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거리의 음식점은 대로변보다는 좁은 골목길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 골목골목을 거닐며 재미있는 음식점 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사동은 들러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음식문화의 거리이다.
<마님과 돌쇠>
음식점의 상호보다 의문의 글이 더 크게 붙어 있다. <마님은 왜 돌쇠에게만 쌀밥을 주시나?>
왜 그랬을 까! 이 구호를 읽은 이의 생각도 다를 것이다. 사실 흰쌀밥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돌쇠로 하여금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하여 자신에게 흑심을 품지 못하도록 하려는 마님의 배려였을 것이다. 물론 이 해석이 빵점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마님과 돌쇠와의 관계를 "부적절한 관계"로 보겠지.
<싸립문을 밀고 들어서니>
이는 우리말 표기를 잘못한 경우이다. 싸립문이 아니라 사립문이다. 사립문을 밀고 들어서면 아리따운 처녀가 버선발로 뛰어 나올 것만 같다. 혹시 자신의 집이라면 아내가 외간 남자와 함께 숨바꼭질을 하고 있으면 이를 어쩌나!
<줄 없는 거문고 소리>
거문고 같은 현악기는 줄이 있어야 소리가 나는데, 줄이 없는 거문고는 과연 어떤 소리가 날까!
<깔아놓은 멍석, 놀고 간들 어떠하리>
그렇다. 이왕 멍석을 갈아 놓았으면 질펀하게 한판 놀고 가는 게 군자의 도리일터!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북치구 장구치구>
손님이 북치구 장구치구 혼자서 다 해 버리면, 주인은 뭘 해야하나!
<사람과 나무>
아하! 이 집은 축구명장 히딩크 감독이 다녀갔다고 대문 앞에 도배를 해 놓았네!
<농부가 기가 막혀>
아니? 놀부는 어디 가고 그 대신 농부가 왔냐? 현재처럼 가뭄이 계속되면 농부가 기가 막힐 만 해요!
<함께 있어 좋은 사람>
당신과 내가 오누이가 아닌 것이 천만 다행이요! 만일 그랬다면 내가 당신을 죽도록 사랑할 수 없을 테니까!
<오월에 보리밥>
보리밥은 보릿고개에 먹어야 제 맛인 게요!
'맛집.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양매실을 재료로 한 향토음식경연대회 (10) | 2009.03.17 |
---|---|
음식점의 76가지 메뉴, 재료관리는 어찌할까! (13) | 2009.03.01 |
곤지암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소머리국밥 (17) | 2009.02.26 |
이름도 거시기한 인사동 똥빵, 맛은 어떨까? (16) | 2009.02.24 |
딱딱한 은행열매 맛있게 구워먹는 쉬운 방법 (10) | 2009.02.03 |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10) | 2009.01.12 |
인사동의 정겨운 우리말 상호, 마음마저 편안해 (20) | 2008.12.17 |
석파랑-대원군의 별장에서 전문음식점으로 (10) | 2008.11.27 |
대학구내식당의 음식은 먹을 만한가! (6) | 2008.11.08 |
한옥 출입문에 걸린 망태기의 용도는? (8) | 2008.10.20 |