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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과 전북 남원시의 경계에 위치한 오봉산(871m)은 함양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산으로 항상 서리가 내린다고 하여 상산(霜山)이라고 하며, 주위에서 보면 산  봉우리가 5개라고 하여 오봉산이라 불려지게 된 산입니다.

88올림픽고속국도 함양IC를 빠져 나온 등산버스가 함양읍을 통과해 24번 국도를 타고 서쪽의 인월방향으로 가다가 죽림리 상죽에서 정차합니다. 도로변에는 깨끗하게 그려진 등산안내도와 사회복지법인 "아제원 오봉산 요양원" 안내문이 큼직하게 걸려 있어 산행들머리를 찾기는 쉽습니다.




이름 없는 암자와 대나무 숲을 지나 좌측으로 오르니 곧 지능선에 붙습니다. 우측으로 바라보니 아래 골짜기에는 한창 사찰의 불사가 진행중입니다. 숲 사이로 바라보이는 오봉산의 암봉이 만만치 않습니다.

능선에서 바라본 불사의 현장

오봉산 줄기


넓은 공터에 다다르자 가야할 오봉산의 다섯 봉우리가 옹골찬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공터에서 바라본 오봉산


계속하여 발걸음을 옮깁니다. 급경사 사다리를 내려옵니다. 그런데 그 후로 오봉산정상에 오르기까지 등산로는 능선의 좌측 부드러운 길로 이어집니다. 암봉의 모습을 보고 바위능선을 타려고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스럽겠지만, 겨울에는 안전한 산행이 최고이니 오히려 다행한 일입니다. 

 오봉산 가는 길


안부를 지나 다시 올라 정상 맞은 편 봉우리로 갑니다. 여기서 오봉의 세 봉우리 사이를 돌아가는 등산로가 보입니다. 나중에 하산 후 이야기를 들어보니 등산객 1명이 이 길을 이용하여 답사했는데 매우 아기자기했다고 합니다.

오봉산

지나온 능선

오봉으로 연결되는 암릉

오봉산 정상


바로 이웃한 정상에는 반듯한 정산표석이 놓여 있습니다. 표석의 앞뒤로 똑 같은 산명을 새겨 넣어 어느 방향에서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조치한 함양군의 배려가 고맙습니다.

오봉산 정상


정상에 서니 북동쪽으로는 가야할 옥녀봉이 멀리 보이고, 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의 봉화산 줄기가 남북으로 뻗어 있습니다.

가야할 옥녀봉 능선(우)

연비산 방향의 조망


옥녀봉으로 가는 길도 매우 부드럽습니다. 헬기장에 도착하여 우측의 전망대에 서니 아래로 뿌리를 내린 오봉산의 멋진 산세가 우뚝 서 있습니다. 


마른 솔잎이 바닥에 떨어져 양탄자를 깔아둔 것 푹신한 길을 지나며 어렸을 적 시골에서 산에 나무를 하러 다니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그 당시 이 송엽(고향에서는 이를 "소나무 갈비"라고 부름)은 최상의 땔감이었지만 이를 수거하려면 매우 깊은 산 속으로 가야했습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땔감이 연탄으로, 가스로, 기름으로 바뀌어 이런 것을 찾는 사람이 없어져 산에 가면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송엽 가득한 숲길


옥녀봉으로 접근하면서 바위전망대에서 뒤돌아본 오봉산의 산세가 그림 같습니다. 옥녀봉(790m)은 잡목으로 조망을 할 수 없지만 오봉산과 같은 모양의 표석이 있습니다.

뒤돌아본 오봉산

옥녀봉


옥녀봉에서 천령봉으로 가는 길은 더욱 부드럽습니다. 지금쯤 경기도 북부의 산은 눈이 내린 후 얼어붙어 완연한 겨울인데 이곳 남쪽은 가을냄새가 풍기고 있습니다. 송림 숲을 지나자 천령봉(556m)입니다. 현지 안내문을 보니 이곳 천령봉은 함양의 진산이며, 천령(天嶺)은 함양군의 옛 지명이라고 합니다.

원래 산(천령)이란 하늘에서 처음 내려오는 땅과 땅에서 하늘로 오르는 마지막 지점의 뜻으로, 함양군민의 물레방아축제 시 성화를 채집하는 성스러운 곳입니다. 이곳에서 채화된 성화는 함양의 자랑인 상림 숲으로 이동하여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고 합니다. 

최근에 만든 채화대(採火臺)와 정상표석이 나란히 세워져 있습니다. 천령봉의 북동쪽으로 소규모 시가지인 함양읍과 공설운동장이 내려다보입니다.


천령봉 채화대

천령봉 뒤로 보이는 함양읍 시가지


낙엽송 지대를 지나 임도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팔뚝보다도 더 굵은 대나무가 함양의 인물인 김종직의 기개를 상징하듯 하늘을 향해 뻗어 있습니다.
 

                             낙엽송

대나무 밭


삼휴마을의 일부 가옥은 1960년대 글쓴이가 중고시절을 보냈던 바로 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전형적인 산촌마을


마을회관 겸 노인회관 옆에는 새빨간 피라칸타가 천리길을 내려온 길손을 환영합니다. 동네 할머니가 파는 은행나무 열매를 한 봉지 사서 배낭에 넣고는 버스가 떠날 때를 기다립니다.

피라칸타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8년 12월 3일 (수)
△ 등산 코스 : 상죽마을-875봉-오봉산-전망바위-옥녀봉-천령봉-삼휴마을
△ 산행 거리 : 10.3km
△ 소요 시간 : 4시간 10분
△ 산행 안내 : 정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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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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