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이라고는 김치 한가지뿐인데 줄서는 이유는?
얼마 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친구가 설렁탕 맛이 좋은 음식점이 있다며 안내한 곳이 풍연옥입니다. 정오가 되어서인지 식당 앞에는 10여 명의 넥타이부대(샐러리맨)가 줄을 서 있었습니다. 조금 기다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홀이 매우 좁습니다. 4인용으로 10여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설렁탕을 시키자마자 즉석에서 나오더군요. 무엇보다도 음식을 주문한 후 기다리는 시간이 없으니 빨리 빨리를 선호하는 우리네 정서에 잘 맞습니다. 이렇게 음식이 빨리 나오는 이유는 메뉴가 설렁탕 한가지뿐이고 반찬도 단지 김치(배추와 깍두기 혼합)뿐인 전문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육과 빈대떡을 팔기는 하지만 이는 저녁 술안주 감일 것이므로 점심식사메뉴만 따지면 오로지 한가지뿐입니다.
7천 원짜리 음식치곤 수육도 몇 점 들어가고 맛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김치 맛이 일품입니다. 금새 한 그릇을 비웠습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없이 사진을 찍지 못한 채 그냥 나오고 말았습니다. 최근 아내와 함께 광화문 나들이를 간 김에 이 풍년옥을 다시 찾았습니다. 줄을 서지 않으려고 일부러 12시 40분 경에 도착했습니다. 식당 안에는 약 3분의 2 정도 손님이 있었는데, 넥타이 부대가 지나간 다음 식당손님의 대부분은 나이 지긋한 실버세대였습니다. 산전수전과 공중전까지 다 겪은 실버세대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은 그 만큼 음식에 감칠맛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아내는 설렁탕도 먹을 만 하지만 무엇보다도 김치맛은 정말 일품이라면서 한 접시를 더 요구해서 바닥을 비웠습니다. 주변 손님들도 모두 김치를 추가로 시키더군요. 오후 1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음식점을 나왔지만 계속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광화문 같은 도심 한 복판에서 홀로 또는 2명이 식사를 하기가 마땅치 않을 경우 맛집 풍년옥을 추천합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번 출구로 나와 뒤돌아보면 사거리인데 횡단보도를 건너 대각선 방향의 골목을 보면 풍연옥 간판이 보입니다. 식당의 주소는 서울 종로구 당주동 17-1, 전화는 02) 737-5157 입니다. 바로 세종문화회관 옆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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