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강이라 불리는 운악산 병풍바위(금강산 못지 않아)
포천(가평) 운악산은 과천(안양) 관악산, 가평 화악산, 파주 감악산, 개성 송악산과 함께 경기 5악(五岳)의 하나입니다. 경기 5악은 산 이름에 악(岳)자가 들어가 산세가 험하면서도 아름다운 산이라 지어진 이름입니다. 그 오악 중에서도 가장 수려한 산이 바로 운악산(938m)입니다.
경기 가평군 하면과 포천시 화현면의 경계에 위치한 운악산은 경기도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며, 눈썹바위, 미륵바위, 병풍바위, 애기바위, 만물상 등 기암괴석도 많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운악산(雲岳山)은 주봉인 만경대를 중심으로 웅장한 암봉들이 구름을 뚫을 듯 솟구쳤다고 하여 붙인 이름입니다. 그러나 산세가 녹녹치 않고 급경사가 많아 비록 안전시설은 잘 설치되어 있지만 초보자는 상당히 조심해야 할 산이기도 합니다.
산행들머리는 47번 국도가 지나가는 운악산 지연휴양림 입구(캠핑촌)입니다. 입구에는 운악산 등산안내도가 보이는데 우리는 제1코스 등산로를 따라 무지치폭포를 경유할 예정입니다. 홍폭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대형암석 옆으로 조성된 계단을 오릅니다. 홍폭의 안내문을 읽어보니 바로 무지치폭포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속칭 무지개폭포라고도 하며 태봉국을 세운 궁예와 얽힌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지치폭포 전망대인 정자에서는 역광으로 인해 제대로 산 쪽을 바라볼 수도 없을 지경입니다.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들어가면 바로 무지치폭포의 하단입니다. 누군가 친절하게도 폭포를 간단하게 설명한 안내문을 걸어 놓았는데 폭포의 높이만도 180m 이상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건기라 매우 썰렁하게 보입니다. 그렇지만 겨울에는 빙벽을 이룬 모습이 장관이겠으나 산세로 보아 겨울철 등산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해 보여집니다.
무지치 폭포 하단
여기서 폭포 상단으로 오릅니다. 안전계단과 보조로프가 잘 설치되어 있습니다. 폭포의 상단에서 하단을 바라 볼 수는 없지만 서쪽의 조망은 시원하게 터지는군요. 여기서 1코스 합류점으로 나가 위로 오르면 약수터가 있는 갈림길입니다. 그런데 약수터로 가는 길목의 큰 바위는 비록 이름은 없지만 24mm 광각 카메라로도 전체를 담을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이며 바위의 생김새에도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무지치 폭포 상단에서의 서쪽조망
약수터 길의 기암
졸졸 흐르는 약수터에서 진짜 꿀맛 같은 약수 몇 모금을 마신 후 위로 오릅니다. 이곳 운악산도 가을단풍이 유명하지만 이미 시기적으로 절정은 지난 듯 가끔 화려한 단풍을 봅니다. 유명한 신선대 바위이 본 모습도 보지 못한 채 고도를 높입니다. 가파른 철계단을 조심조심 오르니 앞쪽으로 만물상이 보입니다. 애기바위에서 북쪽으로 뻗은 능선의 서쪽 바위인 만물상은 다양한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만물상
만물상을 지나 부드러운 능선을 걸어가면 애기바위입니다. 아마도 이 바위이름은 큰 바위 옆에 버섯처럼 생긴 두 개의 작은 바위가 마치 아기처럼 보여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에서 조금 더 가면 운악산 서봉(936m)입니다. 서봉에서 동봉으로 가며 뒤돌아보니 직립한 두 개의 바위가 마주보는 듯한 입석이 보이는데, 가까이 접근하지 못한 게 매우 아쉽습니다.
애기바위
서봉
입석바위(?)
