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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9일 (수요일) 저녁 글쓴이는 서울지하철 2호선(순환열차) 강변역에서 신도림역으로 가는 전동차를 탑승했다. 낮에 7시간 정도 산행을 한 뒤라 상당히 피곤하여 좌석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때 전동차 바닥을 딱딱 치며 누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어떤 남자가 지팡이를 소리내면서 가는 중이다. 참 몰상식하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보니 걸음걸이가 약간 비정상이다. 나이는 60대 정도 되었을지 모르겠다. 참으로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런데 잠시 후 큰소리로 고함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번쩍 떠보니 조금 전의 그 남자가 전동차의 한쪽 연결통로 쪽에 설치된 비상통화장치로 통화를 하는 중이다. 말이 조리도 없고 횡설수설하여 도저히 알아  들을 수 없지만 대충 정리하면 왜 전철역에서 정차하지 아니하고 그냥 통과했느냐고 항의하는 중이다.

문제는 그냥 항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붓고 있다. 열차내의 긴급전화(승객용 비상호출기)는 기관사에게 연결될 것이다. 저쪽에서는 무슨 말이냐고 되묻는 소리가 들린다.

승객용 비상호출기의 여는 고리가 세워져 있다.

정신이상자는 계속하여 욕설을 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주변의 누구도 이 사람을 말리지 못하였다. 이 사람은 다시 좌석이 앉아 한참 횡설수설하다가 다른 칸으로 갔다. 이 경우 기관차 승무원은 얼마나 황당하고 기분 나빴을 것인가! 비상호출기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계속 지껄이며 욕설을 퍼부었으니 말이다. 

비상호출기는 전동차에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이 기관사(승무원)에게 알리도록 설치한 전화가 아닌가! 그런데 글쓴이는 이 전화기를 정신이상자가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아연실색하였다. 모든 문명의 이기는 잘 쓰면 약이지만 잘 못쓰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 기회에 수요일 저녁 20시 30분 경 종합운동장역을 통과한 전동차(객실번호 2376호) 기관사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그 당시 비상호출기를 이용하여 욕을 한 사람은 정신이상자이므로 기분 나쁜 감정을 모두 잊고 직무에 전념해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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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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