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하철은 시민의 발이다. 글쓴이는 이동할 일이 있으면 주로 지하철을 이용한다. 새벽이 일직 나갈 때는 모두들 분주하니 잘 모르겠는데 밤늦은 시각에 귀가할 때는 지하철의 꼴볼견  때문에 신경이 거슬린다.


바로 어제 밤 10시 반경이었다. 나는 서울지하철 5호선 강동역에서 승차해 무심코 노트북 컴퓨터를 켜고 있는 젊은 남자친구 옆의 빈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더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서부터 대화가 끝이 없다. 혼자 낄낄거리기까지 한다. 목소리라도 좀 낮추면 좋으련만 큰 소리로 떠드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씁쓰레한 눈치다. 개인의 안방도 아니고 공개된 장소에서 다른 사람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대책 없이 들어야하는 승객들은 참으로 괴롭다. 그래도 모든 것을 잘 참는데 익숙한 우리의 이웃들은 그냥 묵묵히 있을 따름이다.


드디어 이 친구가 전화를 끊기에 후유!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잠시, 이 친구는 또다시 다른 전화번호를 찾아 어딘 가에 전화를 걸어 노닥거리기 시작한다. 나는 이 친구를 한참동안 빤히 쳐다보았지만 통화에 열중이어서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다른 빈자리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 후에도 이 친구의 전화는 한참 동안 더 계속되었다.


자리를 옮긴 후 이제는 좀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있는데 이번에는 소음과 같은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을 떠보니 한사람 건너 앉은 젊은 남자가 편안한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는 DMB로 연속극을 보고 있다.


TV연속극이라는 게 한번 빠지면 마약과 같은 존재여서 보지 않고는 배기기 힘들다. 그 전 같으면 빠뜨린 방송은 녹화를 해 두거나 방송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시청할 수가 있었다. 그러니 지금은 움직이는 TV인 DMB가 나온 이후 이동 중에도 TV를 볼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그렇지만 공공장소에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이어폰을 끼고 조용히 혼자 들을 일이다. 아무리 좋은 연속극이나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관심도 없는 내용을 화면도 보지 못한 채 소리로만 들어야하는 이웃 승객들은 정말 미칠 지경이니까!


지하철에서는 휴대폰 벨소리마저 진동으로 하라는 안내방송을 들은 적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급한 일이 아니면 지하철 내에서는 가급적 전화를 걸지 말며, 오는 전화도 조용히 받아야 한다고 공자말씀을 해 보아야 이를 지키지 않으면 그만이다. 술이 취한 상태에서 큰 소리로 전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양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이런 문명의 이기(利器)로 말미암아 오히려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와 스팸문자로 식사마저 제대로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문명의 이기가 과연 인간의 삶의 질의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끝.


                   ☞ 스크랩 안내 :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penn157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