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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산(980m)은 강원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서석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입니다. 항상 구름과 안개가 걸쳐 있다고 하여 이름지어진 운무산(雲霧山)은 아기자기한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진 숨은 명산입니다. 이웃에는 발교산, 덕고산, 봉복산 등이 있습니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남부지방에는 불볕 더위가 시작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진 일요일 아침, 등산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운무산 산행들머리인 횡성군 청일면 내촌입니다. 이날도 강원도 영서북부지방은 곳에 따라 비가 온다고 했는데, 하차하여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우중 산행이 될까 걱정했지만 이는 기우였습니다. 잠시 후 날이 점점 맑아졌기 때문입니다.

도로 옆 계곡에는 장마의 영향으로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림 같은 운무산 수목원과 전원주택을 지나자 능현사입니다. 사찰 뒤 호랑이 조각상이 눈길을 끄는군요. 부도탑을 지나자 등산로는 숲 속으로 이어집니다. 주능선은 한강기맥이 통과하는 곳으로 등산로도 분명하고 이정표도 잘 정비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먼드리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세웁니다.   

 

 

능현사

 능현사 호랑이 상

 부도탑

 뒤돌아본 모습 

 

조망이 트이는 곳에 오르니 산 이름 그대로 운무가 휙휙 지나갑니다. 그러나 운무가 아니라 운해가 끼어 있어야 제격인데 운무 때문에 조망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은 옥의 티입니다. 다행히 가야할 운무산 정상 방향으로는 시계(視界)가 맑게 트입니다.

 안개 낀 등산로

 

 

 가야할 운무산 

  

능선에도 거의 바람을 느끼지 못해 무척 덥습니다. 그동안 장마로 인해 약 1개월 동안 산행을 하지 않았더니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등산이든 운동이든 꾸준히 하지 않으면 벌써 우리 몸은 이를 알아차립니다. 골프도 25시간만 연습하지 않으면 스윙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끔 사진을 찍으며 가노라니 어느새 후미대장이 따라옵니다. 후미그룹의 6-7명이 오르다가 힘들다며 뒤로 하산하는 바람에 졸지에 우리가 후미그룹이 된 것입니다. 

헬기장을 지날 즈음에는 흰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조망도 멀리 터집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30분만에 운무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정상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습니다. 한쪽 방향으로만 조망이 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정상에는 두 개의 정상표석과 그 뒤로 등산 안내도 및 이정표, 그리고 삼각점 등 5개의 시설물이 좁은 정상을 빼곡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개의 표석은 행정관청별로 따로 세운 결과입니다. 두 기관이 상호협의하여 반듯한 표석을 한 개만 세우면 되련만 이런 문제 하나도 합의를 못하니 안타깝군요. 등산지도와 방향이정표는 한쪽 옆으로 위치시켜야 합니다.

 시원한 조망

시설물로 어지러운 운무산 정상

 파란 하늘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을 먹습니다. 워낙 날씨가 더워 물을 많이 마신 탓에 입맛이 나지 않네요. 오랜만에 파란하늘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마침 발걸음이 비슷하고 사진에 취미가 있는 동반자를 만나 길동무가 됩니다. 등산버스를 이용할 경우 시작은 약 40여 명이 함께 하지만 저마다 개성이 있기 때문에 홀로 걷기 일쑤입니다. 이럴 때 길동무는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하산 길이 상당히 까다로워 로프가 걸려 있기도 합니다. 능선을 통과하면서 바라본 조망이 시원합니다. 노송도 자주 보입니다. 비탈면을 내려서면서 바라본 직립의 단애(斷崖)가 멋집니다. 긴 로프가 걸려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남쪽의 조망이 매우 깨끗한데, 첩첩한 산 그리메가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점점 고도가 낮아지는데도 등산지도에 표시된 송암은 나타나지 아니합니다. 송암은 바위 위에 자라고 있는 노송이 있는 바위인데 어디서부터 실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함께 한 일행도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맙니다.

 고사목

 

                                                                                  단애

 

봉복산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이곳은 망태버섯의 자생지라고 하지만 후미라서 시간도 부족하고 또 긴 장마로 인해 버섯이 모두 상한 듯 등산로주위에 한 송이의 버섯도 발견하지 못해 그냥 통과합니다. 계곡이 가까워올수록 자연의 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계곡에는 오래 계속된 장마의 영향으로 수량이 정말 풍부합니다. 명경지수 같은 맑은 물에 손만 담가도 오장육부가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길손은 여유를 부릴 형편이 못됩니다.

 

 


 

때로는 실개천을 따라가기도 하고 또 때로는 개울의 돌을 딛고 건너기도 하면서 속실 사방댐을 지나니 길이 좋아집니다.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핀 곳에 긴 꼬리나비 한 마리가 유유자적하게 노닐고 있습니다. 두 계곡이 합수되는 지점에 이르러 등산화를 벗고 물을 건넙니다. 사진으로 보면 매우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로 물을 건너려니 장난이 아닙니다. 물길은 무릎 위까지 오는데 물살이 무척 강해 한쪽으로 몸이 밀릴 지경입니다. 문제는 맨발로 자갈을 디디니 매우 아프다는 것입니다. 삼복더위인데도 물이 차가워 발이 시립니다. 평소 등산화를 신고 단련된 발바닥이지만 맨발은 매우 취약함을 실감했습니다. 동네주변의 맨발 산책로를 가끔 걸으며 단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토록 평범한(?) 개울을 건너기도 힘든데, 수해가 발생했을 경우 정말 물은 조심해야 함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사방댐

 긴꼬리나비

 

 합수지점
 

등산 안내도를 뒤로하고 자동차통행방지용 울타리를 지납니다. 계곡사이로 바라보이는 운무산의 암릉이 시선을 끕니다.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지점을 통과해 교량을 건너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오대산샘물공장입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산행을 하며 야생화 하늘나리와 동자꽃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 주변에는 황장골과 폭포골 같은 계곡에 물이 지천으로 흐르고 있어 개별적으로 찾아 왔더라면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등산로 안내판

                               동자꽃                                                                                       하늘나리

 귀경길 국도변에서의 하늘과 구름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7월 17일 (일)
▲ 등산 코스 : 내촌입구-능현사-한강기맥 능선삼거리-860봉-운무산 정상-송암(통과)-봉복산삼거리
                   -함수지점 등산 안내도-오대산 샘물

▲ 소요 시간 : 4시간 35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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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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