동봉에는 두 개의 대형표석이 보이는데 하나는 가평군에서 세운 운악산 비로봉(938m) 표석이고, 다른 하나는 포천군에서 세운 운악산 동봉(938m) 표석입니다. 흔히 두 지역의 행정구역의 경계에 위치한 산일 경우 상호 협의하여 반듯한 표석 한 개만 세우면 좋을 텐데 이렇게 서로 경쟁하듯 따로 세우고 또 산의 고도와 주변 분위기와는 맞지 않게 무조건 크게만 세워 정상을 어지럽히는 무모한 경쟁은 그만 지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보이는 한북정맥의 산들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동봉 표석
운악산 비로봉 표석
남쪽 조망
이제 미륵바위 방향으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정말 만만치 않은 하산길입니다. 가파른 경사에는 U자형의 발 디딤철을 박아두었는데 중앙에 구멍이 있고 또 재질이 매우 미끄러워 이를 이용하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어찌 이런 안전시설물을 설치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만경대에 오르니 동쪽의 산들이 파노라마를 그리고 있지만 가까운 연인산 능선 이외에는 어느 산인지 알 수가 없군요.
불편한 U자형 안전시설물
동쪽 연인산 능선
안전철책과 철계단을 번갈아 이용해 고도를 낮춥니다. 맞은 편에서 오르는 사람들과 교행하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도 자주 있군요. 휴일을 맞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운악산을 찾은 모습입니다. 드디어 운악산의 명물 미륵바위에 도착합니다. 솔직히 왜 이 바위의 이름이 미륵바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륵바위는 운악산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바위로 운악산을 소개하는 자료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명품바위입니다. 이곳에서는 바로 옆의 병풍바위도 시야 가득 들어옵니다.
급경사 길
미륵바위
병풍바위
미륵바위를 지나 다시 고도를 높이면 사람들이 모여 있는 병풍바위 전망대입니다. 여기서 병풍바위를 바라보면 마치 금강산을 보는 듯 운악산 동쪽의 산세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데, 마치 병풍을 둘러친 듯 그 규모는 정말 대단합니다.
병풍바위 전망대
병풍바위
이제부터는 험한 길은 없습니다. 나지막한 봉우리를 넘어가면 눈썹바위입니다. 넓은 암벽 위에 툭 튀어나온 부분이 눈썹을 닮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부지런히 하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길로 들어서 조금 가니 현등사 갈림길입니다. 좌측의 도로를 따라가니 일주문이 뵈는데 안쪽은 漢北第一地藏極樂道場(한북제일지장극락도장)이라는 현판이 그리고 앞쪽은 한글로 <운악산 현등사>라고 씌어져 있어 매우 친근감이 듭니다.
눈썹바위
현등사 일주문
운악산을 알리는 대형표석에는 멋진 시조 한 수가 새겨져 있군요. 이를 여기에 옮겨봅니다.
『운악산 만경대는 금강산을 노래하고
현등사 범종소리 솔바람에 날리는데
백년소 무우폭포에 푸른 안개 오르네』
하산길의 음식점 앞에는 득남수 또는 득남석이라는 이름을 붙여 남성의 심벌을 그대로 조각하고 물을 흐르게 만들어 놓았군요. 과거 같으면 이런 조형물은 19금이지만 이제는 이를 장승으로 만들기도 하고 이처럼 돌을 깎아 만드는 등 성물(性物)의 표현이 매우 과감해 졌고, 여성들도 얼굴을 돌리기는커녕 이를 보며 깔깔거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니 운악산의 능선은 이외로 부드러워 보이는군요. 약 8년 만에 다시 찾은 운악산에서 그 절경을 마음껏 음미한 뜻 깊은 산행이었습니다.
득남수
득남석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10월 20일 (토)
▲ 등산 코스 : 자연휴양림입구-무지치폭포 전망정자-무지치폭포 하단-무지치폭포 상단-약수터-신선대
-만물상 조망대-애기바위-운악산 서봉-운악산 동봉(비로봉 정상)-만경대-미륵바위
-병풍바위 조망대-눈썹바위-현등사 입구-주차장
▲ 소요 시간 : 4시간 35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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