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이소라 역의 전민서

 

 

 

뻐꾸기란 놈은 스스로 새끼를 키우지 않습니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놓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다른 새(어미 새)는 이를 부화시킵니다. 어미 새는 생긴 모습도 전혀 다른 뻐꾸기 새끼를 자기의 새끼로 착각하고는 애지중지 키웁니다. 반면 사악하고 영악한 뻐꾸기 새끼는 다른 새의 알과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 죽여버립니다. 굴러 들어온 돌이 원래 박힌 돌을 밀어내는 격이지요. KBS 2TV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는 그 이름만 들어도 출생의 비밀을 내포하고 있음을 단박 알 수 있습니다. <뻐꾸기 둥지>에서 출생의 비밀을 가진 인물은 둘입니다. 하나는 백연희(장서희 분)와 정병국(황동주 분)의 아들 정진우(정지훈 분)입니다. 백연희는 자궁경부암으로 임신을 할 수 없어 부득이 대리모인 이화영(이채영 분)을 이용해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이 대리모가 백연희에게 복수를 하려고 의사를 매수해 백연희의 난자대신 자신의 난자를 제공해 아이를 낳았습니다. 따라서 이화영이 낳은 아이는 백연희-정병국의 아이가 아니라 이화영-정병국의 아이가 된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중 이화영과 의사인 한국병원 진명석 그리고 시청자들뿐입니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다른 한 사람은 배추자의 어린 딸로 나오는 이소라(전민서 분)입니다. 이소라는 등장인물에도 배추자(박준금 분)의 딸로 나오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친딸이 아니라는 의혹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간 이소라는 배추자의 아들이면서 이화영의 오빠인 이동현(정민진 분)과 백연희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의심도 들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에 연인이었던 이화영과 정병국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의혹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소라가 화영이 낳은 딸이라면 화영이 소라를 이토록 미워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드디어 제36-37회에서 소라가 백연희-이동현의 딸임이 암시되었습니다. 화영은 배추자에게 "정진우 엄마가 오빠가 사랑한 여자 백연희다. 그녀는 자기가 낳은 딸도 못 알아본다"고 쏘아붙인 것입니다. 사실 이화영은 죽은 오빠를 잊지 못하고 있기에 오빠가 낳은 딸 이소라를 미워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오빠를 죽게 만든 백연희가 낳은 딸이기에 지금까지 소라를 미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화영은 오빠를 죽게 만들고 자기가 낳은 딸을 버린 백연희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백연희-정병국 부부의 대리모가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두 사람의 대리모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 년 전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화영은 대리모를 구한다는 말에 빚을 갚기 위해 부득이 대리모를 하려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 의뢰인이 백연희-정병국 부부라는 것을 알고는 오빠의 후배였던 의사를 매수해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사실 이화영의 복수에 대해서는 정당성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화영은 오빠를 죽음으로 몰고 간 부잣집 딸 백연희가 정병국에게 시집가서 떵떵거리며 잘 살면 안 된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오빠를 죽인 것은 동현과의 결혼을 반대한 연희의 아버지였지 연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동현은 연희를 차에 태우고 가는 연희 아버지 백철(임채무 분)의 자동차를 오토바이를 타고 뒤쫓다가 사고로 죽은 것이니까요. 따라서 화영이 복수를 하려면 백철에게 해야지 연희에게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백연희의 남편 정병국은 이화영과 한 때 연인사이였습니다. 병국은 화영을 노리개로 삼고는 버렸는데, 화영은 병국을 잊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화영은 대리모를 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측 유명 식품회사의 한국 측 매니저가 되어 화려하게 귀국하였고 합작회사 설립 건으로 병국과 거의 매일 접촉하면서 병국을 유혹해 정을 통하고는 백연희와의 이혼을 강요하는 등 지금까지 백연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귀국한 화영은 교묘한 방법으로 자기가 낳은 아들 정진우에게 접근해 가장 믿을 만한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현재 가장 불쌍한 인물은 비록 대리모를 활용했지만 진우를 자기의 핏줄로 알고 있는 백연희입니다. 후일 연희가 진우와 친자관계가 아니라는 진단이 나올 경우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상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배추자가 아들 이동현이 죽도록 사랑하면서 딸까지 낳은 백연희의 얼굴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이 점은 소라가 연희의 딸이 아님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한편, 화영은 미국에서 사귄 존이라는 사람을 동원해 백철이 운영하는 의류회사와 합작투자계약을 성사시킵니다. 그런데 이 계약은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화영이 백철을 망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으로 보이니까요. 기획실장 유성빈(김경남 분)이 좀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저돌적인 성격의 백철은 여우같은 이화영(미국이름 그레이스 리)의 꼬임에 단박 빠지고 만 것입니다.

 

이화영은 오빠가 사망당시 소지했던 피 묻은 스카프를 백연희에게 건네주면서 자신의 정체를 밝혔습니다. 대리모인 이화영이 동현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에 연희는 다시금 크게 놀랍니다. 그러나 백연희도 앞으로 고분고분하게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시모인 곽희자(서권순 분)와 바람 피우는 남편 정병국에게 당당하게 대드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으니까요. 후일 백연희가 대리모 아들 정진우를 이화영에게 넘겨주는 대신 진짜 딸인 이소라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