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곶감의 계절입니다. 농부가 지난 가을 수확한 감을 정성스럽게 말려 쫄깃하고 달콤한 곶감을 만들었습니다. 농부는 가을에 감을 따서 단단한 생감을 가린 후 껍질을 벗겨 줄에 꿰어서 바람이 잘 통하면서 햇볕이 좋고 비를 잘 피할 수 있는 헛간에 장대를 걸어 높이 달아 말립니다. 이렇게 하면 감의 떫은 성분이 사라지고 단맛이 베어 나오며 하얀 가루가 생기면서 곶감이 됩니다.
감을 곶감으로 만들면 수분은 당연히 감소됩니다. 그러나 칼로리, 단백질, 탄수화물(당질), 칼슘, 인, 철분 등은 몇 배로 증가한다니 참 좋은 건강식품입니다. 그리고 곶감은 그대로 먹어도 맛이 있지만 수정과, 곶감 죽, 곶감 케이크 등을 만들어 먹어도 좋습니다.
우리나라는 상주와 영동지방이 질 좋은 곶감의 생산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글쓴이는 경남의 함안곶감(파수곶감)이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곶감은 당도가 높고 쫄깃쫄깃한 맛을 그대로 살린 예전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던 명품 곶감입니다.
이 곶감의 특성은 딱딱하거나 쪼그려들지 않고 감을 거의 원형 그대로 말린 것입니다. 실제로 곶감을 한 입 베어 물어보면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촉감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인터넷으로 곶감을 검색해 보면 상주곶감과 영동곶감은 보이지만 함안곶감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곶감은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어 인터넷으로 판매하지 않고 현지농협인 함읍농협을 통해서 일정기간만 판매한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보는 곳감은 오동나무 포장용기에 담은 것입니다. 60개(2.4kg)에 6만원입니다. 택배를 원할 경우 2,500원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물론 종이 상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곶감을 가지고 호화롭게 과대포장을 하여 비싼 가격은 받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현지 함읍농협(전화 055-583-4014)으로 문의하면 여러 종류의 곶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곶감도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산은 과육(果肉)이 너무 딱딱하거나 너무 물렁물렁하고, 흰 가루가 너무 많거나 거의 없으며, 곰팡이가 낀 것이 많고, 꼭지 부위에 껍질이 많이 붙어 있는 것이 국산과 다른 점입니다.
연말연시는 이미 지났지만 설날을 앞두고 우리 고유의 식품인 곶감을 선물로 주고받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또 우리 농산물을 선물한다면 생산농민을 도와주는 것이 되므로 일석이조입니다.
경남 함안은 글쓴이의 고향입니다. 그러나 동일한 군(郡)이지만 면 단위로 출신지역이 다소 떨어져 있어 평소 이 곶감을 먹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함안곶감이 유명하다는 말은 그 전부터 들었지만 실제로 맛을 본 것은 불과 몇 년 전 현직군수가 출향 인사들에게 나누어 준 선물을 받고서부터입니다.
그로부터 글쓴이는 이 맛에 반해 매년 이맘때면 함안곶감을 별도로 주문합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감칠맛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이 곶감의 애호가가 될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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