보다 밤에 더욱 진한 향기가 나는 특이한 꽃이다.
우리말로 수수꽃다리라는 라일락. 요즈음 어디를 가도 라일락향기에 취하게 된다. 이 향기는 여심뿐만 아니라 남자의 마음도 뒤흔들어 놓는다. 먼저 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 수를 감상 한 후, 라일락에 얽힌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라일락 / 이해인
바람불면
보고싶은
그리운 얼굴
빗장 걸었던 꽃문 열고
밀어내는 향기
보랏빛, 흰빛
나비들로 흩어지네
어지러운 나의 봄이
라일락 속에 숨어 운다
무늬고운 시로 날아다니네
여러 가지 이름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의 식물.
수수꽃다리는 조금은 낯선 이름이다.
왜냐하면 이 꽃을 모두들 라일락이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수수꽃다리와 라일락 외에도 정향나무,
개회나무라고 부르는 꽃나무들이 여럿 있는데
서로 비슷하게 생겨서 언제부터인가 그저 라일락이라고 부르게되었다.
한마디로 라일락은 서양 수수꽃다리이고,
정향나무는 중국식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옛 조상들은 이 꽃이 피면 따서 말려 향갑이나 향궤에 넣어 두고는
항상 방안에 은은한 향기가 돌도록 했으며,
여인들의 향낭에 자주 들어가는 꽃이기도 했다.
(자료 : 2005. 4. 21 주간한국).
영어이름은 라일락
유럽 남동부가 원산지인 라일락은 전 세계의 온대지역에 널리 퍼져 있다.
꽃은 홑꽃 또는 겹꽃으로 짙은 자색, 연보라색, 푸른색,
붉은 색, 분홍색, 흰색, 옅은 회색, 크림 빛의 노란색 등
여러 가지 색을 띠는 수백 가지의 변종이 있다.
키는 6m 정도이며 줄기나 뿌리에서 많은 가지를 낸다.
대개 관목이지만 가지를 쳐주면 키가 작은 교목으로 자란다.
꽃은 대부분 연보라색이지만 더 짙은 것도 있으며,
흰색의 변종도 있다.(자료 : 다음 백과사전).
우리말 이름은 수수꽃다리
우리말로는 원뿔 모양의 꽃차례에 달리는 꽃의 모양이
수수를 닮아 수수꽃이 달리는 나무란 뜻의 "수수꽃다리"라고 한다.
우리나라 황해도, 평안남도, 함경남도 등 석회암지대에서 자라는
특산식물로 지금은전국적으로 퍼져 잘 자란다.
우리나라 수수꽃다리를 유럽에서 가져다가 개량한 것을
20세기 초 역수입하여 라일락이라 하여 전국에서 조경용으로 심어 가꾸었다.
때문에 우리나라 특산의 수수꽃다리와
개량된 라일락을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매우 힘들다.
4월 봄, 밤이 되면 풍겨오는 수수꽃다리의 매혹적인 향기는
꽃말처럼 사랑에 빠져 가슴을 설레게 한다.
꽃향기가 좋을 뿐 아니라 추위에 강하고
병충해, 공해 등에도 강해서 조경용으로 심는다.
(자료 : 두산백과사전).
미스김 라일락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라일락 종은 미스김 라일락이다.
1947년 미 군정청 소속으로 우리나라에 왔던
식물채집가"미더"라는 사람이 북한산 백운대에서 채집한
수수꽃다리 씨앗을 미국으로 가져가서 육종한 것이다.
그는 이 종자에 한국에 있을 당시 그를 도와주던 타자수의 성을 따서
미스김 라일락이라 이름 붙였다.
요즘 우리들이 흔히 접하게 되는 미스김 라일락은
이런 연유로 인하여 우리 특산종 꽃인 수수꽃다리를
비싼 로열티를 주고 다시 역수입한 것이다.
라일락꽃말은 친구의 사랑, 우애, 아름다운 맹세
어느 영국에 착한 아가씨가 어떤 남자에게 순결을 짓밟혔다.
아가씨는 마음에 상처를 입고 고민하다가 자살하고 말았다.
그 때 슬픔에 빠진 아가씨의 친구가
아가씨의 묘에 산더미처럼 라일락을 바쳤다.
라일락의 빛깔은 원래는 보랏빛이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꽃잎이 모두 순백색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라일락은
지금도 하트포드셔라는 마을에 있는 교회 묘지에 계속 피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하얀 라일락은 청춘의 상징이고,
젊은 아가씨 이외에는 몸에 지니지 않는 게 좋다고 믿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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