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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보산에서 바라본 도봉산과 북한산

왕방산에서 바라본 운악산



수도권에 위치한 근교산행을 나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대중교통(버스, 지하철)간 환승이 되니 교통비도 절약되고 해가 짧은 겨울에 일찍 귀가할 수 있어 좋습니다. 산행을 안내하는 산악회 측에서도 실비(지도 복사비, 사전 답사비 등)인 3천 원만 받고 봉사를 합니다.

오늘은 동두천과 포천의 경계에 위치한 천보산(423m), 해룡산(661m), 왕방산(737m)을 종주하는 날입니다. 수도권전철 1호선 덕정역에서 78번 버스를 타고 화암고개(화암령, 투바위고개)에 정차합니다. 현지 이정표에는 화암고개라고 적혀 있는 데, 버스운전기사는 투바위고개라고 합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투바위 휴게소가 있습니다.

덕정역

화암고개와 78번 버스


좌측의 임도를 따라 가다가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고갯마루에서 산행을 시작한 탓에 불과 25분만에 천보산(423m)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풍광이 멋집니다. 비록 하늘에는 짙은 구름이 끼어 있지만 산의 능선은 분명하게 보이는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수락산과 도봉산 그리고 볼국산의 암릉이 뚜렷합니다. 특히 도봉산을 이쪽에서 바라보니 그 삐죽삐죽한 산세가 흡사 톱니 같습니다.

도봉산(좌)과 불곡산(우)

불곡산 능선


그러나 정상에는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초라한 정상 이정표가 꼭 잡초처럼 세워져 있습니다. 제대로 된 정상 표석 하나 없이 이토록 방치하다니 관련지자체나 등산동호회도 참으로 무심합니다.

볼품 없는 천보산 정상 이정표


칠봉산 갈림길에서 우측의 해룡산 방면으로 몸을 돌립니다. 묘지를 지나 임도에 도착해 바로 우측의 숲으로 들어섭니다.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약 200여 미터 고도를 높이니 통신부대가 있는 해룡산(661m)입니다.

부대의 철조망 울타리를 따라 좌측으로 돌아갑니다. 군부대에서 기르는 개가 이방인을 보고는 목이 아프도록 짖어댑니다. 비록 정상은 군부대 시설물로 인하여 밟을 수 없지만 이런 시설물 옆으로 일반인이 지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많이 변했습니다.

군 시설물을 돌아가니 군사용 도로입니다. 가야할 왕방산이 저만치 보입니다. 장병들이 어느새 도로의 눈을 깨끗이 치워놓았군요. 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왕방산 산행 들머리인 오지재고개입니다.

통신부대 철조망

통신부대


고개에는 동두천시에서 세운 왕방산 종합안내도, 왕방산 MTB안내도 등이 있고, 주차장과 화장실도 보입니다. 고개의 노상음식점은 날씨 탓인지 문을 열지 않아 다소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오지재 고개

                                        왕방산 안내도


간식으로 배를 채운 등산객들은 다시 배낭을 들쳐 맵니다. 아까 해룡산에 올랐던 고도를 다 까먹고 새롭게 등산을 시작해야 하니 오름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눈이 내린 등산로엔 이미 많은 산객들의 발자국이 지나갔습니다. 왕방산은 수도권의 사람들이 자주 찾는 산임을 실감합니다. 실제로 맞은 편에서 오는 산객들을 자주 만납니다.

능선에 도착하니 동쪽으로 운악산(936m)과 수원산(730m)의 길고 거대한 줄기가 흡사 성벽처럼 드리워져 있습니다. 돌탑을 지나 한참을 가노라니 어느새 몰려온 흰 구름이 운악산 정상을 휘감아 버립니다. 

 운악산과 수원산 능선

돌 탑

눈 길


드디어 아담한 표석이 반겨주는 왕방산 정상(737m)입니다. 포천의 진산이라고 일컬어지는 왕방산! 왕방(王訪)이란 왕이 방문했다는 뜻입니다. 신라 헌강왕 3년(872) 도선국사가 이곳에 머무르고 있을 때 국왕이 친히 행차하여 격려한 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왕방산 정상 표석


동북쪽으로 아까 보았던 운악산은 사방 구름이 쌓인 가운데 산봉우리만 살짝 보여 신비스러운 풍광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서북쪽으로는 국사봉(745m)과 동두천의 소요산이 보이고, 그 뒤로 마차산과 감악산이 희미하게 서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지나온 해룡산이 멀어져 있습니다.

왕방산에서 본 운악산

왕방산에서 본 국사봉(우)과 소요산(가운데)

왕방산에서 본 지나온 해룡산


이제 왕산사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솔 향기 가득한 숲 속으로 연결되던 부드러운 하산로는 곧이어 미끄러운 눈길로 변합니다. 임도에 도착하여 오른 쪽으로 가니 왕산사입니다.

왕산사


석축 위에는 건축중인 한옥기와집이 있습니다. 이런 집을 보면 마음이 포근해 집니다. 우리는 어찌하여 우리민족의 얼이 서린 전통한옥을 꼭 남산골한옥마을(서울)이나 선비촌(영주) 같은 곳에 가거나 사찰에 와야 볼 수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동네마다 있는 웨딩 홀 같은 건물을 전통기와집으로 지으면 얼마나 좋을 지요.

신축중인 전각


천년고찰이라고 하지만 현재 중창불사를 진행 중이어서 그런지 겉으로는 매우 소박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담한 약수터가 마음에 들고, 반들거리는 장독대가 정겹습니다.
 

장독대

대웅전


사찰을 나와 호병골을 거쳐 포천시내로 옵니다. 일신아파트 옆을 지나가다가 음식을 잘 한다는 청기와 생고기집(031-536-9788)으로 들어갑니다. 추위로 다소 움츠려 들었던 몸이 따스해집니다. 메뉴 중 대패쌈밥을 시킵니다. 고기를 대패로 썰어 종잇장처럼 얇게 했기에 대패쌈밥이라는 이름을 지었답니다.

청기와 생고기집)


푸짐한 야채와 된장찌개를 포함한 밑반찬이 제공됩니다. 이렇게 진수성찬을 먹고도 음식값은 단돈 6천 원입니다. 거의 6시간 동안 산행을 하면서 빵을 먹은 게 전부였기에 무슨 음식을 먹어도 맛이 있을 것이지만 값을 비교하면 참 맛이 좋은 집입니다. 혹시 산객 여러분도 이곳을 지나칠 경우 이곳에 들러 허기를 채우기 바랍니다.

대패쌈밥


식사를 마친 후 포천시청 앞으로 가서 의정부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오늘은 3개의 산을 종주하였고, 하산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전체 비용을 따져 보니, 왕복교통비(교통카드) 약 5,000원, 음식값 6,000원, 빵값 1,300원, 산악회 안내비 3,000원 등 모두 15,300원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8년 12월 21일 (일)
△ 등산 코스 : 화암고개-천보산-해룡산-오지재고개-왕방산-왕산사-호병골-포청시청
△ 소요 시간 : 5시간 55분
△ 등산 안내 : 백두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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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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