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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는 억새와 단풍, 국화와 함께 가을을 대표하는 상징중의 하나이다. 연세대교정인 백양로는 예로부터 은행나무로 잘 알려져 있고, 영주 부석사 입구도 아름다운 은행나무 길이다.
 

연세대 은행나무(2008. 10 .28)
 
영주 부석사 일주문과 은행나무 (2007. 11. 11)


경기도 양평 소재 용문사 은행나무는 수령이 1,100년 이상으로 키가 자그마치 60여 미터에 이르러 동양최대의 은행나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나무에서 채취하는 은행열매만도 매년 6가마니 이상이라고 한다. 
용문사 은행나무(2008. 2. 6)


지난해 가을 함양으로 산행을 떠났다가 현지의 할머니가 판매하는 은행열매 한 봉지를 5천 원에 구입했다. 먹는 방법은 자신이 없었지만 현지 농산물이니 도와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성격이 활달한 등산객 한 명이 은행을 팔아주려고 큰 소리로 호객행위를 한 것이 주효해서 많은 등산객이 구입했다.

귀가했더니 아내는 당장 인상이 흐려졌다. 이걸 어떻게 다 처분하려고 이토록 한 보따리를 사 가지고 왔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산악회장은 내가 은행을 구입하는 것을 보고 구워먹는 방법을 귀띔해 주었다. 마시고 난 종이우유팩에 은행열매를 넣은 후 2분 정도 전자렌지에 넣어 가열하라는 것이었다.

빈 우유팩


긴가민가하였지만 나는 이렇게 시키는 데로 실습해 보았다. 우유팩에 약 20알의 열매를 넣고 2분간 가열했다. 전자렌지 안에서 톡톡 튀는 소리가 들렸다. 은행열매가 가열되면서 딱딱한 껍질이 벌어지는 소리였다.

구운 은행열매


열매를 꺼내서 벌어진 껍질을 제거하고 맛을 보았다. 쫀득쫀득한 게 맛이 일품이다. 아내는 그 동안 동네 가로수에서 떨어진 은행열매를 보고도 별 관심 없이 그냥 지나쳤는데 앞으로는 수거해야겠다고 열을 올린다.
 

껍질을 분리한 모습


은행열매와 은행잎은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명약으로 취급한다. 은행열매를 한번에 4~5알씩 먹으면, 성인병을 예방하고 정력을 좋게 한다. 자기 전에 볶은 은행을 1~5알 먹으면 오랫동안 오줌을 참을 수 있다. 오줌싸개 어린아이에게 하루에 5알 정도의 은행을 구워 먹이면 며칠 이내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는 사람은 은행을 찌거나 데쳐서 하루에 7알 정도 먹으면 효과가 있다.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늘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거나 일어나려면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은 은행을 볶거나 삶아 먹으면 좋다. 평소 요리할 때 은행을 적극 활용해 꾸준히 먹으면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와 같이 좋은 식품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한다. 은행에는 계절적으로 맹독성 청산화합물이 생성되기 때문에 때로는 중독사건이 발생하기도 하며, 중추신경의 자극과 마비를 일으킨다. 따라서 날것으로 먹거나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복통, 구토, 설사를 일으킬 위험이 있으며, 빈속에 150개쯤 먹으면 중독될 위험이 있다.  

물론 한번에 100개 이상 먹을 리는 없겠지만 인터넷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날것은 절대로 먹어서는 안되며, 익힌 것도 1회 10개정도만 복용하되 꾸준히 먹으면 좋다고 한다. 손쉬운 방법으로 은행을 구워먹으며, 입맛도 즐기고 건강도 좋아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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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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