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과 진부면의 경계에 있는 백적산( 白積山 1,141m)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원시림이 울창한 산입니다. 백두대간의 주맥인 오대산에서 지맥으로 갈래쳐 계방산 동쪽 2km지점에서 남하하여 영동고속국도를 건너 뛰어 백적산을 솟구치고 그 아래로 백석산(1,365m), 가리왕산(1,561m), 청옥산(1,256m)을 일구어 놓았습니다.(자료 : 한국의 산천).

백적산 주변의 태기산(1,261m), 계방산(1,577m), 잠두산(1,243m), 백석산(1,365m), 금당산(1,173m), 거문산(1,180m), 가리왕산(1,561m) 등은 이미 답사했지만 미답의 산으로 남은 백적산을 만나기 위해 아침 일찍 산악회버스에 올랐습니다.

영동고속국도 속사IC를 빠져 나온 등산버스는 31번 국도를 타고 용평 쪽으로 가다가 좌측의 이목정리로 들어가 삼거리에 정차합니다. 방금 등산버스 두 대가 떠난 자리에 보니 백적산 등산안내도가 길섶에 서 있습니다.

 


등산 안내도를 보면 큰갈봉골로 들어가다가 바로 좌측의 능선으로 붙어야 하는 것을 선두가  그만 계속하여 골짜기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간 게 실수입니다. 이렇게 가는 바람에 백적산 등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상여바위, 독수리바위, 삼형제바위를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큰갈봉골 안쪽에는 눈을 뒤집어 쓴 배추밭이 그대로 폐허로 변해 있어 가슴이 아픕니다. 농부가 씨를 뿌렸을 때는 수확의 기쁨을 맛보려 했겠지만 지난 가을 배추농사가 풍년이 들어 가격이 내리는 바람에 인건비가 비싸 거두지 못한 때문입니다. 이를 보는 지나가는 길손의 마음도 아프거늘 실제로 배추를 기른 농부의 마음은 얼마나 상심했을 지 짐작이 갑니다. 

폐허로 변한 배추밭

 


임도를 지나 드디어 산 속으로 접어듭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북으로 이어진 능선에 다다릅니다. 이 능선의 북쪽에 위에서 언급한 상여바위 등이 있을 것이지만 정상과 반대방향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눈 길

 


골짜기를 오르는 동안에는 세찬 바람이 부는 소리가 윙윙거렸지만 막상 능선이 도착하니 바람이 잦아들었는지 조용합니다.   

눈길을 걸어가노라니 자꾸만 아이젠이 벗겨집니다. 지난해 <월간 산>의 광고를 보고 우편으로 거금(25,000원)을 지급하고 구입한 10발 아이젠인데, 제작상의 결함으로 자꾸만 고리가 빠집니다. 신발의 규격에 맞도록 크기를 조절했으면 이를 고정시키는 나사가 있어야 함에도 그냥 걸어만 두었으니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느슨하여 빠지는 것입니다. 

하는 수 없이 예비용으로 가지고 있던 4발 아이젠으로 바꾸어 신습니다. 능선을 따라 조금 더 오르니 공포의 너덜겅 지대입니다. 너덜겅은 큰 바위 덩어리가 무리를 지어 흩어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설악산 서북능선상의 귀때기청봉 오르막 너덜입니다.

이곳 백적산의 너덜도 저리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규모가 꽤 큽니다. 그기에 눈이 쌓여 있으니 선두가 길을 내느라고 참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맨 후미로 가면서도 발걸음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너덜겅 지대

 


너덜을 오르다가 뒤돌아보니 북쪽의 산들이 환상적으로 잘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전국 제5위의 고산인 계방산(1,577m)이 유달리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북쪽의 산세(맨 뒤쪽은 계방산)

 


너덜지대를 통과하니 바로 백적산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마을회관 3.4km, 골안이(굴암사) 3.4km 이정표만 있을 뿐 다른 표식이 없습니다. 삼각점이 있지만 이는 있으나마나 입니다. "평창의 명산"이라는 구호와 함께 백적산 등산안내도와 이정표는 멋지게 설치해 놓고도 제일 중요한 정상표석이 없는 것은 성의가 부족한 탓입니다.

정상 이정표  

 


정상에 서니 북쪽의 산들이 시원스레 펼쳐집니다. 계방산을 비롯하여 백두대간이 지나는 황병산 줄기가 아스라이 바라보입니다.

계방산

백두대간 황병산 방면

남쪽의 모습

 


남서쪽의 능선을 따라 갑니다. 괴톨재 인근에서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눈을 소복이 머금고 있는 조릿대군락지가 넓게 이어져 있습니다. 가파른 경사지를 내려가노라니 임도입니다. 당초 계획은 괴밭산(1,097m)과 무당봉(856m)을 경유하여 하산하는 것으로 했지만 또 다시 선두가 착각하여 그만 계곡 쪽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조릿대 숲

 


임도를 따라 한참을 가니 굴암사입니다. 전각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데 여행자가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은 포대화상 인근 굴물이 있는 관음전입니다. 이 물은 위장병과 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는 모양입니다. 밖에도 약수터가 있지만 안쪽에는 흘러나온 물이 가득 담긴 샘터가 있습니다.


굴암사 관음전

약수터

굴물 약수터


쪽빛보다 더 푸른 하늘을 보며 아래로 내려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행시간이 단축된 점은 좋은 일이나 백적산의 기암능선과 괴밭산을 답사하지 못해 무척 아쉬운 산행이었습니다. 

기 암

백적산 이정표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8년 12월 25일 (목)
△ 등산 코스 : 이목정리 마을회관-큰갈봉골-주능선-너덜겅지대-백적산정상-괴톨재-굴암사-진골교
△ 소요 시간 : 3시간 35분

 

          

                              ☞ 스크랩 안내 :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penn1570)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