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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나라의 황홀경-남해 호구산·송등산·괴음산



지난 1987년 북한청진에서 의사로 근무하다가 일가족 11명을 이끌고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에 정착한 김만철씨는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왔다는 귀순소감을 밝혀 화제가 되었습니다.

오늘 서울지방의 아침 최저기온이 섭씨 영하 12도를 기록하였으나 등산버스를 타고 남해에 도착하니 파카를 입지 않아도 될 만큼 날씨가 포근합니다. 역시 남쪽지방은 중부지방과는 기온차이가 많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물론 김만철씨가 말한 따뜻한 남쪽나라는 단순히 수은주만을 의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남해에는 이외로 명산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산은 보리암으로 더욱 잘 알려진 금산(681m)입니다. 최고봉인 망운산(786m)도 즐겨 찾는 산입니다. 다랭이마을 품고 있는 응봉산(매봉산, 472m)과 설흘산(481m)도 근래에 찾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찾는 이동면 소재 호구산(627m)은 지형도에는 산 이름이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송등산(617m)과 괴음산(605m)을 엮어 "호구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남해의 산꾼들이 외부에 알리기를 꺼릴 만큼 아름다운 산이라고 합니다.  

남해안 고속국도 진교IC를 빠져 나온 등산버스는 지방도로를 타고 남하해 남해대교를 건넙니다. 19번 국도를 따라 남해읍에 온 후 우측의 지방도로로 조금 들어가 산행들머리인 봉성마을에 정차합니다.
 



좌측의 등산로를 따라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잡목사이로 난 등산로를 가노라니 묘지가 있는 공터입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능선에 오르니 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기자기한 바위능선을 타고 고도를 높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북서쪽으로는 최고봉인 망운산이 통신시설을 머리에 이고 있습니다.

묘 지

북쪽의 망운산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만에 괴음산(605m)에 오릅니다. 북쪽으로 남해시가지와 강진해의 푸른 바다가 시원스럽게 조망되어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입니다.

괴음산

북쪽의 남해 시가지와 강진해


능선을 따라 가노라니 동남쪽에 무거운 바위덩어리를 가진 호구산이 우뚝 서 있습니다. 우측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 안부를 지나 재미있는 암릉을 오르니 두 번째 목적지인 송등산(617m)입니다.

가야할 호구산

지나온 능선
 
송등산


정상표석과 이정표를 배경으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는 한 점의 뭉게구름이 유유히 흘러갑니다. 남쪽으로는 설흘산과 응봉산이 산그리메를 그리고 있습니다. 동남쪽으로 앵강만 너머 금산이 솟아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서쪽에는 여수만과 광양만 너머 다도해의 섬들이 물결칩니다.
 

                                 송등산 이정표

남쪽의 설흘산(우)과 응봉산(중)

앵강만 너머 금산


다시 안부로 내려와 호구산으로 오릅니다. 호구산의 산정은 거대한 암봉입니다. 100m 정도의 기다란 암봉이 마치 지붕의 용마루처럼 늘어져 있어 병풍바위라고 불러도 될 것입니다. 정상의 목덜미 근처에서 좌측으로 길이 연결됩니다. 가파른 길을 올라 정상에 서니 큰 봉수대가 산객을 반겨줍니다. 이 봉수대는 동쪽의 금산 및 남쪽의 설흘산 봉수대와 상호 연결되었다고 합니다. 

 호구산 봉수대

호구산에서 바라본 강진해 


정상에 서니 사방팔방으로 시원스럽게 터지는 조망은 한 마디로 끝내줍니다. 서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송등산이 가까이 있고, 남쪽에는 앵강만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금산(좌)과 설흘산(우)이 나래를 펴고 있습니다. "앵강만"은 "꾀꼬리 앵(鶯)"자와 "강 강(江)"자를 써 "새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한 강과 같다"는 뜻을 가진 만입니다. 이 만에는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하며 <사씨남정기>와 <서포만필>을 집필하고 생을 마감했던 큰 섬 노도가 떠있습니다.

지나온 송등산 능선

송등산

남쪽의 설흘산

앵강만과 노도 


북동쪽 강진해 너머에는 삼천포화력발전소에서 뿜어내는 새하얀 연기가 이정표구실을 하고 있고, 북쪽으로는 남해 시가지 너머 멀리 하동까지 아스라이 보입니다. 산에 와서 이토록 멀리까지 잘 보이는 날씨는 흔치 않은데, 갑자기 차가워진 기온이 땅과 바다 위의 가스와 안개 등을 말끔하게 청소했기 때문입니다.    

강진해 너머 보이는 삼천포화력발전소

남해 뒤로 보이는 하동

남해 경작지와 강진해


정상에는 호구산 대신에 납산이라는 표석이 서 있는데, 한자로는 원산(猿山)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산 이름에 원숭이 원(猿)자와 원숭이의 옛말인 "납"자를 사용한 이유는 이 산을 북쪽에서 바라봤을 때 원숭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호구산(납산, 원산) 표석과 강진해  

한편 호구산(虎丘山)은 남쪽에서 보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형국이어서 "호랑이의 언덕"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며, 옛날 호랑이가 지리산에서 건너와 이 산에 살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정상에서 마음껏 조망을 즐기다가 암봉을 내려옵니다. 삼거리에 도착해 용문사 방면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여기서 직진(석평방향)하면 유명한 돗틀바위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돗틀바위 능선은 반드시 답사해야겠습니다. 

삼거리 이정표


긴 골짜기를 내려오면서 염불암, 백련암, 남해자생식물단지를 지나자 유서 깊은 용문사입니다. 이 사찰은 신라 문무왕 3년(663) 고승인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입니다.

염불암

용문사 
 

일주문을 지나 아래로 내려오니 큰 주차장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 4시간 산행을 하며 3개의 산을 답사하였으니 이른바 일석삼조(一石三鳥)입니다. 등산버스는 멋진 산행을 하여 기분이 상쾌해진 산객들을 태운 채 삼천포 어시장으로 이동합니다.    


≪산행 개요≫

△ 등산 일자 : 2008년 11월 6일 (토)
△ 등산 코스 : 봉성마을-묘지-괴음산-승등산-호구산-삼거리 갈림길-염불암-백련암-용문사-주차장
△ 등산 시간 : 4시간 5분
△ 산행 안내 : 산악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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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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